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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7386703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3-10-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빙어 12
벌레 13
미행 14
날개 16
선입견 17
천둥번개 18
자화상 1 20
숲 1 22
난로 23
운명 24
풍경 1 25
처음 26
고무신 2 28
옹가지 29
날벼락 30
별1 31
그릇 32
2부
족쇄 34
참, 고약한 버릇 36
균형 38
항아리 39
파업 40
어물전 41
꽃샘바람 42
보름달 2 43
자화상 2 44
부부1 45
초승달 46
낮술 47
갯벌 2 48
장작 50
손바닥선인장 51
여자 52
동행 1 53
3부
곤충채집 56
남산 57
꿈 58
흠 59
버들강아지 1 61
낙엽 2 62
옥수수의 꿈 64
호작질 1 65
낯선 풍경 66
미루나무 67
난쟁이패랭이꽃 69
넥타이 71
초상 72
고향집 73
수컷의 일생 75
천마총 76
그림자 1 77
4부
어머니 2 80
응급실 1 81
원숭이 83
밤참 84
돌팔매질 85
전설 87
해법 88
말 1 89
체중 90
꿈 1 91
새벽길 92
아버지 1 94
친구 2 95
몫 96
사람 1 97
참, 고단한 오후 98
적멸보궁 99
용서 1 100
단풍 1 101
해설 구설수에서 용서로,
긍정의 삶으로 귀결될 숙명권 온 104
저자소개
책속에서
새우잠을 자야 잠자리가 편하다
참, 고약한 버릇이다
버릇은 무서운 것이다
바로 누우면 오던 잠도 줄행랑을 쳤다
멍석처럼 둘둘 허리를 말아놓고
초승달처럼 웅크리고 누워야 단잠을 자는 것이다
엄마 뱃속에서
초음파에 찍힌 태아의 흑백사진처럼
그런 자세로 누워야 잠자리가 편하다니
엄마 뱃속에서 배운 잠버릇을
쉰 중반에도 고칠 수가 없는 것이다
참, 고약한 버릇 하나를 고쳐보려고
시장 가는 아내를 쫄랑쫄랑 따라 갔는데
그 어물전의 꾀죄죄한 죄판 위에서
대낮부터
새우잠을 자고 있는 불한당들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부터 새우도 새우잠을 잔 것은 아닐 것이다
새우도 나처럼 허리를 꼬부리고 새우잠을 자고 있다
오금이 저리다
그 많은 버릇 중에서 하필이면
새우가 내 잠버릇을 닮은 것일까
외도의 기록들을 속속들이 조회했다
말 못할 사연이 있음직도 하다
간밤에도 늘어지게 새우잠을 잤다
몸이 가볍다
―'참, 고약한 버릇' 전문
귀가 답답하다
꽉 막힌 하수구 같다
불편한 말들을 많이 들으면
귀도 소화불량으로 설사를 하는 것이다
귀이개를 들고 살풀이를 해보지만
고집 센 귀지들은 막무가내다
서로 한 발자국만 물러서서 들으면
막힌 귀도 시원하게 뚫릴 것인데
양보 없는 멱살잡이만 하고 있는 것이다
신경안정제를 먹었지만
뒤틀린 귓속은 타협을 거부했다
이럴 때는, 어머니의 무르팍에 누워
시원하게 귓속을 후벼보고 싶다
애타는 일들은 수시로 생겼다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또 듣게 된 것이다
귓속이 하루 종일 멀미를 하고 있다
귓불을 꼬집어도 간지러울 뿐이다
방정스럽다
얌전한 척하는 입술이 구설수를 짓는 원흉이다
서원하게 귓구멍을 뚫어보고 싶지만
답답한 손가락이 먼저 파업을 했다
― '파업'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