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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미학/예술이론
· ISBN : 9788997835881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5-01-14
책 소개
목차
15 대화를 시작하며
23 첫번째 대화 / 뉴욕, MoMA(뉴욕 현대미술관)에서
43 두번째 대화 / 아나콘다 이야기
51 / 스몰 토크
63 세번째 대화 / 조슈아트리 사막에서
73 네번째 대화 / 뉴요커의 그림 감상법
89 다섯번째 대화 / 간식통 속의 괴물
101 여섯번째 대화 / 이것도 예술이야?: 소리로 호흡하기
117 일곱번째 대화 / 작은 미술관이 주는 행복
138 장면 하나 / 고래와의 만남
146 장면 둘 / 열쇠 속 세상
159 여덟번째 대화 / 서울,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에서
170 장면 셋 / 강아지에 대하여
177 아홉번째 대화 / 소비하는 삶
185 열번째 대화 / 강아지 길들이기
198 장면 넷 / 예술가 그리고 어머니
206 장면 다섯 / 소음과 음악의 차이 Ⅰ
212 장면 여섯 / 소음과 음악의 차이 Ⅱ
221 열한번째 대화 / 무거운 문, 가벼운 문
235 b의 독백 / 뉴욕에 대한 단상
241 대화 이후, a의 독백 /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지금도 누군가와 ‘비생산적’으로 보이는 ‘가벼운’ 잡담이나 대화들을 나누며 그것이 이끄는 대로 놔두곤 한다. 그것들은 때로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게 만드는 큰 주제로 발전되기도 하고, 일부는 그저 그런 잡담으로 소멸되어버린다. 그런데 언젠가 그 비생산적이고 하찮아 보이는 작은 대화가 먼 훗날 그 시대 예술을 바라보는 소중한 시선이자 목소
리였음을 우리는 지나온 역사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예술을 둘러싼 다양하고 ‘작은’ 대화들이 앞으로도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소망한다.
- 대화 이후, a의 독백 / 작가의 말
(b는 천천히 그림을 감상하는 a로부터 떨어져 넓은 전시장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보는 둥 마는 둥 스윽 훑어본다.)
b 근데 내 취향은 아닌 것 같아. 너무 단순하고 무미건조하다고 할까? 홈디포 페인트 코너에 붙어 있는 색상표를 보는 것처럼 느낌이 없어. 좋은 작업이라면 시각적으로 강한 생명력이나 아름다움이 느껴져야 하는 것 아니야? 캔버스랑 붓만 있으면 나도 이 정도는 그리겠는데.
a 브라이스 마든의 작품은 단순한 형식과 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을 모르면 너처럼 ‘나도 그릴 수 있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일 수 있어. 그런데 단순해 보여도 그 안에 정말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지. 물리적인 제작 과정은 물론이고, 영감을 받은 것에서부터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걸린 긴 시간을 생각하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아. 예술가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를 거 아냐.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친 요소도 다를 테고. 그래서 미술 감상이란 일종의 탐정 게임과 같아. 관람객은 오직 단편적인 단서들만 보고 유추하게 마련이거든. 재미있는 건 작가들마다 그 단서를 제시하는 방법이 다 달라.
- 첫번째 대화 / 뉴욕, MoMA(뉴욕 현대미술관)에서
a 예술도 이런 사막과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고통스러우면서도 그곳에 생명과 이야기가 있고 불필요한 멋이나 장식 따위는 발붙일 틈을 주지 않으면서도 그 제한된 공간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자 하는 것. 그 몸부림의 파장이 눈으로 들어와 가슴을 울리고 머리로 퍼져나가는 느낌. 그저 바라보는 것 외에는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느낌.
b 뭔지 알 것 같아. 내 생각에도 예술가가 자신을 온전히 내던지지 않으면 이런 느낌을 줄 수 없을 것 같아. 겉멋을 낸다든지 핵심 외에 군더더기들이 달라붙어 있다면 말이야. 잡초가 무성한 느낌이랄까, 그런 상태에서는 네가 말한 응축된 느낌이 들지 않겠지.
- 세번째 대화 / 조슈아트리 사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