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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김환식 (지은이)
황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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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150157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2-04-05

책 소개

황금알 시인선 243권. 김환식 시집. 일상 언어는 듣는 사람을 이해시키는 데 치중하지만 문학 언어, 특히 시어는 이해뿐 아니라 감각, 정서, 상상력을 창출하고자 힘을 쏟는다. 이를 위해 시인은 일상 언어보다 훨씬 전압이 높은 언어를 구사하고 또한 여러 문학적 장치를 견인한다.

목차

*차례

1부 생각의 집

생각의 집 Ⅰ·10
걸핏하면·12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14
저녁 무렵이면·16
말의 집·18
추상화·20
안부·22
분실신고·23
수몰, 이후·24
세월, 참·26
낙동별곡洛東別曲·28
그리움 Ⅱ·30
착한 일·31
캄캄한 언덕길·32
참, 얄궂다·34
때가 되면·35
안개꽃·36
사치·38
배웅·40
초승달·42
귀향·44
쑥부쟁이·45
추억·46
목련 혹은 그리움·47

2부 비밀번호

비밀번호·50
시월의 담론·53
머나먼 외출·56
그때가 문득·58
하느님의 심술·60
나무·62
풍선껌이 눈에 밟혔다·63
쓸쓸한 송가頌歌·66
허수아비·68
그리운 밤·70
얼떨결에·72
절벽·73
행여, 불현듯·74
낙화·76
돌팔매질·77
외로운 사람·78

3부 멀리 나는 새

허송세월·82
화석·84
돌탑·85
천성암·86
동물원 풍경·87
볼록거울·88
불참 선언·90
귀태鬼胎·92
가면·93
그래, 어쩌면 분꽃도·94
타협·95
청춘·96
성찬·97
멀리 나는 새·98
맨주먹·100
모순 혹은 그림자·101
천수관음·102
안거·104
착각·106

해설 | 호병탁
호숫가의 낡은 벤치, 가슴에 육박해오는 그리움·108

저자소개

김환식 (지은이)    정보 더보기
김환식 시인은 시인이란 말이 사치스럽다고 했다. 자신은 땀 냄새 배인 작업복이나 어울리는 사람인데, 은연중 시인으로 호명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1995년. 『시와반시』로 등단했다. 그런 그가 9번째 시집 원고를 보내왔다. 시편들 속엔, 지난해 『문학청춘』에서 작품상을 받은 「비밀번호」도 숨어 있었다. 이미 우리 시단에서는 중견 시인이지만, 그의 활동은 그리 분답스럽지 않다. 시 또한 구김살 없이 담백하고 소박할 뿐이다. 더러는 시와 떨어져 사는 듯도 하지만, 일개미처럼 늘 풀잎과 나뭇가지들로 시의 집을 짓는 걸 보면, 기실은 남몰래 시를 품고 살았음을 알 수가 있다. 자신의 시 한 편이라도, 누군가의 심금을 다독일 수 있다면, 지구의 한쪽 그늘 밑을 지나가는 바람으로 살다 가도 자신의 생은 축복받은 삶이라며 말갛게 웃었다. 현재, ㈜한중엔시에스의 경영자로, (사)코넥스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 와중에도 『시인시대』와 『시인부락』의 가족으로서, 『낙인』 『버팀목』 등 8권의 시집을 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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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부 생각의 집

생각의 집 Ⅰ


강둑에서 내려다보면
더벅머리의 허상들
물에 빠진 미루나무처럼
거꾸로 서 있다
소나기가 오려나 보다
생각의 행로가 끄무레하다
공연히 보채기만 하던
천둥 번개도 귀가를 서둘렀다
이젠, 허공도 공허할 뿐이다
생각도 종종 트집을 부리면,
생의 씨름판도 난장이 되고 말 것이다
영역싸움을 하든
사랑싸움을 하든
가시를 품은 생각들은
숨바꼭질하기 마련이다
가시를 밟지 않고
가시밭길을 온전히 지나갈 수 있을까
눈꺼풀에 매달린 허상들이, 연신
생각의 문지방을 들락거렸다
퀭하게 비었다
유효기간이 지난 말들을 구기고 찢어
휴지통에 던지고 나면

생각보다 깊게
첫닭이 울었다

걸핏하면

일몰의 풍경 속에 
자주 등장하던
낡고 바랜 나무 벤치가
그 호수의 길섶에
터를 잡은 지 오래다

걸핏하면 
궁상맞은 그림자들이 
잠깐씩 고단함을 풀고 가는
그 벤치는, 호수 건너
외딴 양철집
해묵은 풍경보다
더 붉고 고즈넉하다

가끔은
달그림자가 달포씩 월세를 살다 가고
또, 가끔은
주인 허락도 없이
쓸쓸함이 한나절씩 낮잠을 자고 가고
또, 어떨 때는
주체 못 할 그리움이 눈물을 쏟고 간다
하지만, 또 가끔은
첫사랑마저 경매에 넘긴 그가
해 저물도록 한숨을 훔치다 간다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윤오월
초순인데
모내기 끝난 들판이
야단법석입니다
다잡을 사연들도 없이
윗마을
아랫마을 
청개구리들 다 모여 앉아
갑론을박 의견만 분분합니다
더러는
못난 내 흉도 보고
더러는 지들 잘난 체도 하고 
또 더러는
가당찮은 입씨름으로
밤 깊은 줄도 잊고 소란을 피웁니다

그런 풍광을 추억하며
나는
좁은 논둑길에 넋 놓고 앉아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아득히
캄캄한 무논만 바라봅니다

저녁 무렵이면

그 호수의 둘레길
비스듬히 기울어진 나무 벤치에
수척한 떡갈나무잎 홀로 앉아
수심에 잠겨 있다 
물빛은 온전히 하늘빛인데
물결들만 잘난 체 경계를 다툰다
저녁 무렵이면
행로를 분실한 그림자들
서둘러 주인을 찾아 떠나고
저무는 햇살은
마디 굵은 손가락을 비비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먼 타처로 철새가 떠나던
떠났던 텃새가 울먹이며 돌아오던
그런 기막힌 사연들조차 외면한 채
호수는 그냥 방관만 하고 있을 뿐,
이미 저녁 해는
먼 산의 이마 위를 외봉낙타처럼 지나가고
귀가할 생각마저 잊은 떡갈나무잎은
땅거미가 허공에 거미줄을 칠 때까지
호수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말의 집

가출한 말들이
허공을 떠돌고 있다
오갈 데 없는 표정이
한없이 석연찮다
무작정, 가출한 후
앞뒤를 가름한다는 건
그래, 분명 무모한 짓이다
그냥 서둘러 가출한다고, 오래
나를 가두었던 생각들을
쉽게 버릴 순 없는 것이다
밑도 끝도 없는 사연들이
부르튼 내 입술을 맴돌고 있다
주인을 잃은 풍문도
고아가 된 애틋함도 마찬가지다
만나기만 하면 티적거리던 허상들이
오늘은 의좋은 척 눈빛을 반짝인다
어설프게 귀가를 서두르면
선한 사람도 바보 취급을 받는 세상이다
업어치기를 하든 되치기를 당하던
그 말이 몸을 푼 그 집 문간방에는
허기진 풍문들이 모여 웅성거린다
그래, 그 말들을 해코지하지 않고
한 생의 행로를 톺아볼 수 있을까
구겨진 입들을 봉인한 후에
그 집의 사랑채에 가둬두고 싶지만
흠모하는 말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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