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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 전집 : 꽃속에 꽃을 피우다 2

이상 시 전집 : 꽃속에 꽃을 피우다 2

(신범순 수정확정)

신범순 (엮은이)
나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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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 전집 : 꽃속에 꽃을 피우다 2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이상 시 전집 : 꽃속에 꽃을 피우다 2 (신범순 수정확정)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4940663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17-12-12

책 소개

20여 년간 이상을 연구해온 저자는 식민지 시기 ‘모더니스트 시인’으로 이해되어온 이상의 진면목을 보다 확장된 역사철학적, 신화적 지평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러한 기존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다시금 전반적으로 세세히 이상 문학을 주해하고자 했다.

목차

편저자의 말

황 연작 유고노트 시편
사진첩 시편
조감도 외 초기 일본어 시편
꽃나무 외 초기 한글 시편
오감도 시편
지비 외 오감도 이후 시편
역단 시편
위독 시편
실낙원 시편 외

해설
생애와 창작의 연대기 / 시연보
이상의 문학산책지도

저자소개

신범순 (감수)    정보 더보기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상학회 회장과 한국현대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자는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구인회 파라솔(PARA-SOL)파의 사상과 예술 : 신체악기(ORGANE)의 삶, 신체극장의 아크로바티(ACROBATIe)>를 『이상의 무한정원 삼차각 나비 : 역사시대의 종말과 제4세대 문명의 꿈』(2007)과 『노래의 상상계 : ‘수사’와 존재생태 기호학』(2011)에 이어지는 대표 저작으로 꼽는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인 역작이자 그간 저자가 탐색해온 ‘학문적 진실’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4세대 국문학자로서 근대적 학문 제도를 뛰어넘어 문학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의 학문을 열기 위한 모색을 선도해 왔다. 그는 한국 문학 연구에서 ‘서구’ ‘근대’ 이론의 추수를 반성하고 새로운 학문 틀을 마련하고자 하는 시도를 가장 실천적으로 보여준 학자다. 또한 문학과 예술이 점유하는 자유로운 영토 안에서 가장 광대한 사유를 발견하고, 풍요로운 사회적 진화를 꿈꿀 수 있음을 끊임없이 역설해 왔다. 이러한 입장을 학문적 결실로 맺기 위해 저자는 미적 근대를 한국 현대 문학의 최고 이념처럼 여기는 연구 풍토와 전쟁도 불사하는 투사적 태도를 견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간의 저작에서뿐만 아니라 그의 새로운 책에도 ‘전쟁’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가 근대적인 거울 세계와의 전쟁을 치르는 시인이자 전사이며 학자인 이상 문학 연구에 오랜 시간 매진해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저자가 꼽은 대표 저서를 볼 때, 그의 연구는 크게 이상 문학과 노래를 중심으로 한 현대시의 계보 탐구로 구분되는 듯하다. 그러나 이 둘은 매우 상보적인 관계에 있으며, 결국은 하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눈이 밝은 독자라면, 이상의 문학 세계를 통해 도출된 “역사시대의 종말과 제4세대 문명의 꿈”이라는 주제가 한국 현대 시사를 보는 새로운 관점에도 중요한 사유를 제공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무한정원 삼차각 나비 : 역사시대의 종말과 제4세대 문명의 꿈』(2007)와 『이상 문학 연구 : 불과 홍수의 달』(2013) 등은 이상 문학을 역사철학과 신화적 지평에서 새롭게 해석한다. 또한 <이상 시 전집: 꽃속에 꽃을 피우다>(2017)은 기존의 이상 시 전집에 나타난 오류를 수정하고 이상 시에 대한 총체적이고 꼼꼼한 주해를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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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이상의 새로운 진실
- ‘기괴한 천재’와 ‘피에로의 가면’을 벗겨내다.

