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 ISBN : 9788994963358
· 쪽수 : 285쪽
· 출판일 : 2012-05-09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괴물들? 고정관념에 도전하다
이 세상의 괴물과 경이로운 존재들 | 수십 년간의 유배를 마친 발생학 | 돌연변이 그 이상의 것 | 진화의 식탁 앞에 둘러앉은 괴물들 | 단단한 부분과 부드러운 부분
2장 외눈증과 두얼굴증이 발생하는 시간은 따로 있다
혼란스러운 세기의 시작 | 찰스 스토커드의 세기 | 정상에서 벗어난 발생 | 기형을 유발하는 결정적 순간들 | 두 사람이 함께 추는 춤 | 발생과 진화의 결합적 본성
3장 기고, 걷고, 뛰는 법을 배우다
두 다리로 걷는다는 것 | 각본에 없는 움직임의 규칙 | 형태와 기능 사이의 친밀한 관계
4장 팔다리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형되는 걸까?
질서 정연한 두뇌의 지도 | 사지싹의 놀라운 여정 | 사라진 하드웨어 복원하기 | 껍데기의 충격 | 딱정벌레의 커다란 뿔
5장 성性에는 언제나 모호함이 존재한다
트랜스섹슈얼과 정체성 | 괴물 윤리학의 내리막길 | 수많은 상호작용을 통한 자아 형성 | 모호함과 마주하다 | 진화의 흥미로운 특징들 | 성적 이분법이라는 선입관
나가는 말 | 감사의 말 | 주 | 참고문헌 |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들어가는 말
이 책의 목적은 자연에 존재하는 별난 대표 선수들에 초점을 맞추어 그 다양성을 탐구하는 데 있다. 또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것들과 정상적인 것들의 세계를 결합해서 예컨대 헨젤 쌍둥이나 동물계에서 그와 비슷한 사례들이 어떻게 모든 개체의 발생에 본질적으로 내재한 놀라운 유연성을 드러내는지 살펴봄으로써 발생과 진화의 밀접한 연계와 발생 그 자체의 본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런 ‘기형’들, 몸만이 아니라 행동에서도 남다른 존재들은 자연에서 작동하는 근원적인 과정을 드러낸다. 언뜻 보기에는 복잡하고 놀라워서 색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가끔은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이들은 사실 완벽하게 자연적인 존재다. 기형들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언가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더 넓은 관점에서 사물의 얼개를 풀어가다 보면 우리 모두는 유별나며 기묘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형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연의 일부이며 어쩌다 보니 더 두드러지게 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사뭇 특별한 존재일 뿐이다
1장 괴물들? 고정관념에 도전하다
신이 그의 모든 피조물을 정당한 존재로 보증해준다고 믿는 문화에서는 괴물도 응당 피조물의 하나로 간주된다. 하지만 16세기가 지나면서 괴물이 일반인과 학자들에게 친숙해질수록 괴물을 신의 피조물로 보는 게 점점 더 어려워졌다. 이제는 괴물이 고립되어 있거나 드물게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 뭔가 설명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바야흐로 괴물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시작된 것이다. 1573년 프랑스의 외과의사였던 앙브루아즈 파레는 《괴물과 경이로운 것들에 대하여Des monstres et prodiges》라는 책을 출간했다. 역사가들이 괴물에 대한 과학적 논의의 시발점으로 여기는 이 책은 괴물이 탄생하는 원인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파레가 초기 괴물 연구 역사에 확실히 자리매김한 까닭은 괴물과 경이로운 것을 구별했기 때문이다. 파레가 묘사한 바로 괴물들은 “자연이 흘러가는 방향 외부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 팔이 하나인 채로 태어난 아이나 머리가 두 개인 사람을 일컫는다.” 반면에 경이로운 것들은 “여인이 뱀이나 개를 출산하는 일처럼 완전히 자연에 반해 일어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연적이란 말로 상징화된 세계에서 괴물들은 비자연적unnatural이고 놀라운 것들은 초자연적supernatural이다.
기형은 우리의 감각을 거스르며 우리의 자기만족에 도전장을 내밀 뿐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고정관념에 맞서게 한다. 그들은 우리가 개체발생의 특이성idiosyncrasy과 진화 역사의 엉뚱한 무방향성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한 균형을 음미하도록 돕는다. 또한 기형들은 발생 자체의 본성으로 통하는 창문을 열어준다. “괴물”이든 “정상”이든 모든 동물은 매 순간 신체와 행동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몸이 맞붙은 쌍둥이 자매와 두 다리로 걷는 염소, 팔이 없는 대신 놀라운 능력을 갖춘 사람과 사지가 없는 뱀, 성性을 바꾸는 개구리와 물고기 그리고 여러분과 나를 막론하고 발생은 지극히 개별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