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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이론 심리학
· ISBN : 9788996043492
· 쪽수 : 356쪽
책 소개
목차
역자의 말
제1부 어둠을 삼키기
서로 다른 인생들:마이클.스튜어트.마틴.엘리.오그레이디 부인
얼굴 뒤의 공간
해마와 편도
태양의 칼
뇌 속에는 영혼이 있는가:강의실에서의 질문
수술실에서:영혼은 없다
런던 거리 지도
내게 거울을 가져와 봐요
모든 것이 투명하게 보이는 남자
제2부 돌들이 일으키는 불꽃
자꾸만 내가 죽은 사람처럼 느껴져:코타르 증후군
내뱉은 침과 보드카
바디 아트
아인슈타인 뇌 이야기
신조
이리로 오세요, 인어가 미소지으며 내게 말했다
제3부 물도 없고 달도 없는 땅
유령나무.1
유령나무.2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꿈
절반쯤 돌아온 부두교 아이
배링턴 씨의 곤경
어둠에서 빛이 나온다
텔레포테이션과 복제인간:복제인간 둘이 되느냐, 아니면 내가 죽느냐
갈매기들
더 읽을 만한 책들
감사의 말
추천사 자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신선한 충격 김종길(신경정신과 전문의)
리뷰
책속에서
그 환상은 물리치기 어려운 매력을 갖고 있다. 모든 얼굴 뒤에는 자아(自我)가 있다는 환상. 우리는 반짝거리는 눈빛에서 의식(意識)의 신호를 보면서 두개골 안쪽에 영기(靈氣) 가득한 공간이 있다고 상상한다. 그 공간은 의도가 실려 있는 느낌과 생각의 다양한 패턴으로 환하게 불 밝혀진다. 인간의 ‘본질’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자세히 살펴볼 때 우리는 얼굴 뒤의 공간에서 무엇을 발견하는가?
노골적으로 말해 보자면 거기에는 물질밖에 없다. 살, 피, 뼈, 그리고 뇌. 나는 그것을 직접 보았다. 절개된 머리, 펄떡거리는 뇌, 외과 의사는 바늘로 여기저기를 찔러본다. 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거기에는 물질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것은 환상으로부터 해방되는 경험이었다.-40쪽
제임스 문은 뒤숭숭한 꿈을 꾸고 잠에서 깨어보니 자신의 머리가 환하게 비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안을 둘러보며 나머지 것들은 잠들기 전 그대로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화장실로 갔다. 그건 기상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었다. 그는 화장실 거울을 들여다보는 순간 자신의 머리 윗부분이 투명하게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화장실의 환한 빛을 받고 있는 그의 두뇌는 해부학 교과서에 들어 있는 천연색 뇌의 모습 혹은 고해상도 컴퓨터 그래픽 그대로였다. 좌우반구에 있는 쭈글쭈글한 두엽들의 표면이 선명하게 보였다. 조밀하고, 둥그렇고, 단단한 뇌였고 각 부위의 윤곽이 뚜렷했다.
전두엽(엷은 자주색)은 이마 바로 뒤에 위치해 있었다. 측두엽(담청색)은 양 귀의 윗부분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위로 약간 뒤쪽에 두정엽(샴페인 색깔)과 그보다 더 뒤쪽에 후두엽(녹색)이 있었다. 거울 앞에서 고개를 돌리는 방향에 따라 정면, 측면, 배후면 등에 자리 잡고 있는 뇌 조직들이 보였다. 저마다 구분하기 좋게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었는데 남색, 레몬색, 체리색, 오렌지색, 자주색 등이었다.-116쪽
제이크는 십자가 위의 예수 이미지였다. 움푹 들어간 뺨 위로 덕지덕지 달라붙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려와 있었다. 예전에 가시관이 씌워져 있었을 법한 그의 이마에는 딱지가 앉아 있었으며 그의 허리 부분에서 구겨진 침대 시트는 허리춤 가리개 역할을 했다. 마르고 창백한 상반신에는 교통사고의 다른 상처인 넓은 자주색 찰과상과 황색의 타박상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허리 아래 부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내파된 차의 금속이 충돌의 순간에 한 다리를 절단시켰다. 나머지 다리는 회복 불능의 상태로 훼손되었고 입원 직후 몇 시간 만에 외과 수술로 제거되었다. 만약 제이크가 차 도둑이었다면 그는 비싼 대가를 치른 것이었다. 붕대가 감긴 절단된 하반신이 시트 밑에서 드러났을 때, 나는 그의 오른손 또한 사라졌다는 것을 알았다. 제이크는 휠체어에 앉은 노인에게 없는 오른손을 들어 인사하는 시늉을 했다.-2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