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

프롤로그
구도기 - 무풍기랑(無風起浪)

제1장. 평상심의 일상
물이 샘솟지 않는다면
나 없음의 나
세상에 존재하는 네 가지 관계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부동심과 이순(耳順)
벼는 익을수록 고개 숙인다
심왕(心王)을 만나다
현미경으로 숲을 보려고 하는가
일체유심조 망상
천의무봉의 기교
심령이 가난해야
윤회란 무엇인가?
살불살조와 나 없음
금수봉 하산 길에서
고양이는 야옹, 개는 멍멍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옷이 너무 작아서 맞지 않으면
행복한 삶이란?무엇인가?
EQ와 우뇌형 인간
TV 속에서 TV 보는 것을 보다
문 닫으면 곧 청산
축지법의 비밀
달마도의 진실
충고를 한다는 것
군자(君子)와 소인배(小人輩)
종교도 그 뭣도 아닌 업식놀음
무엇이 우상숭배(偶像崇拜)인가?
자라를 보고 놀란 가슴
결혼은 미친 짓인가?
저녁밥은 먹고 가야지
여름휴가 백 배로 즐기기
물고기 잡는 방법?
부탁, 그리고 거절
누구를 위한 일인가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이어트의 비밀

제2장. 불조의 가르침과 수행의 실제
마침내 깨닫게 될 뿐
먼지 속의 시방세계
돈오돈수와 돈오점수
과거 현재 미래의 마음
문 밖의 깃발을 꺾어라
오토매틱과 중립기어
수행은 비누공예처럼
두 번째 화살이란 무엇인가
비어 있음과 차 있음
이 문안으로 들어서면
시간도 공간도 없는
삼법인과 아공 법공
왜 사람으로 태어났는가?
마음을 비추어 보는 법
담배 끊는 담배

제3장. 깨달음의 연금술
문을 열어 두어라
불국 정토의 열쇠
왼손의 일을 왼손도 모르게
외눈박이 달마
관상은 심상만 못하다
맛없는 맛
부처님의 농사
수행자의 시대적 소명
입에서 연꽃이 피고
관운장 청룡도 휘두르듯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
개는 멍멍, 고양이는 야옹
빗방울 소리
모자 위의 모자
허물을 지적하려면
욕먹지 않으려면
설산동자의 위법망구
원효 스님의 색안
효과 만점의 재테크
버들은 푸르다
성불하십시오
원숭이 잡는 법
콧구멍 없는 소
돼지꿈과 용꿈
만공선사의 진면목
익숙한 것을 서툴게 하라
몽중몽(夢中夢)
무소유도 버겁다
눈에 졸음만 없다면
발길 닿는대로
거두는 힘
제사는 지내야 하는가?
기도 성취의 비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
무재칠시(無財七施)
버릴 줄 알아야
만국도성이 개미집
섭수자비와 절복자비
매일 매일 좋은 날
있음과 없음
하늘에는 승패가 없다
저울의 영점 조정
부처님 손바닥 안
한 순간의 꿈
별 보는 곳
있음과 없음
까비르의 연인
무정 설법
수행하지 않는 사람
여산 진면목
황제가 어디 있는가?
관불용침(官不容針)
마음속 증오심
하늘 땅 이전에 핀 꽃
불법 속으로 뛰어들라
송광사에 없는 세 가지
쥐가 고양이 밥을 먹다
불식(不識)
나는 누구인가?
한 조각 뜬 구름
시심마, 이~ 뭐꼬?
듣는 것이 기도
중도의 삶
한 생각이 만년
밝고 밝은 조사의 뜻
말법 시대의 증거
회주 소와 익주의 말
자신에게 활을 쏴라
하룻밤의 연금술
부처님과 욕쟁이
백천만겁난조우
어떤 원을 세울까?
퇴굴심과 용이심
태교와 씨교
승과 속이란?
사문이란 무엇인가?
예류자(預流者)가 되어야
시주 쌀 한 톨
꺼지지 않는 등불

제4장. 선(禪)의 뒤안길
전생엔 그랬었지
몽(夢) 행자와 광명 보살
노스님의 열반과 몽(夢) 행자의 깨달음

무이십관(無二十關)
에필로그

‘나’는 불법(佛法)을 모르는 까닭에 인가와 전법게를 십자가와 불상(佛像)으로 삼아 교화할 대상을 물색하고 모집할 마음도 없다. 금강경 제25분의 “중생을 제도한다는 생각도, 그같은 말도 하지 말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등질 생각 또한 없다.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의 ‘길 없는 길’을 가고자 하는 도반과 인연이 닿는다면 오직 두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가며, ‘안다는 한 생각 일으킴의 삿됨’을 파(破)함으로써 현정(顯正)할 뿐이다. 누군가 굳이 인가(認可)와 전법(傳法)에 대해 묻는다면, ‘금강경’으로부터 인가 받고 혜암 선사의 ‘선관법요(禪關法要)’로부터 수법(受法)했다는 ‘말 허물’을 뒤집어쓸 것이다.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 법

절에 가면 가장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목탁소리와 종소리입니다.
목탁소리는 딱! 하면서 일순간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망상들을 끊어내며 ‘지금 여기’에 실존하도록 해줍니다.
종소리는 꽝! 하고 울리면서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공명시킴은 물론, 몸속에 웅크리고 있는 마음을 법계에 충만토록 해줍니다. 종소리는 목탁소리와 달리 그 여운이 아주 길게 이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절에 가서 종소리가 꽝하고 울리는 순간을 만나게 되면, 그 소리와 하나가 된 채 점점 작아지는 소리를 놓치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해보시기 바랍니다.
끝내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다하는 곳에 이르러,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소리 없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눈으로 듣고 귀로 볼 수 있는 일’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소리 없는 소리’ 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한 손바닥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원효 스님의 색안

“스님, 저도 목욕 좀 해야겠어요”
옷을 벗어 던진 여인이 폭포 속으로 들어와 스님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스님은 눈부신 여인의 나신을 보고 꿈틀거리며 일어나는 욕망에 강하게 항거하기 시작했습니다.
??
잠시 후, 스님은 눈을 부릅뜨고 외칩니다.
?“너는 나를 유혹해서 어쩌자는 것이냐?”
그러자 여인이 답합니다.
“호호호, 스님도, 어디 제가 스님을 유혹합니까?
스님이 저를 색안(色眼)으로 보시면서…”

소요산 자재암 근처의 옥류폭포에서 원효스님과 젊은 여인으로 화현한 관세음보살 사이에 있었던 일입니다. 결국 원효스님은 “스님이 저를 색안으로 보시면서…” 라는 여인의 한마디에 사무쳐 어떤 경계에도 흔들리지 않는 금강부동지(金剛不動地)를 증득했다고 합니다.
습관적으로 상대방에게 문제의 원인을 전가하기 보다는 스스로가 한 생각 일으킨 채 갈등하고 있음을 몰록 깨달아,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여섯 경계에 물들지 않는다면 가히 참다운 수행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