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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규연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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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순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7253579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2-10-31

책 소개

설규연의 로맨스 소설. 이제 막 소년과 소녀에서 벗어난 그들은 험한 세상에 발을 내딛기 전, 그들만의 작은 전야제를 마련했다. 깊은 어둠, 불규칙하게 흐트러진 호흡, 오직 서로만 바라보는 두 쌍의 눈동자까지. 그들을 위한 밤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저자소개

설규연 (지은이)    정보 더보기
뻔하고 상투적이고 전형적인 러브스토리를 사랑하는 로맨스마니아. e-mail:wfsky@hanmail.net [출간작] 러브파라다이스 1부, 이방인의 청혼, 달빛아래, 천사의 유혹, 계약남편, 그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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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곧바로 첫 번째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기 위해 바이크 두 대가 도로 한가운데 나란히 멈춰 섰다. 한낮의 잡다한 소음과 북적임이 사라진 밤거리는 소름이 끼칠 만큼 적막했다. 바이크 두 대가 내는 엔진음만이 밤거리의 고요를 깨뜨리는 유일한 소음이었다.
“다시 가봐야 되는 거 아이가?”
불쑥 들려온 동욱이 놈의 목소리에 진이 고개를 돌렸다.
“어델?”
“아까 그 공중전화…….”
지랄, 저놈의 오지랖 또 발동인가 보다.
우락부락, 고릴라 같이 생긴 외형 때문에 갖은 오해를 다 받고 있긴 했지만 몇 년째 알고 지내온 동욱이 놈은 실제로 여린 비단결 같은 마음을 지닌 녀석이었다. 길가에 버려진 유기 견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 데려다 키운 녀석만 벌써 다섯 마리였다. 한 번만 더 길에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주워 오면 다 같이 내쫓아 버리겠다는 어머니의 엄포에 그만둔 것이 불과 얼마 전이었다.
그러니 지금 동욱이 녀석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초조함은 전화 부스 안에서 흐느끼고 있던 여자를 향한 연민, 그리고 그녀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만들어 낸 시답지 않은 감정이 분명했다.
“왜? 무슨 일 있을까 봐?”
“피 흘리고 있는 거 같던데…….”
그 짧은 시간에 참 자세히도 보았다. 그래도 동욱이 녀석이 꺼낸 피, 라는 말에 진의 미간 사이에도 작게 주름이 잡혔다.
요즘 세상, 남의 일에 일절 간섭하지 않는 게 현명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냥 이렇게 지나쳤다가 내일 아침 전화 부스 안에서 죽은 여자에 대한 기사가 나기라도 한다면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때마침 좌회전 신호가 들어왔다. 이렇다 할 말도 없이 진이 먼저 유턴을 시도했다. 곧바로 동욱이 녀석도 뒤따르는 기척이 느껴져 진은 바이크의 속력을 좀 더 높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부스 안의 여자는 그대로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고 있는 건지, 떨고 있는 건지 여자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위태로워 보였다. 부스 가까이 바이크를 몰고 갔는데도 여자는 자신 안의 공포에 빠져 기척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시동을 끄고 바이크에서 내려선 진이 헬멧을 벗었다. 어두컴컴한 밤에 헬멧을 쓴 사람이 부스 문을 두드린다면 누구든 기절초풍할 만큼 놀랄 것이다. 나름 예의를 갖춘 진이 부스 쪽으로 저벅저벅 걸음을 옮겼다.
그가 다가가는 소리에도 여자는 넋이 빠진 건지 미동조차 없이 고개만 숙인 채 앉아 있었다. 유리문 바로 앞까지 갔더니 흐느낌 소리가 좀 더 선명하게 들려왔다. 여자는 울고 있었다. 그리고 동욱이 녀석의 말처럼 여자가 입고 있는 트레이닝복에는 여기저기 핏자국이 선명했다.
순간 괜한 호기심으로 복잡한 일에 얽혀드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진은 차마 뒤돌아설 수 없었다. 작고 가녀린 어깨를 떨며 흐느끼고 있는 여자를 내려다보자 왠지 그대로 외면해선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똑, 똑.
결국 진은 차가운 유리부스의 창을 두드려야만 했다.
바이크의 요란한 엔진소리에도, 진의 저벅거리는 걸음소리에도 반응이 없던 여자는 조그맣게 유리문을 노크하는 소리에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흠칫 놀라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려 부스 밖의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

차가운 유리를 사이에 둔 두 사람의 눈이 동시에 튀어나올 듯 커다래졌다. 울고 있던 유나도, 왠지 모를 조바심을 느끼며 바깥에 서 있던 진도 서로를 응시한 채 눈을 커다랗게 치켜떴다.
그건 정말 심장이 몸 밖으로 뛰쳐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너무 놀라 목구멍 바로 아래까지 심장이 튀어 오른 듯한 그런 기분. 유리창에 얌전히 대고 있던 진의 주먹이 순간 꽉, 움켜쥐어졌다.
처음 유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진을 장악했던 당혹감은 금세 원인을 알 수 없는 분노로 바뀌어 버렸다. 순식간에 타오른 분노의 불꽃은 진의 오장육부를 눈 깜짝할 새 모두 태워 버린 것만 같았다.
움켜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시작으로 전신으로 떨림이 퍼져나가는 게 느껴져 진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잘끈 사리물었다.
왜! 도대체 왜!
자신과의 약속은 모질게 내팽개쳐 버리고 어째서 이런 모습으로 이 시간에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끼익!’
약간 녹이 슨 전화 부스의 유리문이 진이 당기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
순식간에 뻗어 나온 그의 손이 유나의 가느다란 팔을 아프게 움켜쥐었다. 절로 헉, 소리가 나올 만큼 아픈 탓에 유나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흔들며 신음소리를 냈다.
“아얏!”
“너, 뭐야?”
유나의 찡그린 표정에 잠깐 그녀의 팔을 감싸 쥔 손아귀에서 힘을 뺐던 진이 인상만큼이나 험악해진 목소리로 다짜고짜 질문을 던졌다. 뭔가 대답을 기대하고 뱉어 낸 말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나의 상태가 갑작스레 던진 그의 물음에 자세한 대답을 할 수 있을 만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쯤은 진 역시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유나는 진의 등장만으로도 더없이 마음이 놓이는 것처럼 안도감어린 한숨을 길게 내쉬며 눈물로 젖은 커다란 눈을 스르르 감아 버렸다.
마치 기절이라도 하는 것처럼 온몸에서 힘을 빼며 눈을 감아 버리는 유나 때문에 진의 심장은 또 한 번 덜컥 내려앉았다.
“유나야! 이유나!”
그녀의 몸을 앞뒤로 흔들며 진이 목이 터져라 유나의 이름을 불렀다. 그제야 감았던 눈을 다시 열어 눈앞의 진을 확인한 유나가 가까스로 목소리를 냈다.
“추워…….”
불안과 공포로 잔뜩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진을 보는 순간 스르르 풀어지며 잊고 있던 온갖 통증과 감각이 되살아난 것인지도 모른다. 피로 범벅이 된 두 손을 벌벌 떨며 유나가 저도 모르게 가까이 붙어 있는 진의 품속으로 몸을 밀착시켰다.
어딘가 정신이 나간 듯해 보이는 유나를 보며 진은 입 안이 바싹바싹 마를 만큼 초조함을 느꼈다. 하지만 온기를 찾는 그녀의 행동을 보자마자 얼른 정신을 차리고 입고 있던 두툼한 파카점퍼를 벗어 한 번에 유나의 작은 몸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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