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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제주도 여행가이드
· ISBN : 9788995513064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0-07-0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제주의 속살을 보고 싶은 당신에게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
구불구불 오름길 걷다 보면 달이 뜨네 17
제주섬 사람들을 닮은 ‘당근’ 18 | 가족회의 중인 누렁소 세 마리 20 | 국회의사당도 볼 때마다 달라 20 | 마을과 성산일출봉을 잇는 ‘성산고도’ 24 | 그 시인은 어느 바위에 앉아 술을 마셨을까 27 | 햇빛 비치는 광치기 해변 30
1-1코스 우도 올레
애 낳고 사흘 만에 물질 가던 바당 33
섬에서 보는 섬 ‘여서도’ 34 | 소처럼 누워서 본섬을 호령하네 34 | 우윳빛 보석 ‘홍조단괴해빈’ 36 | 까마귀와 물새의 군무 38 | 바다에 두 발 묶인 좀녀 석상 39 | 귀여운 애기상군 42 | 공존의 바다 ‘할망바당’ 44 | 늙은 선장처럼 먼 바다 바라보는 옛 등대 47 | 풀 뜯는 소와 ‘톨칸이’ 48
2코스 광치기~온평 올레
두레기 담에나 오른다. 니는 뭐에 오를티 51
인기척에 철새가 ‘파다닥’ 52 | 두레기보다 못난 내 아들아! 53 | 완전 바보 모드로 돌변하는 ‘하늘레기’ 57 | 500cc보다 더 시원한 풍광 59 | 억억 우는 억새꽃 59 | 벽랑국은 완도군 소랑도? 61 | 어른 키만큼 높은 신방굴 천장 62
3코스 온평~표선 올레
제주를 짝사랑한 김영갑과 ‘비밀의 화원’ 65
말에서 내려 걸어갔던 난산리 66 | 이어도를 영혼에 인화한 ‘김영갑’ 68 | 목동과도 마주치지 않은 ‘비밀화원’ 69 | 렌즈 속 풍경을 둘로 나누는 ‘송전탑’ 70 | 바다와 목장이 어우러진 바다목장 올레 74 | 감태 손질하는 표선 사람들 75 | 속옷 명주 한동 모자라 연륙교 건설 못해 78 | 도새기와 비바리 79
4코스 표선~남원 올레
신에게 보내는 마지막 SOS 83
민박집 냉장고에 놓고 온 캔커피 84 | “찍지 말아, 할망 찍어 뭐허젠?” 85 | 70년 동안 ‘바다학교’ 다닌 순덕이 어멍 87 | 35년 만에 복원된 가마리 해녀올레 88 | 토산여자들 혼삿길 망친 ‘전설의 고향’ 91 | 귤 안고 달려오는 할망들 93 | 제주에 대한 섭섭함 씻겨 내려 95 | 루이뷔통, 헤르메스, 거슨새미? 96 | 돌부리에 물허벅 깨질라 97 | 아리따운 수신이 지킨 샘물 ‘거슨새미’ 98
5코스 남원~쇠소깍 올레
반전의 올레, 예술의 올레 103
남원 큰엉과 산책로 104 | 수평선의 ‘지귀도’ 106 | 남편 발 찌른 소나무 베어 내고 심은 동백나무 108 | 일본 풍수학자 계략에 부서진 조배머들 기암괴석 108 | 사생활 보호했던 ‘올레목’ 110 | 바닷가의 노천 목욕탕 113 | 오래된 디지로그 ‘정낭’ 114 | 쇠소깍에서는 소리 지르지 마세요 117
6코스 쇠소깍~외돌개 올레
외로운 삶, 그리운 사람 121
제주를 사랑한 이주일 121 | 저칼로리 웰빙음식 ‘우미’와 ‘쉰다리’ 123 | 제주의 ‘칼슘 보급 창고’ 자리돔 124 | 이중섭이 살던 1.4평 쪽방 125 | 바닷가에서 게 잡는 이중섭네 식구 127 | “게님,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128 | 아고리와 남덕의 사랑 129 | 가난한 화가, 고가의 유작 132 | 한 폭의 그림 ‘천지연 폭포’ 132 | 어느 노부부의 슬픈 전설 어린 ‘외돌개’ 134
7코스 외돌개~월평 올레
하얗게 흩어지는 빨래터의 마께 소리 137
흑염소 두 마리가 알려 준 ‘수봉로’ 139 | 바다가 보이는 노천 빨래터 143 | 600년 전의 ‘범섬 전투’ 146 | 다시 못 볼 아름다운 중덕 바닷가 147 | 섶섬, 문섬, 범섬이 한눈에 보이네 150
