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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6607847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2-12-30
책 소개
목차
추천사
CHAPTER 1. 행복한 베짱이
-다시 시작하는 컬럼
-내게 정신은 있는가?
-주한 미국대사관
-드라이버 드루우 카 와시
-Mengi
-멘토 없이 사는 사람들
-바둑
-장례식장의 파란 드레스
-돌아온 짜장면
-내가 받은 최고의 생일 선물
-9월에 세상 떠난 두 할머니
-‘신(Sin) 시티’가 아닌 ‘시(詩) 시티’를 꿈꾼다
-시월의 마지막 밤
-나는 삼천포로 빠지고 싶다
-감사하러 왔다가 싸움만 하고 가지요
-행복한 베짱이, 라스베가스 서울합창단
-만남 후 돌아 설 때 행복해야 합니다
-숫자
-시위자
CHAPTER 2.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나는 용이 되고 싶다
-꼰대, 어디 계십니까?
-거울은 먼저 웃지 않습니다
-관행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클라리넷 부는 남자
-신문에 대한 오해와 이해
-아는 것은 그저 아는 것일 뿐입니다
-나는 장로가 된 것을 후회합니다
-오스카 굿맨
-봄은 벌써 저 만치 가는데...
-이자스민과 김용
-한국의 대통령
-스승의 날
-묘비명
-대자대비
-애매모호
-그해 파더스 데이
CHAPTER 3. 방목팔목
-지식인과 지성인
-생활하지 않고 경쟁하는 사람들
-국가와 애국가
-이젠 누가 우릴 위해 병신춤을 추나
-“욕봐래이~”
-할머니 올림픽
-크다, 작다
-참 잘 나가는 나라
-방목팔목
-꼼수
-영화에서 나를 본다
-강남 스타일
-철학에 관한 한 짧은 생각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라스베가스의 우물
-말짱 도루묵 혹은 '꽝'
-빰, 빰, 빰
-감사절과 행복
배상환의 라스베가스 문화 활동 내용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민생활 참으로 지독하게 외로운 생활입니다. 당신은 그 지독한 외로움에서 벗어나 한 순간이라도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묘책을 가지고 계십니까? 저는 이민 초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UNLV(University of Nevada Las Vegas)의 ‘커뮤니티 콘서트 밴드’ 클래스에 나가 미국인들과 어울려 클라리넷 연주를 한 삼년 반쯤 했습니다. 사십대 중반에 이민을 결행하고서 태어나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하며, 내가 살아 있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 그것조차 판단이 안 되던 시절에 그 연주시간이야말로 저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생명수 같은 것이었습니다. UNLV 학부 학생들과 대학원생 그리고 밴드를 하는 일반인 등 모두 팔, 구십 명이 모여 연주를 할 때면 정말 훌륭한 사운드요, 한없이 자유롭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p.25 드라이버 드루우 카 와시
거울에 비쳐지는 제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지난 한해 삶이 고달팠는지 주름살이 꽤 늘었습니다. ……‘얼굴’의 우리말 의미는 얼(魂)은 영혼이고 굴(窟)은 통로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얼굴은 우리의 영혼이 매일 들어오고 나가는 통로라는 뜻입니다. ‘얼빠진 사람’은 ‘얼(영혼)이 빠진 사람’을 말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얼이 썩은 사람’을 말하고, ‘얼간이’는 ‘얼이 어디로 가버린 사람’ 즉 ‘정신 나간 사람’을 말한다고 하니, 건강한 영혼의 활동을 위해 우리 모두는 얼굴을 항상 잘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하긴 요즘 한국인들은 성형수술을 하도 많이 하여, 염라대왕이 구별을 잘 못할 정도로 얼굴들이 모두 비슷하다고 하니 이러다가 자칫 ‘얼’(영혼)이 자기 ‘굴’(얼굴)을 못 찾아갈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p.88 거울은 먼저 웃지 않습니다.
경남 밀양엔 저보다 일곱 살 많은 5촌 당숙 한 분이 계시는데 지난 번 방문 때 인사차 그 분의 댁을 들렀습니다. 당숙은 저를 보자 반갑게 맞으시며 “그래, 이번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타고 온 비행기는 북쪽 앵커리지 쪽을 통해 왔나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왔나?” 갑작스런 질문에 저는 몹시 당황했습니다. “글쎄요? 저는 그저 한국으로 올 때든, 미국으로 갈 때든 비행기만 타면 기내에서 주는 밥 두 번 먹고, 레드 와인 한 잔 마시고, 영화 두 편 보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잠을 자므로 어디를 통해 비행기가 날아왔는지 알지를 못합니다.” 대답을 하고보니 무척 성의가 없는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나로서는 그 이상의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당숙께선 인천 - LA 두 공항 간의 거리며 비행시간, 기름 소비량 등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감탄을 연거푸 몇 번을 한 후에 “당숙께선 미국을 몇 번이나 다녀오셨습니까” 물었더니 “아니, 난 미국은커녕 제주도도 한 번 가보지 않았네.”라고 대답했습니다.
p.106 아는 것은 그저 아는 것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