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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집
· ISBN : 9788995486856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06-01-16
책 소개
목차
책 머리에
Part I. 매직박스가 보여준 새로운 세상
봉은사 가는 길
잔칫집 가는 날
가족 이야기
어머니의 슬픔
가로스 그늘 아래
아련한 기억 속의 초가 마을
볏단 든 소녀
꿈속에 그려 본 고국산천
우리들의 어머니
장터로 가는 길
한강의 얼음
크리스마스 아침
눈꽃 강변
Part II. 북한 취재를 위한 도전
처음 보는 북한
Part III. 그때 그곳에서
"잘 살아 보세"
고향 마을의 추억
미련 없이 떠나는 길
보리밭의 부부
부엌 안의 아낙
초가집 풍경
돌장승 지켜보는 마을 입구
지게 진 노인
곶감
코스모스 길
마을 정자
달라지는 새참 풍경
봄을 기다리는 소녀
서당
미래를 엿보는 점
산마루 고갯길
할아버지와 손자
아침 이슬
외로움을 달래주는 손길
뜨거운 태양의 유혹
허물어진 탄광촌
여행의 즐거움
조각배에 꿈을 싣고
저자소개
책속에서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를 옆에 끼고 볏단 한줌을 움켜쥐고서 흥겨운 가락을 옹알대며 논둑을 사뿐사뿐 뛰어오는 단발머리 소녀와 마주쳤습니다. 들에는 추수가 한창이고 나지막한 초가 지붕 위에선 가을 햇살을 머금은 빨간 고추가 풍성함을 더해주는 계절이었습니다.
"얘야, 사진 찍어줄게. 이리 좀 서보렴."
소녀는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걸음을 멈추더니 아무 말 없이 카메라 앞에 서서 수줍은 미소를 보였습니다.
"너 몇 살이니?" "열 살." "저 마을에 사니?" 눈으로 앞에 있는 마을을 가리키며 묻고 렌즈의 초점을 맞추자니 "네"라는 가느다란 대답이 들려옵니다. '짤칵'하는 셔터 소리가 나자 소녀는 물었습니다. "이제 가도 되요?" "응" 내 대답에 서둘러 자리를 뜬 소녀는 얼마 안 가 뒤돌아보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해맑은 미소와 함께 볏단을 든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다시 천천히 나풀나풀 걸어갔습니다.
때 묻은 흰 저고리에 빛바랜 회색 몽당치마, 하루종일 땀과 흙먼지로 뒤범벅이 된 맨발에 검정고무신. 집에서 대충 자른 단발머리. 수줍은 미소로 배어나온 순진함. 몇 마디 안 되는 대화를 나누고 사진 한 장 찍어준 시골 소녀. 이렇게 그 소녀와의 만남은 순간적이었지만 그날 이후 그 소녀의 미소는 내 마음속에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 본문 3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