7-1코스 월드컵 경기장~외돌개 올레
마음이 가는 대로 걸어가라 153
엉또 폭포로 가는 길 155 | 40년 동안 제주에 눌러 살고 있는 정굉대 씨 157 | 거대한 물줄기 쏟아내는 엉또 폭포의 대장관 158 | 고근산과 설문대할망 161 | 밭담 위에 가지째 올려놓은 ‘공짜 귤’ 163 | 요리를 배우고 싶어요 165 | 5·16도로가 위험하지 않나요? 166
8코스 월평~대평 올레
범섬도 함께 걸었네! 169
바닷가에서 길을 잃다 170 | 눈앞 가로막는 거미줄 172 | 배도 떠나고 우리도 떠나네! 174 | 태고적 신비 간직한 지삿개바위 174 | 신발 벗고 싶은 중문 해수욕장 175 | 팔짱낀 애인 같은 ‘갯깍 주상절리’ 177 | ‘노천 수영장’ 논짓물 181 | ‘두루마리 산수화’ 대평포구 182
9코스 대평~화순 올레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웃는 꽃들 185
말들이 걸어 다녔던 몰질 187 | 물때 맞추느라 목숨 건 해녀들 187 | 민물게 마실 나가는 A코스 189 | 억척스런 제주여자, 게으른 제주남자? 190 | 무소유 스승 위해 창고천 옮긴 용왕의 아들 192 | 바다를 깔고 앉은 산방산 194
10코스 화순~모슬포 올레
이방인이 머물다 떠나간 길 197
용머리해안의 기기묘묘한 돌병풍 199 | ‘다라횟집’에서 한잔 캬~! 201 | 한국을 서방에 알린 하멜 203 | 하멜표류기는 임금청구 서류? 206 | ‘대형선풍기’ 송악산 207 | 나 혼자 길을 가고 있는 걸까 209
10-1코스 가파도 올레
나를 가파도로 유배 보내다오 211
‘삼춘’과 ‘조캐’ 212 | ‘섬마을 영어 선생님’ 저스틴 212 | 마라도의 형 ‘가파도’ 215 | 바람도 멈춰서는 청보리밭 217 | 청보리 수확 끝나면 콩 농사 218 | 김성숙과 신유의숙 219 | 낮잠 자고 싶은 섬 221 | 까마귀돌에는 올라가지 마세요! 222
11코스 모슬포~무릉 올레
통한의 길, 평화의 길 227
추사 김정희와 김만덕 228 | 아카돈보 숨겼던 격납고 230 | 군국주의 망령이 잠든 알뜨르 비행장 231 | 제주판 킬링필드 ‘섯알오름’ 233 | 한라산보다 풍광 좋은 오름 234 | 살암시민 살아진다 236 | 서울 할머니 ‘정난주 마리아’ 236 | 제주의 허파 ‘무릉 곶자왈’ 237
12코스 무릉~용수 올레
우리 아이 젖 먹여 키워 주면 우리집 암소를 주마 243
수월봉과 녹고의 눈물 245 | 발 아래로 새가 나는 생이기정길 247 | 호종단을 응징한 지실이섬 252 | 오백 장군의 막내가 울며 달려온 곳 253 | 슬픈 연극 무대 ‘차귀도’ 253 | 제주 비바리 닮은 누운섬 254 | 고씨 부인과 판관 신재우 257 | 국내 최초로 미사 올린 김대건 신부 표착기념관 258
13코스 용수~저지 올레
다리가 아프면 쉬어 가세요! 261
가까운 바다에는 한치배, 먼 바다에는 갈치배 262 | 용수 저수지 앞 나운영 돌집 262 | 3층 높이 의자에는 누가 앉을까 265 | 앉으面 편하里 267 | 두 바퀴 도는 저지 오름 산책길 269
14코스 저지~한림 올레
손바닥 선인장 너머로 바다가 보이네 275
밭에서 일하고 밭에 묻히고 276 | 숲속의 노란 단풍 277 | 돌 틈에 피어난 손바닥 선인장 280 | 협재 해수욕장 가는 길 284 | 따뜻함과 시원함이 입안에서 충돌하는 빙떡 285 |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의 백난아 287
14-1코스 저지~무릉 올레
마을이 아득한 곶자왈에 제피향만 가득하고 289
데굴데굴 구르며 놀고 싶은 문도지 오름 289 | “뱀이 살쪘네” 291 | 겁 많은 곶자왈 멧돼지들 295 | 졸음이 오는 ‘무덤 고사리’ 295 | 시골아이 같은 무릉 곶자왈 299 |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300
