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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6849353
· 쪽수 : 26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어느 낡아빠진 다락방
1 쌍둥이 남매의 발칙한 사랑
2 13년 후
3 돌아오다
4 강요된 선택
5 현중의 결혼
6 위험한 수술
7 청옥 여사의 치명적 실수
8 아이의 목소리
9 바닷가의 세 사람
10 청옥 여사의 반격
11 한밤의 살인
12 두 번째 아이
13 낡은 포드 자동차
14 죽은 자의 귀환
15 ‘왕’과의 하룻밤
16 비밀
17 아이, 태어나다
18 보이지 않는 남자
19 쌍둥이 남매의 공격
20 두려운 진실
21 엄마와 딸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선형은 울고 있지 않았다. 그런 건 선형에겐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선형이 눈물을 참을 때면 언제나 그랬듯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이를 악물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뭔가가 텅 비어버린 여자처럼, 40은 먹어버린 여자처럼 텅 빈 시선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을 뿐.
“처음부터 쓰레기로 태어나는 건 없어. 버려지면, 그걸로 쓰레기인 거야. 쓰레기는 나를 왜 버렸냐고 물을 수도 없어. 쓰레기니까.”
1층, 2층, 3층. 그러나 불빛은 이내 꺼져버린다, 그런 미련 따위 부질없다는 현중의 체념과 함께. 아니, 그래도 한 번만 더. 현중의 마음속에서 다시 한 번 불이 켜진다. 1층, 2층, 3층 … 아니, 잠깐! 저 불빛은 진짜다. 너무도 연약한, 웬만해서는 알아볼 수 없는 작은 불빛이 별장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마치 한 번은 이곳에 들러달라는 망자의 귓속말처럼, 아주 작게, 그러나 분명히.
“그래서, 엄마는 어떤 돌을 집을 건데요?”
엄마는 어린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딸의 키 높이에 맞춰 키를 낮췄다. 드디어 엄마에게 뭔가 대답을, 그러니까 어떤 반응을 얻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도, 그런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 더 세게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데 엄마는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나직이 말했다.
“적어도 네가 집는 돌은 집지 않을 거다.”
그날이었던 것 같다, 처음으로 엄마의 사진을 찢었던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