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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88997870660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2-08-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어느 축구나라 이야기
1장. 학부모로 산다는 것
대한민국 학부모들은 지금 | 학부모로 산다는 것 | 자식 자랑은 팔불출 |1%의 희망과 현실 | 애타는 부모 마음 | 돈도 실력이다 | 돈이 꿈이 되는 세상 | 학부모에게 희망을
2장. 우리 아이들 이야기
다양한 아이들 | 아이들도 힘들어요 | 공포의 엄친아 |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못한다? | 엄마 아빠하고는 말이 안 통해 | 어떻게 해야 열심히 공부할까 | 참는 자가 이기는 자
3장. 가는 길은 알고 가야 한다
가지 않은 길 | 꿈이 없는 아이 | 부모와 다른 꿈을 꾸는 아이 | 세상은 넓고 직업은 많다 | 가는 길은 알고 가자
4장. 학창시절에 공부 잘하셨나요?
공부, 공부, 공부!|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나요?|공부 못하니까 배달하지|공부 잘하니까 착한 거야|교과서 유감|객관식의 농단|학(學)과 습(習)|사교육 문제|사교육 비판|학(學)을 위한 교육
5장. 가붕개 이야기
선생님의 전교 1등 자랑|잘사는 동네가 훨씬 예의 바르다?|자사고, 특목고는 내로남불?|공립 고등학교 나온 하버드 대학생|학교 우등생이 사회 우등생은 아니다?|행복한 가붕개로 살아라?|라인맨이 쿼터백보다 더 중요하다
6장. 대학이 달라져야 한다
대학 간판은 있어야 한다|여전히 필요한 대학 간판|실속 있는 대학 간판|서울대학교 못 갔어?|내가 SKY만 나왔어도……|노벨상 하나 없는 우리 대학|대학의 경쟁력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7장.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
미래의 새로운 인재관 |학생부종합전형의 진정한 의미|고교학점제의 진정한 의미|공부 잘하는 사람들의 패악질|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
8장. 무엇을 할 것인가
열린 줄 세우기, 적성중심학교로 바꾸어야 한다|인재 선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열린 민주사회의 공교육으로 바꾸어야 한다|학부모의 결단으로 바꿀 수 있다|학부모의 참여로 바꿀 수 있다|학부모의 신뢰로 바꿀 수 있다|교육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만들 수 있다
| 에필로그 |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느 축구나라가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축구 잘하는 것을 최고로 여깁니다. 민주공화국이 들어서기 전 왕조 시절에 고위 관료를 축구로 선발했던 과거제도의 영향이라고 보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가가 인정하는 축구선수가 되면 부와 명예뿐 아니라 권력도 갖게 됩니다. 국가대표 선수가 되면 국회의원이나 장관은 ‘따 놓은 당상’입니다. 그 밖에 전문직이나 대기업 등과 같은 인기 직장도 축구 실력이 좌우합니다. 이렇다 보니 대학도 축구 실력으로 신입생을 뽑습니다.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축구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은 아주 민감하고 첨예한 쟁점이 됩니다.
‘공을 잘 찬다’는 것은 추상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평가하기도 어렵고 객관적으로 순서를 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학 입시에서 한 세대 40만 명의 고등학생 전체를 축구 잘하는 순서대로 줄을 세우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부는 고민 끝에 축구를 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허벅지의 굵기로 선발하는 제도를 마련합니다.
일단 허벅지 굵기로 선발하기로 하자 학교에서는 온통 허벅지근육을 키우는 데만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허벅지 근육을 키우기 위한 훈련법이 핵심 교과목이 되었습니다. 학교 앞에는 허벅지 근육을 키워주는 학원이 번성합니다. 돈이 많은 가정은 비싼 트레이너를 고용합니다.
정부는 허벅지 근육의 두께를 정확히 재는 최첨단 측정도구를 개발해 보급했습니다. 아주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측정 도구입니다. 측정 절차, 위치, 방법 등에 대한 상세한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0.00001mm도 석차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모든 고등학생의 허벅지는 9단계로 등급이 매겨집니다.
