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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5782101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06-03-10
책 소개
목차
서시 - 서울은 자살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제1부 얼음덩이 엄마
서울 1 풍선
서울 2 카메라폰
서울 3 낙엽
서울 4 얼음덩이 엄마
서울 5 되돌아올 양이라면
서울 6 민방위 동원령
서울 7 숨은 그림 찾기
서울 8 낚시
서울 9 라일락
서울 10 길
서울 11 백목련
서울 12 산수유
서울 13 표면
제2부 마름모꼴 같은 사람들
서울 14 활주로
서울 15 앨범 속에 묻어둔 시간
서울 16 멍석
서울 17 블랙홀
서울 18 마름모꼴 같은 사람들
서울 19 한강
서울 20 이명(耳鳴)
서울 21 철책
서울 22 용서하기 위하여
서울 23 두리번두리번
제3부 꼭대기와 바닥
서울 24 살구
서울 25 출근
서울 26 비
서울 27 물
서울 28 눈
서울 29 바람
서울 30 꼭대기와 바닥
서울 31 명예퇴직
서울 32 채석장
서울 33 하루살이
서울 34 화장장에서
서울 35 몸을 섞고 살아도
제4부 살구꽃 피더라도
라이따이한
코리언 세미트리
살구꽃 피더라도
여인의 눈물
나팔수의 한
다이아몬드 헤드
볼케이노 트리
하늘길
제5부 시간의 쓰레기
시간의 쓰레기
숲
비
오십 년 빈 뜨락에
할머니
노송
쓰름매미
작품해설 : 반 휴머니즘적인 말세적 문명의 진단 - 김우종(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울 22
- 용서하기 위하여
어느 분이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용서하실 만한 자리에 계신 분은 절 좀 용서하십시오
도저히 용서하실 수가 없다면 못 보신 걸로 해 두십시오
여기엔 우리가 모른는 오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꼭두각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네 팔다리가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 건
사실은 우리의 뜻이 아닐 수도 잇습니다
나를 향해 끓고 있는 당신의 가슴도
사실은 당신의 뜻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우리끼리 마주서서 노려보고 있는 것은
우리도 몰래 몸에 실린 불이요 바람일 뿐
불에 데워지고 바람에 덜미 잡힌 우리네 이 타는 가슴은
누가 우리 몸에 슬며시 끼워넣은 배터리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누가 우리에게 먹인 독한 술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배터리가 다하고 술이 깰 때가지 못 보신 걸로 해 두십시오.
어느 분이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용서하실 만한 자리에 꼐신 분은 절 좀 용서하십시오
도저히 용서하실 수가 없다면 못 보신 걸로 해 두십시오
누군가는 반쯤 미쳐 있는 우리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간절히 당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은
차마 용서할 수 없는 당신을 내 쪽에서 용서하기 위해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