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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탕이 녹는 시간

각설탕이 녹는 시간

나영애 (지은이)
움(도서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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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탕이 녹는 시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각설탕이 녹는 시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4645605
· 쪽수 : 145쪽
· 출판일 : 2020-08-10

책 소개

시인학교든 자연학교든 삶이라는 학습장의 변형이거나 연장일 뿐이다. 삶이 스승이고 삶이 책이다. 나영애 시인은 삶이라는 스승과 책을 지나오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궁리를 누구보다 치열하게 한다. 그리고 그 치열함 속에 인간적인 따스함이 묻어나는 시편들을 알뜰히도 가꾸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기억의 저편

산수유_13
소한 비_14
냉장고_16
장대비_18
그대는 활력소입니다_20
환절기_22
간격_23
갯버들_24
목욕_25
한 수 깨우침_26
이명_28
우리_29
겨울 억새_30
기억의 저편_32
산책길에서_34
원초적 본능_36

2부 가을 사냥

연시 쓰고 싶은 날_41
유월이 오면· 1_42
유월이 오면· 2_44
무명시인_46
전정기능 이상과 동행 중_48
눈속임_50
가을 벤치_52
가을 낚시_54
싹싹_56
명창과 고수처럼_58
불치병_60
산수유나무_62
겨울 산수유_64
집과 댁의 차이_65

3부 산수유나무

쥐똥나무꽃_71
사람 구경하기_72
늑대가 나타날까 봐_74
뿌리의 길_76
경계_78
홀아비바람꽃_80
해국_82
우체국 가는 길_84
꽃이 끄는 길_86
끌림_88
산수유 꽃밥_90
안개_92
기둥서방_94
수련 굽기_96
훔쳐보다_98

4부 찔레 그리움

각설탕이 녹는 시간_101
찔레의 그리움_102
고집 센 책_104
오후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_106
깡통_108
꽃이고 싶다_110
형부 돌아가셨다 · 1_112
코 뚫은 소였어_114
형부 돌아가셨다 · 2_116
아내여, 걱정 마오_118
당신과 나_120
오해하지 마라_122
웃으며 이별_124
오래된 밥_126
겨울 담쟁이를 위하여_128
그래도_130

작품 해설│이동훈
깊은 골짝에서 만난 뿌리의 길_133

저자소개

나영애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십여 년 시를 써왔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내 새끼 같은 시들을 집으로 불러들이게 되어? 마음 설렌다. 아롱이 다롱이지만 즐겁게 봐주실 분들이 계실 거라 믿으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우울한 이즈음 잠시나마 마음에 쉼이 되길 빈다. 2020년 여름 2016 월간《우리詩》신인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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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 시인 김종삼은 「시인학교」 에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학교 강사진으로 모리스 라벨, 세잔, 에즈라 파운드를 초빙하고 재학생으로 본인을 포함해서 김관식, 김소월, 김수영, 전봉래를 꼽은 바 있다. 이들의 예술적 성취는 의심할 바 없지만 삶은 꽤나 고생스러웠다. 술을 어지간히 마셨다는 공통점도 있다. 김종삼은 그 학교의 위치를 레바논 골짜기에 둔다. 골짜기는 시인이 무의식적으로 기대고 있는 공간이다. 다른 시(「한 골짜기에서」)에서 김종삼은 골짜기에 ‘앉은뱅이 한 그루의 나무’를 두기 도 한다. 잎새가 풍성하고 색채가 찬연하다고 했으니 깊은 골짝에서 만난 뿌리의 길 겉멋으로 허우대만 키운 것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나영애 시인의 시집을 얘기하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김종삼의 시인학교를 불러낸 것은 나영애 시인의 소망 에서 근래 읽고 있는 김종삼이 겹쳐 보여서다.

암울한 결과로 활동의 날이 짧아질 것 같아
묻어 두었던 것들이 서두르라 합니다
사랑만 하기에도 짧은 시간
전하고 싶은 별 같은 말 있거나 품 넓힐 일이 있다면
지금 하라 깃발처럼 펄럭입니다
그대에게 깃발 보이거든 토닥임 한마디 보내 주십시오
내 낡아가는 육신에 새 세포 하나 만들어질 것입니다
내 안의 것이 날 괴롭혀 삶의 깊은 골짝까지 들여다보는 또 다른 혜안이 열릴 것이라 기대하며 뚝배기 된장찌개를 식탁에 올리고 수분 팩을 얼굴에 붙이고 눈썹을 다듬으며 좋아하는 옷을 골라 입을 것입니다
그대와 내 안의 그대 암을 위해 - 「그대는 활력소입니다」 전문

암을 진단받은 이가 시인 자신이든 가까운 누군가 이든 마음의 그늘이 짙어졌을 것이다. 그 암울한 마음 을 새로운 마음으로 옮겨가 펄럭이게 하는 인식이 놀랍다. 시인은 암세포 활동을 두고, 내 안의 것이 날 괴롭히는 걸로 보면서도 그런 고투가 있어서 “삶의 깊은 골짝까지 들여다보는/ 또 다른 혜안이 열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암에서 앎을 얻고, 스스로의 생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말처럼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실제 삶 자체가 많이 달라질 것이란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 시인은 사랑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할 것과 별처럼 아름답고 빛나는 말을 남기고 싶다는 속내를 밝힌다. 제대로 사랑하고 울림 있게 쓰기 위해서라도 “삶 의 깊은 골짝을 들여다보는 일”이 꼭 필요했는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시인은 소망할 일을 열심히 소망하고 있는 셈이다. 김종삼이 “세상에 남길 만한/ 몇 줄의 글”(「어머니」)을 내내 고민했던 것처럼 오롯한 시 한 편 에 대한 나영애 시인의 간절함도 여러 시편에 묻어나 있다.