「오감도」의 「시제1호」에서 도로를 질주하는 ‘13인의 아해들’의 질주’와 연관시키고, 그 이전의 「삼차각설계도」 시편들의 ‘빛보다 빠른 질주’와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이 모든 질주는 감금적인 ‘원’을 살해하는 ‘직선의 질주’이며, 마드므와젤 나시와의 전쟁을 위한 ‘탄환의 질주’이다. 결국 이 전쟁의 무서운 질주는 전쟁 자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감금된 세계 저 너머에 있을 낙원적 세계를 향한 것임을 아는 것이 이상의 시 전체, 아니 그의 문학 전체를 읽는 요점이다. 그 낙원의 맛을 함축한 ‘정육사탕’의 공간을 우리는 살아야 하는 것이다. 점점 더 우리와 지구 안에서 그러한 ‘정육사탕’의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이상의 시를 읽는 것은 그의 기괴한 실험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그가 펼쳐놓은 이 낙원을 향한 전쟁과 낙원의 창조를 위한 기획을 읽어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번 이상시전집(<<꽃속에꽃을피우다>>)에서는 1장에 「황」 연작 시편들을 배치했다. 이 시편들은 ‘황’이란 개와 ‘나’를 관련시켜 이야기를 진행시킨 것이다. ‘황’은 ‘나’의 육체성을 ‘개’의 동물적 기호로 드러낸 것이다. 「황」 연작은 ‘동물신체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사진첩’ 시편의 주제는 ‘나’의 식물적 이미지, 즉 나무인간 이미지를 표현한 것들이다. 이것을 식물신체 텍스트라고 불러보기로 하자.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상은 이렇게 자신의 자연적 육체성을 드러내는 동물신체 텍스트와 식물신체 텍스트를 써나갔다. 이 둘을 통합해서 그는 자신의 육체성을 동물과 식물의 생태적 모티프들로 채워넣었다. 그는 그것으로 ‘역사 텍스트’를 뚫고 나갈 셈이었다. 인류의 역사 저 너머 미래에 도달해야 할 낙원에 대한 상상력을 그렇게 해서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황」 연작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작품제3번」에서 매우 짧지만 이상이 상상했던 미래의 어느 날 드디어 찾아온 ‘낙원의 봄날’을 볼 수 있다. 지상을 푸르른 봄의 향기로운 녹색으로 휘감은 낙원의 풍경이 거기 제시된다. 마치 아담과도 같은 한 남자는 ‘자수같이 아름다운 수염’을 보여준다. 이상에게는 이 ‘아름다운 수염’이 낙원의 기호였다.
그에게는 이렇게 고심참담한 사색과 연구와 창조를 해가며 바라보는 미래의 낙원이 있었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전쟁과 낙원의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가 있었다. 그 ‘낙원 프로젝트’가 바로 「황」 연작과 ‘사진첩’ 시편이다. 신범순 교수가 이상시전집의 첫머리(1장 1절)를 「황」 연작으로 시작한 것은 이 연작이 이상의 면모를 가장 최상의 수준에서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초창기 노트에 쓴 것이니 일종의 ‘습작’ 정도로 치부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연구 풍토였다. 그러나 이 연작들은 이미 이상의 시적 예술적 사상적 달성도의 한 정점을 성취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일본어로 쓰였으나 일제에 대해 당대 어느 시인보다 더 맹렬한 비판적 사유와 공격적 언어를 담고 있다. 당대 매체에 발표된 「출판법」 같은 시에서도 그러한 면모가 나타났지만, 발표되지 않은 상태의 원고로 남게 된 「황」 연작은 식민 권력에 대한 비판과 공격의 강도가 훨씬 더 높았다. 발표되지 않았기에 검열의 압박에서 좀더 자유로울 수 있었을 것이다.
「무제─황」은 일본 황실가를 암시하는 ‘나시’와의 전쟁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의 자연적 육체성을 암시하는 ‘황’을 유폐시킨 ‘나시’는 이후 시편인 「1931년 (작품제1번)」의 리양(梨孃)과 「황의기 작품제2번」의 R의학박사 등으로 이어지면서 ‘나’의 자연적 육체성을 인공화하거나 과학적 의학적으로 관리하는 적대적 존재들로 나타난다. 이상은 이 연작들을 통해서 단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 인류사적 주제를 다뤘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 사적인 병(病) 이야기를 인류사 전체 속에서 조망했다.


