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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창업/취업/은퇴 > 은퇴설계
· ISBN : 9788996762423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prologue ‘인생 2막, Know Myself!’
Chapter 01 보통 사람 김부장의 퇴직 성공 스토리
불혹,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
퇴직은 곧 자기경영주식회사의 CEO가 되는 것
tip 어느 40대 보험회사 샐러리맨의 미래 설계 이야기
Chapter 02 재무설계 실제사례
퇴직준비보다 자녀교육이 먼저인 30대 후반 엄마의 고민
퇴직준비를 시작하려는 40대 초반 직장인의 고민
은퇴를 앞둔 어느 50대 가장의 고민
tip 최고의 자산관리는 자기계발
Chapter 03 오래 사는 시대, 재무설계가 답이다
퇴직설계는 재무설계부터 시작하라
재무설계의 꽃, 자산배분
자산배분의 원칙
tip 자녀를 위한 올바른 금융교육법
Chapter 04 노후생활 핵심 지킴이 3층 연금 :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행복한 노후설계를 위한 필수조건 3층 보장제도
노후의 기초를 책임지는 국민연금
퇴직금보다 퇴직연금
노후준비의 종착역, 개인연금
tip 금융주치의 선택요령
Chapter 05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보험
보험의 첫 번째 목적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것
종신보험의 다른 이름, 유가족 사랑
의료비는 실손형 상품이 기본
tip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Chapter 06 투자는 ‘중위험 중수익’
목돈을 대하는 자세 : 충무공의 가르침을 가슴에 묻어라
수익을 대하는 자세 : 공짜점심은 없다
기본적인 세무상식은 필수
월지급식 금융상품
패러다임 시프트, 부동산
중위험 중수익의 대표상품, 채권
tip 초보자도 할 수 있는 소액채권매매
tip 행복한 은퇴를 위한 다섯 가지 원칙
epilogue 내일을 꿈꾸며, 내 일을 꿈꾸며
리뷰
책속에서
에필로그
한나라 고조인 유방(劉邦)은 항우(項羽)를 물리치고 천하를 통일한다. 천하통일을 이룬 유방은 큰 공로자였던 한신을 초왕으로 봉하는 등, 공을 세운 여러 장군들을 각 봉지의 왕으로 봉했다. 하지만 유방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왕으로 봉해진 장군들은 유방 자신에 대한 충성심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 야심 때문에 그 자리에 올랐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이 클수록 유방의 의심도 커져갔고, 그 의심은 늘 초왕 한신을 향해 있었다.
호시탐탐 한신을 제거할 기회만 노리고 있던 유방은, 한신이 항우의 장수였던 종리매(鍾離昧)를 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빌미로 유방은 한신에게 모반의 혐의를 씌우고 병권이 없는 회음후(淮陰侯)로 격하시켰다. 이 일을 당하자 한신은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분노하였다.
한신이 초왕에 임명되었을 때, 유방이 한신과 함께 여러 장수들의 장단점에 대해 논할 기회가 있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두 사람에게 옮겨갔으며 유방이 한신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과인은 얼마나 많은 군대의 장수가 될 수 있겠는가?”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폐하께서는 한 10만쯤 거느릴 수 있는 장수입니다.”
한신이 답하였다.
“그렇다면 그대는 어떠한가?”
유방이 다시 물었다.
이에 한신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예, 신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습니다(多多益善).”
은근히 불쾌해진 유방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그대는 어찌하여 10만의 장수감에 불과한 과인의 포로가 되었는고?”
한신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폐하께서는 병사의 장수가 아니오라 장수의 장수이시옵니다. 이것이 신이 폐하의 포로가 된 이유의 전부이옵니다. 이는 하늘이 내린 것이고 사람의 일은 아니옵니다.”
다다익선, 군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하였던 한신의 대답은, 요즘에는 물질적인 의미로 많이 쓰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사고,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렇게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기 힘들지 않던가? 능력에 벗어나는 재산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이 망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면 재산이 얼마나 되어야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게 될까? 사람마다 그 정도는 천지차이일 것이다. 어떤 사람은 1억 원만 있어도 부자라고 생각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100억 원이 있어도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총 재산이 30억 원, 혹은 부동산을 제외하고 현금성 자산으로 10억 원 정도를 보유한 사람을 부자라고 생각한다. 금융자산 10억 원이 있으면 은행금리 4% 예금을 가입한다고 했을 때 세전 4천만 원의 이자소득이 발생한다. 이는 직장인의 1년 연봉수준이니,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그래서 이 정도의 재력을 지닌 사람들을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다른 나라에서도 부자에 대한 기준은 우리나라랑 크게 다를 바 없다. 컨설팅 전문업체 캡제미니(Cap Gemini)는 매년 <세계 각국의 부자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 그 리포트에서는 부자를 금융자산 100만 달러 이상 보유자로 보고 있다. 환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00만 달러면 원화로 10억 원 정도 되니 경제대국인 미국이라고 부자의 기준이 높아지는 것은 아님이 드러난다.
이렇듯 부자의 기준은 비슷한 반면, 은퇴에 대한 태도는 나라별로 다르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은퇴’라는 단어에 대한 느낌을 비교한 설문조사가 있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은퇴하면 떠오르는 것’을 꼽으라는 질문에 ‘외로움’(53%), ‘자유’(50%), ‘두려움’(48%) 순으로 응답하였다고 한다. 반면 다른 21개국 응답자들은 ‘자유’(69%), ‘행복’(61%), ‘만족’(61%) 의 순서로 답변을 내놓았다.
이를 확대해석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이 부자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부자가 되려면 돈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은 같은 데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이 부자가 아니라서 느끼는 박탈감이 큰 것 같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보통 사람들은 은퇴 시에 퇴직금과 저축을 다 합쳐도 3~4억 원을 마련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1970~1980년대 대한민국이 고성장의 가도를 달리던 시절에는 은행예금만 잘 해도 금방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연이율이 30%인 상품도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10년 넣어두면 10배로 돌려드립니다’라고 광고하는 은행상품도 있었다.
여하튼 고도성장기에는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의 정체기에 들어섰고,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을 이루기 어렵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금리가 낮아졌으니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들기는 쉽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와 교육비를 생각하면 은퇴 후를 생각하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 은퇴설계를 해보면, 은퇴 시 필요한 자금에 비해 부족한 금액이 어마어마하다. 내가 은퇴 후에 페라리나 요트를 몰고 다니는 삶을 꿈꾸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현재의 생활도 꾸려나가기가 빠듯한데, 미래의 삶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은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다. 돈 걱정을 하는,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심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이자 이 시대 청춘들의 멘토인 김난도 교수는 나이를 인생시계로 계산해보라고 권한다. 평균수명 80세를 24시간으로 환산해보면 서른은 오전 아홉 시이며 마흔은 낮 열두 시이다. 오전 아홉 시에는 활동을 시작하며, 낮 열두 시는 신체리듬이 가장 활발할 때가 아니던가? 이처럼 인생에서의 서른은 시작하는 때이며 인생에서의 마흔은 가장 활기찬 시간일 것이다.
“인생은 B와 D사이의 C”라고 한 사르트르의 말을 상기해보자. 어떤 선택으로 B와 D 사이를 채워나갈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이 책이 그 선택에 작은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