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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논

아버지의 논

박운식 (지은이)
  |  
시와에세이
2005-06-20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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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논

책 정보

· 제목 : 아버지의 논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5669303
· 쪽수 : 141쪽

책 소개

농민시인 박운식 씨의 세 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모두 모두 즐거워서 술도 먹고 떡도 먹고> 이후 1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은, 관념과 추상이 아닌 농민의 삶을 구체적으로 시 속에 끌어들인다. 농사꾼이 아니고서는 감히 흉내내기 어려운 농민의 진솔한 삶이 시 속에 무르익어 있다.

목차

제1부
봄은 왔는데
벼잎 속으로
식전바람
논에 가다
아버지의 논
논둑에 서서
논둑의 풀을 깎다
어린모
피를 뽑으며
가을 논에서
벼를 거두다
벼를 배며
가을걷이 끝난 후
벼 매상하는 날
못된 놈들
눈발 속에서
빈 다랑이

제2부
안부
쟁기 1
쟁기 2
할머니
여물을 치며
술 먹다 보니
누렁이 소를 팔고

어린 시절 속으로 들어가다
지게
산을 오르며
고향으로
해질녘에
사랑방
황소

제3부
묵밭을 보며
호랑이
빚 걱정을 하다
참깨를 털며
애기콩
콩 타작
수박 농사
수박밭에 약을 치다

포도나무 진정을 하며
담배 하는 날

제4부
담배 건조실
술 먹고 싶은 날
방에 누워 있다
집수리를 하며
술 먹으러 가는 길
겨울 밭에서
눈 내리는 밤
콩을 가리며
묵밭에서
광산에 다니는 형
마늘
월급쟁이
겨울 감나무
마늘밭

- 해설 / 양문규
- 시인의 말

저자소개

박운식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46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1974년 「현대시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2005년 현재 영동 황간에서 무공해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 시집으로 <연가>, <모두 모두 즐거워서 술도 먹고 떡도 먹고>, <아버지의 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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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담배 하는 날

오늘 병선이네 담배 한다
30도 넘는다는 일기예보
담배 고랑에 엎드려 담배 따지면
병선 내외 오늘 죽었다

지옥이 따로 없지
숨막히는 담배 고랑이 바로 지옥이지
천국이 따로 있을까
오늘 같은 찜통더위
푸른 바다 속에 풍덩 들어가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겠지

몇 해 전부터 담배 농사 팽개친다더니
무슨 미련이 그리 많이 귀신이 붙었는지
30년 담배 농사에 빚밖에 남은 것이 없는데
머리며 옷이며 얼굴이며 손발이며
그 독한 담뱃진과 땀이 범벅이 되어
상거지처럼 되었겠지

이런 날 시원한 룸싸롱 같은 데서
춤이나 추고 시시덕거리며
백만 우너도 더하는 술을 퍼먹는 양반님도 있다는데
이놈아 잡생각 집어치우고
논에 풀 뽑으러 가야지
쓸데없는 꿈을 꾼다고
누가 밥 먹여주나
오래 전 돌아가신 아버지 말씀이
나를 땡볕으로 쫓아낸다


애기콩

그저께 심은 콩들이 흙을 헤집고
재질거리며 나왔구나
제 또래 바람들을 데리고
제 또래 햇살들을 데리고
어떤 놈은 밭둑을 넘어 또랑 가에 뛰어놀고
어떤 놈은 산 쪽으로 달아나네
얘들아 아직은 조심해야지
그렇게 천방지축 쏘다니다
물에 빠지면 어쩌려고
호랑이한테 물려가면 어쩌려고
야 신나는 세상이다
저녁이면 아기별 동무들 내려와
같이 놀아주겠지
깜깜한 밤에 돌부리에 넘어져 코피 터질라
언젠가 잃어버린 벌거숭이 내 작은 발자국도
같이 뛰어다니며 놀고 있구나
배고픈데 그만 놀고 일찍 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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