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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 육 남매 장녀 이야기 1

권씨 육 남매 장녀 이야기 1

조아라(느와르) (지은이)
  |  
도서출판 선
2012-04-23
  |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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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 육 남매 장녀 이야기 1

책 정보

· 제목 : 권씨 육 남매 장녀 이야기 1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6869108
· 쪽수 : 416쪽

책 소개

조아라의 로맨스 소설. "약속할게." "……?" "네가 성년이 될 때까지야." 신애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진이를 바라보았다. 그가 또 뜬금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해 보여서 그녀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네가 다 자라면, 그땐 반드시 보내줄게. 그러니까…. 그때까지만, 알았지?"

목차

[1권]
제1화 눈 밭 위의 약속
제2화 성년의 날, 그리고 자각(自覺)
제3화 변화(變化)
제4화 올가미

[2권]
제5화 줄다리기
제6화 선물
제7화 뒤통수
제8화 비상(飛上)
제9화 Recommence
작가 후기

저자소개

조아라 (지은이)    정보 더보기
과감한 색과 네러티브(이야기)가 드러나는 회화 작업을 한다. 열일곱 살 때, 발령을 받은 부모님을 따라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외국생활을 했다. 그 후 학업을 위해 부모님을 설득하여 시카고 예술 대학교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뉴욕으로 날아갔다. 회화 외에도 글로 다양한 인간관계를 풀어내는 것을 좋아해 틈틈이 소설과 에세이를 쓰고 있으며, 저서로는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연애소설 《윈디 시티》가 있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과 맨해튼을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 중이다. 인스타그램 @arachoart 웹사이트 arachoart.com 이메일 aracho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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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권신애.”
아래층에서의 그 다정함은 다 어디로 갔는지 아주 차가운 목소리였다. 그래서일까,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과는 반대로 그 자리에 박혀 버렸다. 뒤에서 그가 천천히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가슴 어딘가가 옥죄이면서 턱이 살짝 파르르 떨리고, 쇼핑백을 든 그녀의 손 뼈마디가 새하얗게 변했다. 그의 시선이 그녀 뒤통수에 흔들림없이 박혀 있었다.
“권신애, 나 봐.”
감정을 억누른 어조로 그가 명령했다. 뭔지는 몰라도 그가 지금 단단히 화가 나 있단 걸 알 수 있었다. 지금껏 그가 이렇게 그녀를 부른 적이 없었기에 신애는 침을 삼키며 더욱더 긴장했다.
“나 보라고.”
간결하게 말을 끊은 후 다시 반복하는 그의 말을 들으며 신애는 결국 천천히 몸을 돌렸다. 하지만 시선은 절대 올리지 않았다. 지금 그가 어떤 표정인지는 모르겠으나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오늘 하루 종일 그의 얼굴 대신 바라본 그의 셔츠가 다시 보인다. 저 로고 문양을 이젠 다 외울 정도다.
“……나 보라고, 했다.”
이제 정말 화가 난 건지 그가 이를 악물며 말하고 있었다. 그의 셔츠 위로 힘이 잔뜩 들어간 그의 턱이 보였다. 다시 한 번 침을 삼킨 신애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보, 보고 있잖아, 오빠.”
“…….”
보라는 말이 뭘 뜻하고 있는 건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보고 있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대답해 버렸다. 잠시 조용한 침묵이 두 사람 사이를 스쳐 지나가고 갑자기 진이가 큰 보폭으로 신애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에 놀란 신애가 재빨리 뒷걸음을 쳤지만 단 두 걸음 만에 그녀를 따라잡은 그는 그녀의 팔을 쥐어 잡더니 강하게 그녀를 끌어 올렸다. 맥없이 끌려 올라오면서 그 반동으로 고개를 추켜세운 신애가 그제야 진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떨리는 눈동자가 마침내 그의 것과 마주쳤다. 분노 서린 그의 눈동자와.
“이제야 보는군.”
“…….”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하는 그를 보며 신애의 눈동자가 심하게 요동쳤다. 분노로 가득 찬, 그리고 어딘가 슬퍼 보이는 그의 눈동자가 무서웠지만 피하지 않았다. 아니, 피할 수가 없었다. 최면에 걸린 것처럼 엉뚱하게도 문득 그의 눈이 참 예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때, 그녀를 무섭게 내려다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권신애, 날 너무 화나게 만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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