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입술로 피어난 꽃

시인의 말/세상에 단 한사람이라도

1.시간은 세월을 감고
받짇고리
나이를 먹는 다는 건
빵 한 조각
터
시간은 세월을 감고
목소리
우렁각시
고성 철책선에서
산새 알 하나
달팽이
남겨진 자의 기도
태양 아래
구설수
22번지
의문
모기
해행蟹行으로
낙화

2.그대 입술로 피어난 꽃
정
반쪽
그대 손 잡고 나도 돌면
더러는
그대 입술로 피어난 꽃이 되어
누구신가요?
그녀 앞에서
간격
가약
별이 되면
열병
그런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가슴 속 이야기
그대 하나
사랑은 어떤 맛일까
그리움이란
나만 남겨두고
사랑의 용량
마량리 동백정에서
나무가 되어요

3.바람 한 자락 머물던 자리
바람 한 자락 머물던 자리
이사
불두화
고추밭에서
E-mail
봄
아이야
매미1
매미2
도공
뜨개질
가로등
아픔없는 세상
비오는 날엔
숲으로 가면
바람부는 날에
밤비
비 개인 날의 풍경
고슴도치
알았습니다.

4.그리움 개어 놓고
그대가 알까요
그런 여자
네가 그립다
그리움 개어놓고
함께 할 수 없기에
미움의 끝
반송 우편
너에게로 가는 길
노을
흔들지 말아 주세요
잠들지 못하는 밤에
고독이 시작일지라도
너를 기다리며
금구원 조각공원에서
얼마큼 울어야
사랑한다는 것이
침묵의 허물을 벗고
빗물처럼 방울진 언어

너풀대는 그리움 억지스레 잡고
해진 밤을 꿰매느니
너덜한 모습 이대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그대와 나의 인연이
수 억만년 시공時空을 떠돌다
떨어진 낱알일지라도
그대 입술로 피어난 꽃이 되어
안기고 싶습니다

가슴 태운 이름 부를 수만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야속한 시간 앞에 재가 될지라도
후회없이 그대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