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5624890
· 쪽수 : 158쪽
· 출판일 : 2009-11-16
책 소개
목차
여러분의 집에 대해서 설명하세요
오늘은 멀리 계신 아빠의 영명축일입니다. 가슴에 품었던 말을 편지로 써봅시다
가장 재미있었던 나들이에 대해 이야기해보세요
할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지금까지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세요
지리시간에 스위스에 대해 배웠습니다. 선생님이 설명한 요점을 정리하세요
.
.
.
.
.
책속에서
우리 집은 전부 부서졌다. 가구도 부서졌고, 의자도 부서졌고, 방바닥 타일도 부서졌고, 벽도 부서졌고, 화장실도 부서졌다. 그래도 우리는 그 집에 산다. 왜냐하면 우리 집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돈도 없다.
우리 아빠는 제3세계에는 부서진 집마저도 없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불평을 해서는 안 된다. 제3세계는 우리보다 더 제3이다! 우리는 맛없는 음식을 먹는다. 그래서 먹다가 서로 얼굴에 뱉어낼 정도다.
그 사이 삼촌은 이리저리 머플러를 찾으러 다녔고 나는 폐차장에서 즐거웠다. 곧 삼촌이 돌아왔는데 머플러 없이 빈손이었다. 삼촌은 몹시 화가 나 있었는데 머플러를 못 구한 건 나도 알 수 있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아빠에게 설명했을 때, 아빠가 내게 말해줬다. 베네벤토 출신 촌놈들은 꼭 모든 사람들에게 나쁜 끝장을 보게 한다고. 그래서 그날 나는 삼촌이 어디서 태어났는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부활절이면 아빠는 집에 양 한 마리를 데려온다. 목을 따기 위해서 데려온다. 그 양 얼굴을 보면 불쌍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결국은 해마다 양을 선물 삼아 남에게 줘버리고 만다. 그래서 아빠는 엄마랑 또 한번 싸운다. 엄마는 화가 나서 이렇게 말한다. "당신처럼 멍청한 그 염병할 놈의 양 새끼는 뭐 하러 해마다 가져오는 거요? 양 하나 죽이는 용기도 없는 주제에! 내가 당신을 죽여줄게! 내가 당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