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문 뒤의 야콥

울기 싫은데 또 눈물이 흘렀다. 엄마가 일어서더니 야콥을 일으켜 세워 꼭 안아주었다. 이제 울어도 되었다. 학교에서 있었던 소동, 자기가 저지른 어리석은 행동, 야콥이 얼마나 나약한지 보여준 비열한 얼간이들, 야콥이 착실하게 열심히 공부하기만을 바라지 상상을 하거나 슈닙젤과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모든 이들, 야콥이 운카스나 로빈슨이나 또 다른 멋진 영웅이 되는 꼴을 못 보는 모든 이들에 대한 서러움의 눈물이었다. -본문 87~88쪽에서

야콥이 눈을 뜨자 거울 속의 남자애도 눈을 떴다. 눈이 빛났다. 야콥은 마음에 드는 듯 거울 속의 남자애에게 고개를 끄덕했다. 큰 눈에 비해 코와 입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얼굴빛이 창백하고 여기저기에 주근깨가 많았다. 엄마 말대로 좀 밖에 나가서 놀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만 야콥은 파란 문 안에 있을 때 마음이 더 편했다. 파란 문 안에서는 안전하니까. -본문 50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