2. 등단이 늦은 시인은 무명 시인을 자처한다. 자신의 시를 두고 “바지랑대 높이 세워/ 빨래처럼 내건 모자람 의 광고”(「무명 시인」 중)라고 겸손히 말했지만 그 내면 의 황홀을 감추지 않는다. 「가을 낚시」에서는 입질 한 번 오지 않는 낚시에 허탕을 기꺼이 감수하는 태도를 보인다. 물론, 시인이 노리는 월척은 괜찮은 시 한 편이 다. 나영애 시인은 시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지경 에 이르러서 “시수詩瘦를 처방받는다”(「불치병」)고 했 다. 시수詩瘦는 시 짓기를 지나치게 좋아한다는 시벽詩 癖과 다르지 않으니 시인은 깊이 앓으면서도 고치고 싶지 않은 병이 생긴 거다. 그 불치병이 낳은 시 한 편을 더 보자.

나, 라는 책 넘겨보면 백지가 많다 ‘경력’이라고는 쥐꼬리만큼도 없고

생활 반경도 집과 하느님의 집, 동네 시장 정도이니 읽을거리가 서너 쪽뿐이다

그렇더라도 오래 묵은 책, 깊이 간직하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내 마음의 페이지 한 장 한 장 넘겨 읽는 사람이 있다

극적인 반전도 없는 바람 빠진 내용이지만 굵고 검은 활자로 깊이 박혀 있는 발자국에 밑줄까지 쳐 가며 따라 읽는 나의 사람이 있다

고집 센 책을 옹고집으로 따라 읽는 단 한 사람의 독자가 있다
- 「고집 센 책」 전문


시인은 “나, 라는 책”을 쓰고 있는 중이다. 읽을거리가 되는지 안 되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마음이 조심스 러워 보인다. 세상 경험이 다채롭지 못하고 내세울 만 한 남다른 경력이 없다는 게 신경 쓰이는 눈치다. 그렇다고 주눅 든 모습은 전혀 아닌 것이 “오래 묵은 책”의 진가를 “단 한 사람의 독자”가 알아주고 있기 때 문이다. 그 독자는 지음知音일 수도 있지만 어쩜, 자기 자신일 수도 있다. 삶의 파고를 지나오며 개개인은 저 자신이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 역사를 산다. 시인은 그 역사를 어떤 식으로든 풀어낼 작정이다. 시인은 타인을 의식하며 삶의 염치를 차리는 것 못잖게 스스로를 인정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대한 예의를 다하려고 한다. 그간 성실이란 이름으로 삶의 곳간을 든든하게 채워 왔을 시인은 그 연장선상에서 한 편 한 편의 시를 꾸려 시의 집을 만들려고 한다. 이번 시집의 또 다른 이름은 “나, 라는 책”이요, “고집 센 책”이다.

3. 나영애 시인이 김종삼 시인학교에 마음의 주소지를 둔 적이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임보 시인의 자연학교 에 출입하며 시에 대한 열정을 더 사르게 된 걸로 짐작 하고 있다. 반평생을 시를 동반하며 삶을 시처럼 살고, 시를 삶처럼 사는 임보 시인, 홍해리 시인을 가까이 보면서 시에 대한 두 분의 순정한 자세에 적잖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물론, 지난 삶의 궤적이 다 다르고, 닿게 된 삶의 골짝도 다를 테니 누구든 자기만의 이야기를 해야 하고, 나영애 시인은 “나, 라는 책”으로 이 점 을 분명히 한다. 다만, 자연학교 문하생답게 자연과 식 물에서 소재를 취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홀아비바람 꽃, 억새, 갯버들, 찔레, 해국, 담쟁이, 쥐똥나무꽃, 산수유로 이어지는 시편들을 보자면 시인의 남다른 관심과 세심한 관찰력이 단연 돋보인다. 산수유를 노래한 것 은 네 편이나 된다. 시인은 꽃을 보는 중에도 언제든 삶 을 생각한다.

밤새 지어 퍼 담았나 들여다보고 또 봐도 솥뚜껑 들썩일 기미 없더니
어느새 고봉으로 담긴 서숙밥 그릇도 꽃문양이네
삼시 세 끼는 꿈속의 일 겨우 받아 앉은 개다리소반엔
서숙밥 속 쌀 알갱이 몇 개 눈물처럼 박혀 있었지
까슬하다고 투정 부리는 내 숟가락 위에 엄니의 호통 소리 떨어지네
고구마로 끼니 때우는 사람도 있단다
난 부러웠지 달콤한 고구마가 먹고 싶어
서숙밥 꾹꾹 눌러 퍼 담아 엄니 눈 피해 개구멍으로 바꿔 먹었지
봄이 또다시 지어 산수유나무에 걸어 놓은 밥
보릿고개 잘 넘기려면 꾹꾹 밀어 넣어야 했던 밥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렸네
모른 척 눈에 밟혀오는 산수유 꽃밥
- 「산수유 꽃밥」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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