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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6459279
· 쪽수 : 333쪽
· 출판일 : 2016-10-2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어린 시절
쉬파리
마라톤
병영생활
선원수첩
태종대
승선
반항
상륙태풍
아들의 시선
작품해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겨울을 보낼 즈음 경향신문 종로 가판장의 눈에 들어 똘마니로 채용되었다. ……그의 똘마니로 들어간다는 것은 대단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
경향신문사 가판장은 모두 일곱 명으로 소공동(짝귀), 미도파(해골), 시공관(쌍판), 을지로(망통), 서울역(껠배), 광화문(됫박), 종로(따라지) 등이다. 이들 일곱 명은 신문만 도매해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신문사 가판장이라는 명함을 갖고 모종의 사업을 하는 소공동파 주먹들이었다. <어린시절 중에서>
봄이 되자 풋풋한 바람이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전신이 욱신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사타구니가 굼실거리며 무언가 방출하고픈 야릇한 욕구가 솟구치곤 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느낌이 들면서 나의 시선이 이상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다방 레지의 허연 다리가 멋있게 보이고 예쁜 여자의 얼굴을 넋 빠진 듯 쳐다보고 앉아 있는 여자들의 볼록한 젖가슴 곡선을 보려고 괜히 한 바퀴 돌며 기웃거리는 등 나도 모를 행동을 저지르곤 했다. <쉬파리 중에서>
하얀 셔츠와 팬티 옆에 굵게 쳐진 빨간 줄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빨간 줄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다리와 박자를 맞추듯 쉴 새 없이 오락가락하는 모양이 내 가슴을 사정없이 흔들어 놓았다. 그 흔들림은 잃었던 소중한 물건을 되찾았을 때의 흥분 같기도 하고 내가 곧 무언가 이룰 수 있다는 희망 같기도 했다. 나는 그 순간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마라톤, 그래. 마라톤이야.’ <마라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