■ 일본 제국을 향해 쏜 총알, 「오감도(烏瞰圖)」
▲ 「烏瞰圖-詩第一號」의 ‘13’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해석들이 있다. 불길한 숫자로 보는 등 이상의 사상적 문맥과 동떨어진 분석은 맞지 않는다. 이상은 「1931년 작품 제1번」에서 ‘13시’에 대해 언급했다. 그것은 12시를 초월한 시간이다. 현실을 지배하는 시계 시간의 한계성을 탈주한 시간의 표상이 ‘13시’다. 아마 13명의 아해들도 그러한 한계성에 갇힌 원 바깥으로 탈주하는 존재들일 것이다.
▲ 「烏瞰圖-詩第三號」는 싸움에 대해 이야기다. 이 ‘싸움’은 일본 제국의 전쟁을 가리키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싸움하는 사람’을 비판하려는 이 시는 싸움 이야기를 마치 궤변가들의 수사학적 말놀음처럼 보이도록 했다. 이렇게 한 것은 일제를 포함해서 전쟁을 야기하는 세력들에 대한 비판적 의도를 안으로 숨기기 위한 전략이다. 「출판법」에서 말한 것 같은 전략적 글쓰기다. 이상은 이 ‘싸움쟁이’를 일본으로 생각하고 이 시를 쓴 것이 아닐까?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열하약도」와 「二十二年」 「출판법」 등은 일제의 만주 침략과 한반도 병합, 강렬한 사상적 검열통치 등을 비판하고 있다.
▲ 「烏瞰圖-詩第五號」에서 이상은 일제에 식민화된 상황을 ‘침수된 축사’에 비유하고 있다. 이상의 초인적 존재에 대한 탐구 주제에 맞물린 타란툴라적 세계의 표상들을 역사의 계보학, 정치, 과학 등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드러내던 것이 이 시를 통해서 일상의 처참한 차원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보여준다.
▲ 「烏瞰圖-詩第十二號」에서 이상은 평화의 상징인 흰 비둘기 떼를 ‘때묻은 빨래조각 한 뭉탱이’에 비유하고 있다. 공중으로 날아가다 떨어져 내린 ‘때묻은 빨래조각’ 이미지는 비둘기에 부여되었던 ‘평화’의 빛나는 이미지를 여지없이 전복시킨다. 여기서 비둘기는 평화 자체의 상징이기보다 ‘평화’가 왔다는 ‘선전(宣傳)’으로 변화되어 있다. 이 ‘선전’은 “이 손바닥만한 한조각 하늘”이편에 전해지는 소식이다. 이상은 ‘하늘’의 광대한 이미지를 정반대로 축소시켜 놓고 있다. ‘손바닥’과 ‘한조각’ 같은 이미지가 하늘을 빨래보다 오히려 작은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하늘’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그것은 자기의 이득을 위해 상대방의 영토와 재산을 착취하기 위해 침략하는 세력들의 전쟁과 관련된다.
비둘기들은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의 때를 잔뜩 묻히고 한조각 하늘 저편에서 날아왔다. 그들은 빛나는 평화의 소식을 전해주는 대신 자신들에게 묻어 있는 전쟁의 때를 씻기에 바쁘다. 이렇게 전쟁의 때가 잔뜩 묻은 평화는 사실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이러한 전쟁은 누군가는 승리했고, 누군가는 패한 전쟁이다. 전쟁이 끝났을지 모르지만 승리와 패배를 통한 착취와 억압, 그 반대의 고뇌와 절망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 비둘기들이 가져다줄만한 진정한 평화의 소식은 사실 거의 없는 것이다. 전쟁의 형태와 방식들은 매우 다양하며, 비둘기들은 언제고 어디서고 전쟁의 폭력적인 손길을 피할 수 없다. 방망이로 평화의 비둘기들을 때려죽이는 ‘불결한 전쟁’이 이편에서도 시작된 것이다. 아마 이상은 당시 식민지 상황 속에서 시민들, 특히 조선민족을 위압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몽둥이와 방망이를 휘둘러대는 경찰이나 군대들을 생각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전쟁은 무기 없이도 진행되는 것이며, 이상은 「출판법」에서 이미 검열을 통한 사상전쟁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


