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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738656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3-07-2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아침신문 12
청량리 13
동물의 왕국 14
달빛 굴리다 15
제주도 17
산청흑돼지 20
후라보노 껌을 씹는다 21
화장 22
노숙자는 왜 역에 많을까? 23
짬뽕 24
갈매기살 26
매미는 울지 않는다 28
사기에 대한 추억 30
총 맞은 것처럼 31
희망의 경전 34
추억이 기억에게 35
2부
겨울 후천마을에서 38
살구꽃 39
소래포구 40
E=1/2mv2 42
거대한 입 43
수혈 45
꽃잎 옆에 눕다 47
나는 집을 가지고 싶다 49
달빛들 놀다 50
외식外食 51
물구나무 53
미 아삼거리에서 길을 잃고
수유역에서 어머니를 기다린다 54
백치白痴 55
봄 밤 56
뻐꾸기 둥지로 돌아온 새 57
소리에 대한 명상 58
3부
소아마비 62
시간의 터널 63
유령감각 65
이 봄에 어떻게 떠나니 67
중심의 새로움 68
황달 70
가오리 72
가을 74
가을볕 76
가을 전화 77
골다공증骨多孔症 78
구월이 걷습니다 80
단단한 말씀을 위하여 81
4부
단단한 무늬 84
비타 500mg 85
수의壽衣 86
숨 88
시간의 등은 앙상하다 89
용서 90
유기견의 발 91
이십대 92
참돔 94
춘천 안개 시詩를 지우다 96
포도가 붉은 이유 97
돌의 노래 99
삶은 계란 102
모기와 눈이 마주치다 104
2호선 106
의자 108
浮石寺 無量壽殿 109
산악자전거 날다 110
살구나무 밑에서 112
서른에게 113
해설.빈 병과 같이 되다.홍기정 115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침신문
보지 않은 신문처럼 쌓이는 오늘, 손톱 조각처럼 사라지는 오늘, 4살 소녀가 마을버스에 손이 끼인 채로 끌려가다가 차바퀴에 깔릴 것이다. 7살 소녀가 동네 아저씨에게 성폭행 당해 죽고, 2살 아기의 시체가 냉장고에서 발견될 것이다. 아침신문에 납작하게 퉁퉁 불어 피 흘리며 미래는 어김없이 현재가 되어, 쓰레기처럼 묻혀 있는 과거가, 현재가 되어 시체들이 누워있다.
달빛 굴리다
밤이 깊어지기를
밤이 깊어지기를
검은 빛에 물들어
흙의 촉수들이 속살 드러내고
발들 감싸 안을 무렵
무작정 집을 나가 길을 걷는다
담 낮은 마당에서 들려오는
등물소리에 피로가 맑다 맑은 피로
피로가 깨끗하다
걸음은 느려지고
귀는 어린 시절 소녀의 흰 살결 더듬는다
바람이 은빛 머리카락 날리며
새 신발 신은 소년처럼
빨라지는 밤
이제야 혼자다
혼자다
혼자
어둠이 묶여 있는 숲 속에서
연인들의 숨소리
풀벌레 소리에 숨는 밤
잠자기 아까운 시간
이제야 혼자다
혼자
이 밤 더디 가기를
이 밤 더디 가기를
달빛 굴리는 눈동자
속살이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