15코스 한림~고내 올레
오늘 하루만큼은 간세다리가 되어라 305
‘초미니 학교’ 비양분교 306 | 밭길…… 밭길…… 307 | 비단처럼 아름다운 금산 310 | 주름살 펴지는 몸국 310 | 일일 부식 보급처 ‘우영팥’ 311 | 담배 사러 6킬로미터 걸어 다니는 김 씨 315
16코스 고내~광령 올레
바다가 노래하고 꽃들이 춤을 추네 319
유배자의 이정표 ‘관탈섬’ 322 | 바다와 팔짱 끼고 걷는다 324 | 애교부리는 유채꽃, 뚱한 수산봉 325 | 삼별초와 항파두리 327 | “이 몽고놈의 자식……” 328 | “내 가슴 만져 봐” 329 | 나 홀로 걷는 길 331
에필로그_길에서 생각나는 사람
저자소개
책속에서
섬에서 보는 섬 ‘여서도’
성산항을 출발한 도항선은 15분여가 흐르자 하우목동항에 닿았다. 배에서 내려 방파제를 서성거리다 나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였다. 아득하게 먼 수평선 위로 새끼손가락 손톱크기만큼 될까말까한 뭔가가 도드라지게 보였다. 가만가만 바라다보니 그건 분명, 섬이었다. 바닷바람 세차게 몰아치고 새털구름마저 산만스러운데도 섬의 윤곽은 또렷했다. 바다안개라도 스쳐 지나가면 흔적 없이 지워질 듯 작았지만 바라보는 내내 수평선을 오롯이 지키고 있었다. 본섬을 등지고 외딴 섬으로 오자마자 먼 바다 너머로 또 하나의 고도孤島를 목격하는 것은 신기루를 보는 듯 묘한 기분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섬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같은 배에 탔던 민박집 할망을 붙잡고 무슨 섬인지 물어 봤다.
“어느 섬 마씀? 어느섬 말입니까? 아~저거. 여서도 마씀. 여서도입니다 날씨가 좋을 땐 자잘한 섬 서너 개 더 보입니다.”
서울로 돌아온 뒤 나는 중학교 다니는 아들놈의 사회과부도를 펼쳐 보고서야 할망이 일러 준 여서도가 전남 완도군 청산면의 여서도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할망이 말했던 날 좋을 때 보인다는 자잘한 섬 서너 개는 도대체 무슨 섬인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마을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 보고 행정관청에 물어 봐도 딱히 답을 얻을 수 없었다.
이어도를 영혼에 인화한 ‘김영갑’
아름다운 제주의 오름과 바다에 반해 20년 가까이를 제주에서 살며 ‘비밀화원’을 가꾸었던 말총머리 사진작가가 있었다. 고故 김영갑.
그가 생전에 공들여 지은 두모악 갤러리에 들러보자. 두모악은 한라산의 옛 이름으로 정상에 봉우리는 없고 대신 백록담이란 분화구만 있어 ‘머리가 없는 산’이라 뜻으로 두무악頭無岳으로 불렸던 데서 유래한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영갑은 제주인 그 이상으로 제주를 사랑한 사람이다. 그는 1982년부터 3년 동안 샛살림하듯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사진을 찍다 제주섬만이 가진 신비스러움과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1985년 아예 제주에 둥지를 튼다. 그 뒤 김영갑은 눈을 감을 때까지 오름과 바당바다을 오가며 노인과 해녀, 들판과 구름, 오름과 억새 등 제주섬의 속살을 카메라에 담는다. 시인 정희성은 김영갑이란 이름 앞에 ‘이어도를 영혼에 인화한 사진가’란 수식어를 붙였다. 딱 들어맞는 표현인 것 같다.
섬사람들은 카메라를 메고 오름을 이리저리 휘저어 다니는 말총머리 남자를 이상하게 여기기도 했다. 그래서 김영갑은 어떤 때는 간첩으로 오인받아 경찰서를 들락거려야 했고 또 어떤 때는 가수로 착각한 사람들로부터 사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