■ 세계문학사에 우뚝 솟을 이상 시의 원전(原典)
▲ 이상은 「황」 연작을 통해 계속 마드므와젤 나시와의 전쟁과 거기서 「삼차각설계도」에서 진행시킨 ‘삼차각’의 수개념들에 대한 보완책에 대해 이야기 한다. 「황」 연작의 두 번째 작품인 「1931년 (작품 제1번)」에서 ‘삼차각의 여각과 보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상이 이러한 전쟁을 행하는 ‘탄환의 질주’에 대해 말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지금까지 이상에 대한 연구는 모두 이 지점을 비켜갔다. 이 부분이 이상의 본질적인 것인데도 말이다. 이 ‘탄환의 질주’가 바로 그가 창안한 새로운 수학, ‘멱좌표’의 무한수와 관련된 것이니 문학을 넘어선 분야, 즉 수학과 기타 과학 제 분야에 대해 강렬한 제안이다. 기존의 제 학문은 모두 한계성의 수에 묶여 있기에 이 ‘멱좌표’의 수를 그들에게 제안하는 것은 그 분야의 모든 개념과 이론에 무한수의 탄환을 발사한 셈이 된다. 이것이 바로 이상이 수행하는 ‘전쟁’의 하나다.

▲ 「且8氏의出發」에서 꽂은 곤봉은 타격하는 것이며, ‘여행’이 아니라 그 ‘여행’의 어떤 도달점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하는 도구, 타격대상을 향해 어떤 전쟁을 치루는 도구다. 사실 그것은 문필가 시인의 붓과 펜의 은유적 기호이다. 곤봉은 좀 더 강렬하게 적들을 타격하는 붓과 펜이며, 그렇게 해서 쓰여지고 번성해지는 것이 바로 글이며 작품이다. ‘나’를 타격하던 경찰 권력의 ‘곤봉’이 경찰들에게 압박당하던 ‘나’에게 주어진 것이다. 식민지 문단에 ‘나’의 사상적 곤봉(필봉)을 한 대 꽂았더니 그 한 대의 곤봉이 커졌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필봉의 위력과 세력이 점점 더 커져간다는 것이다. 아직 조선 문단에 명함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던 때였지만(1932년 중반) 이상은 자신의 예술과 사상에 대한 강렬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 「―直에關한典古一則―Ⅲ 號外」에서 ‘자석’을 제국의 경제구조가 쇠붙이 즉 돈들을 끌어 모으는 것에 비유한다. 제국의 경제구조에 묶여 있던 기업이나 기업인들이 이탈해 나간 사건을 말하고 있다. 이상이 갑자기 당시 제국의 식민지 경제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내경제파탄 같은 것들은 비유적인 것이다. 식민지 검열기구가 관리, 경영하는 출판의 이데올로기적 경제구조, 즉 단단하게 제국의 이데올로기 감옥 속에 모든 것을 빨아들여 통제 경영해야 하는 시스템이 파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강압적 통제 검열기구의 파탄은 1919년 3·1운동에 의해 일부 훼손되고 유화적인 ‘문화정책’이 시행되었다. 그로부터 검열기구의 감금장치에서 ‘탈옥’하는 사건들이 생겨난 것이다.

▲ 「실락원(失樂園)」에서 “천사는 아모 데도 없다. ‘파라다이스’는 빈터다.”고 했다. 이상은 광대한 시야를 가지고 세상을 보았다. 그러나 인류가 축적해온 광대한 지식과 사상들을 다 공부하면 할수록 점점 더 파라다이스를 향한 꿈과 희망은 멀어지고 더 거대한 절망이 몰려온 것 같았다. 그가 만난 2∼3인의 천사들이 그에게 희망과 꿈의 키스를 했을 때 그 천사들은 아마 이 거대한 절망을 맛보았을 것이다. 그들의 소박한 꿈과 희망, 파라다이스에 대한 너무 소박한 그림은 그 절망 속에서 순식간에 죽어버렸을 것이다. 즉 ‘나’에게는 이러한 천사들을 죽여 버리는 절망이라는 ‘독’이 있는 것이다.
이상은 「황」 연작의 하나인 「1931년 작품 제1번」에서 모든 생명기관의 인공화를 극단적으로 추구했던 ‘나’의 탐색과 연구를 주제로 삼았다. 일종의 ‘인공낙원’ 프로젝트다. 이상은 「얼마안되는 변해」에서도 그러한 주제를 다뤘다. 이상의 내면에는 그러한 인공낙원의 가능성을 극단까지 추구해 보는 한 분신이 존재한다. 그것을 자연적 존재인 ‘황’과 대립시켰다. 그는 자신 속에서도 두 천사의 전쟁을 그렸다. 이상은 반어법적으로 이 서글프고 희극적이며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천사’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어쩌면 가장 타락하고, 가장 참혹한 시대에 가장 확실하게 낙원을 탐색하는, 가장 ‘확실한 천사’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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