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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6984696
· 쪽수 : 203쪽
책 소개
목차
단편 • 환(還)
• 하숙
• 빈 달
• 사립문 밖
• 세모방
• 구름의 집
• 먼 길
• 그이의 경우
발문 .... 장이정수
• 착한 여자의 지독한 외로움
작가 노트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동안 관리소 아저씨들이 돌아다니며 분갈이를 해 넣은 국화 묘목 끝에서는 꽃망울이 생기고, 아파트 화단은 노란색, 연보라색 자잘한 소국들로 채워졌다. 자주 걷지 않던 사람이 멀리 나가 같이 몰려다니다 보면 무릎 나가기 쉽다며 뒷산 산책길부터 걷자고 등을 떠밀었던 남편도 내가 나가자마자 미끄러운 작은 돌에 넘어져 다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위험은 집에서 가깝거나 먼 것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말이다.
- 「환(還)」에서
동네 길을 밟아 내려가다 보니, 솥뚜껑 여닫는 대문 안에서는 밥 냄새가 났고, 들판에서는 지푸라기 타는 냄새가 매캐하게 올라왔다. 시선이 닿을 때마다 산자락은 속절없이 어두워졌고, 산중턱에 걸린 보름달은 어디 내려앉을 곳이라도 찾는 듯 휘영청 밝아지기 시작했다.
- 「빈 달」에서
그녀는 놀라서 들고 있던 종이컵을 떨어뜨렸고, 곁에 두었던 걸레로 바닥에 쏟아진 커피부터 훔쳐내면서, 아니, 제가, 금방, 저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기어코 최씨에게 등을 돌리고 서서는 눈물을 찍어내는 것이었다. 새 건물의 복도와 계단, 화장실이 그녀의 일터였다. 책꽂이를 병풍 삼아 복도에 서서 커피를 마실 수는 있는 일이지만 최씨가 뒷등을 잡아당긴 빈 책꽂이에는 그녀가 벗어 놓은 고무장갑도 있고, 그 옆 칸에는 종이컵과 믹스커피가 몇 개 더 보였다.
- 「세모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