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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96697091
· 쪽수 : 364쪽
책 소개
목차
물의 왕 해상 / 7
아리의 비밀 / 24
다시 밀밭에서 / 44
아리를 찾아서 / 78
여호수아의 구슬 / 106
키메라의 북 / 125
어리석은 자 영리한 자 / 156
바란의 그림자 / 186
아리의 비밀 / 211
동궁의 비밀 / 248
태양의 황소 / 275
백두산 / 306
저자소개
책속에서
순식간에 밀맡 전체가 들썩였다. 이세벨의 몸에서 사악한 기운이 폭풍처럼 뻗어나갔다. 이세벨의 웃음소리가 옛뱀의 귀를 관통했다. 옛뱀은 제 자리에 서 있기도 어려웠다.
‘박수와 이세벨이 이처럼 강했던가? 이상한 일이다.’
옛뱀은 믿기지 않았지만 할 수 없었다. 눈앞에서 보는 이세벨은 가히 폭풍이었다. 폭풍 가운데 이세벨의 음성이 들렸다.
“네놈 먼저 예언을 하라.”
옛뱀의 몸이 떨렸다. 뼈 속 깊이 얼어버린 것 같았다. 옛뱀은 마지막으로 피를 울컥 쏟고는 그 자리에서 똬리를 틀고 앉았다. 이세벨도 스르르 그 자리에 앉았다.
옛뱀이 숨을 크게 들이켰다.
잠시 후, 옛뱀은 분면하게 말했다.
“나는 잊어버리지 않는 예언을 줄 것이다. 그러니 너도 저번처럼 잊어버리는 예언을 주면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나지 않게 만들지 말란 말이다. 참고로 내가 준 눈은 시간이 지날수록 잘 보인다.”
이세벨도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모르는 일이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 없다. 박수는 분명히 천년의 예언을 주었다고 하니 네놈이야말로 네놈의 그 돌대가리로 까먹지 마라.”
“나는 분명히 말했다. 예언에 장난을 치지 마라. 만약에 이번에도 그런다면 정녕 용서하지 않겠다.”
옛뱀은 말을 마치고 눈을 감았다. 이세벨도 긴장한 얼굴로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밀밭이 조용해졌다. 미쳐 불어대던 바람도, 뽑힐 것처럼 흔들리던 밀 이삭도 모두 조용해졌다. 광활한 밀밭은 이제 진공상태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