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88937464799
· 쪽수 : 608쪽
· 출판일 : 2026-05-06
책 소개
목차
전편 7
중편 103
후편 243
속 금색야차 359
속속 금색야차 495
신속(新續) 금색야차 567
작품 해설 600
작가 연보 604
리뷰
책속에서
가운뎃방에 동그랗게 둘러앉아 있는 사람들 속에서 기둥 옆에 자리를 차지한 아가씨는, 무겁게 올린 야회용 머리에 연보랏빛 리본을 장식하고 팥죽색이 도는 쥐색의 비단 하오리를 걸치고 있었다. 그녀는 떠들썩한 주위를 흥미롭다는 듯이 시원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의복을 단정히 하고 있었다. 치장과 용모가 눈에 띄게 빼어나고 심상치 않은 교태를 띠었기에, 그녀를 처음 보는 사람은 누구나 혹시 웃음을 파는 사람이 신분을 거짓으로 꾸민 게 아닐까 하고 의심했다. 첫판의 승부가 끝나기 전에는 미야(宮)라는 그녀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온갖 화려한 차림이 뒤섞여 있었지만, 미야의 옷차림은 겨우 새벽 별빛을 간직한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녀의 흰 피부는 그 어떤 아름다운 염색도 빛을 잃게 했고, 그녀의 단정한 얼굴은 그 어떤 화려한 직물보다 우아했다. 못생긴 사람은 아무리 치장해도 그 추함을 가릴 수 없듯이 그녀는 전혀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움이 손상되지 않았다.
찻장과 미닫이문 사이의 구석에서 손을 쬐는 작은 화로를 둘러싸고 귤을 까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한 사내는 그녀의 옆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신음 같은 소리를 내뱉었다.
“좋다, 좋아, 정말 좋아! 흔히 옷이 날개라고 하지만, 저 아름다움은 옷 때문이 아니네. 그 자체가 아름다운 거지. 옷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사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아도 되네.”
신사는 나이로 치면 스물여섯이나 일곱 살쯤 되어 보였다. 키가 크고 보기 좋을 만큼 풍채가 좋았으며, 피부는 옥처럼 희고 뺨 언저리에는 옅은 홍조가 돌았다. 이마는 번듯하고 입은 큼직하며, 턱은 좌우로 넓게 뻗어 얼굴 전체가 다소 정사각형에 가까웠다. 느슨하게 물결치듯 파도 모양으로 흘러내린 머리는 왼쪽 귀밑머리에서 일자로 빗어 넘기고, 약간 기름을 발라 정갈하게 매만져 두었다. 진하지 않은 콧수염을 길렀고, 결코 작지 않은 코에는 금테 안경을 걸쳤다. 그는 당당하게 고개를 들어 좌중을 둘러보았는데, 그 모습은 마치 광채를 발산하여 주위를 환히 비추는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