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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이야기
· ISBN : 9788997472253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2-12-10
책 소개
목차
첫 번째 이야기 농담은 진담보다 진실하다
농담이 사실보다 우리를 기쁘게 할 때
진리는 글자 밖에 있다
실천하지 말고 수행하라
영혼은 없고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
두 번째 이야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누구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의심이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짝패와의 경쟁을 버리라
자기 세계에 갇힌 사람들
나는 왜 내가 아니고 너인가
세 번째 이야기 정의란 무엇인가?
은혜가 재앙이 될 때
종교도 이성도 모두 유령이 되어 버린 시대
얻은 것과 잃은 것
잊혀진 죽음이 없는 세상을 향하여
네 번째 이야기 처음에는 희극으로 다음에는 비극으로
모두 자기의 춤을 추는 것이 인생
두려운 것들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법
세상은 비극일까 희극일까
쓰나미보다 우리 곁 인간 재해부터 대비하라
다섯 번째 이야기 꿈을 바꾸는 사람들
교회로 가는 길을 잃다
종교가 현실에 말을 걸다
삶을 해체하지 않는 마지막 한 가지
꿈을 깨야 꿈이 이루어진다
합리와 광신 사이에서
에필로그 신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정확한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떤 종교가 되었건 간에 경전의 기본 정신은 죽임이 아니라 살림이며, 이성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선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이다. 조직신학자 다니엘 밀리오리는“성서 해석의 필수적인 맥락은 아직도 구원받지 못한 이 세계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믿음, 사랑, 소망의 삶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중에 제일은‘사랑’이다. 알랭 바디우는‘쓰인 법’(율법)에는 구원이 없다는 바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랑은 율법(모든 쓰인 것)의 완성이기에(로마서 13:10), 읽은 사람이 아니라 마음으로 믿은 사람이 구원을 얻는다(로마서 10:8).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의 입과 마음에 가까이 있으므로, 다시 말해 읽는 눈에 있었으므로(신명기 30:14) 구원은 철저하게 탈문자화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 바디우의 주장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욕망의 죄를 대신 지기라도 하듯 소와 돼지들이 집단으로 살처분된다. 그런데 정작 인간은 거라사 광인처럼 괴로워하지 않는다. 차라리 욕망과 죄 때문에 괴로워하기라도 하면 치유의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죽어가는 동물들을 보면서 여전히 욕망으로 자신들을 채우고 예수를 따를 생각도 하지 않는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사람들이 컴퓨터, TV, 스마트폰 등을 통해 재앙의 이미지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해 줬다.“ 테크놀로지는 타인의 고통은 경험해 보지도 않고 그 참상에 정통하게 만들고 진지해질 수 있는 가능성마저 비웃게 된다.”는 수잔 손택의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하기야 누가 요즘 세상에 힘든 방법으로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며 진리를 따르겠는가! 종교 기관에서 화려하게 제공되는 여러 가지 보조 장치의 도움을 받으면 진리를 따르는 일이 쉽게 되는데 말이다.
여주인공 희수는 모방 욕망에 사로잡힌 존재이다. 결혼 직전까지 갔다가 깨진 남자 대신 1년 전 돈을 꾼 뒤 홀연히 사라진 옛 남자친구를 찾아 경마장으로 간다. 남편감은 능력이 있어야 하며 능력이 없으면 남편감으로서의 지위는 상실된다. 틀에 박힌 결혼을 행복으로 생각하고 모방하려는 그녀에게 경제적 무능력은 견딜 수 없다. 결혼 무산의 이유가 그것이다. 지질한 젊은 여성이 되지 않기 위해 자가용도 소유하고 있다. 그녀는 모방의 세계를 즐긴다. 병운과 함께 만나는 병운의 여자들은 그녀에게 경쟁과 모방 대상인 짝패가 아니다. 젊은 남자에게 묘한 눈빛을 보내는 돈 많은 중년 여인, 호스티스, 우연히 마주친 개념 없는 부잣집 아들 같은 인간군들은 희수에게 있어서 짝패가 아니라 찌꺼기(leftover perso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