출세의 등용문인 축구선수를 허벅지 굵기로 선발하니 허벅지 굵기가 곧 출세의 수단이 되었습니다. 허벅지 굵은 순서로 좋은 직업을 갖고 사회적 특권층이 됩니다. 무엇보다 최고의 영예는 축구 국가대표가 되는 것입니다. 국가대표 선수도 당연히 허벅지 굵기로 뽑습니다. 국가대표를 마치면 대부분 국회의원이나 장관이 됩니다.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한마디로 축구나라에서 용이 되는 것이지요. 당연히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그렇다고 축구나라의 국제대회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허벅지 굵다고 공을 잘 찬다는 보장은 없나 봅니다. 웬일인지 국제대회 성적이 영 신통치 않습니다. 영국에서 개최되는 <2022 THE 세계 축구대회>에서 제일 잘하는 국가대표 성적이 세계 54위에 불과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 허벅지 근육이 크게 필요치 않은 일에 종사할 사람들도 허벅지 굵기를 키우는 훈련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화가도, 피아니스트도, 작가도, 가수도, 자영업자도, 회사원도 모두가 허벅지 굵기를 늘리려고 합니다. 일단 학교에서 허벅지만 훈련시키기 때문이고, 허벅지가 굵지 않으면 불성실하거나 무능력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그 사회에서는 허벅지 등급이 사회적 지위, 위신, 그리고 계층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부상하는 문제는 ‘돈이 허벅지 굵기를 좌우한다’는 비판입니다. 나라에서는 허벅지 굵기를 키우는 데 모두가 공정한 기회를 갖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어릴 적부터 좋은 영양 상태나 전문 트레이너를 고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진짜 부자들은 외국에 가서 따로 훈련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시끄럽기는 하지만 오늘도 여전히 축구나라 교실에서는 ‘허벅지 굵기가 인생을 바꾼다!’라는 구호를 열심히 제창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부모의 삶은 어떠할까요? 학부모로 산다는 것은 인생의 보람이자 인생의 가장 중요한 소명 중 하나입니다. 한편으로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불안은 막연한 불안이지만 부모의 불안은 예견된 불안입니다. 길고 긴 사교육의 강을 마주한 불안입니다.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지? 잘 할 수 있을까?’ 부모는 아이에게 책임감과 열정을 다 쏟아붓습니다. 교육전문가가 되어갑니다. 초등학교 때는 뭘 하고, 중학교 때는 뭘 하고, 입시제도가 언제 바뀔 예정이니 그에 맞추어서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고 등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사교육전문가입니다.
30대부터 40대를 거쳐 50대까지 학부모 시절은 뒤돌아볼 새도 없이 열심히 일하고 경력도 쌓는 때입니다. 동시에 아이 교육도 시켜야 하는 바쁜 때입니다. 길고 긴, 그러나 어느새 훌쩍 12년이 지나면 고등학교를 졸업합니다. 어느덧 부모는 은퇴할 날이 다가오고 그렇습니다. 지나고 나면 세월 참 빠릅니다. 자녀의 진로에 아쉬움이 많은 부모가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홀가분합니다. 바로 이때부터는 교육에 대한 불만을 다 잊어버린다죠? 이제 교육은 남의 문제가 됩니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놓고 나서야 부모는 조금 살만 합니다. 여유롭게 카페에서 친구들도 만나고 홀가분하게 여행도 떠납니다.
학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는 인생의 황금 같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은 것이 모두의 소망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리 녹녹지 않습니다. 공부를 웬만큼 해야지, 하게 되면 사교육 광풍을 피해갈 수 없고 공부를 못하면 속이 상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품고 역시 사교육에 휘말리게 됩니다.
공부, 공부! 성적, 성적!
이렇게 외치다가 아이도 부모도 황금 같은 시간이 다 지나가 버립니다. 한 번뿐인 소중한 삶, 부모는 학원비 대다가, 아이들은 학원 뺑뺑이 돌다가 참 아까운 시간이 지나가 버립니다. 웬만한 소신 없이는 이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1시간만 더 공부해! 1점만 더 따!” 대신에 “읽고 싶은 책이나 실컷 읽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용기입니다. 그렇게 죽어라 공부해도 성공하는 사람은 2등급까지 해서 11%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 냉혹한 현실입니다.
치열한 열전을 치르고 난 후, 이제는 거울 앞에 선 중년이 되어 조금 후회도 합니다. 그렇게 애를 닦달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지요. 그러나 결과가 어떻든 부모로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매년 새봄에 새롭게 학부모가 되는 부모들도 그렇게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나 이런 선의의 노력이 고통으로 다가오는 현실이 문제겠지요.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내 자식 잘 가르쳐서 보란 듯이 잘 살게 하겠다는 부모의 욕심이 잘못인가요? 아니면 우리의 공교육 수준이 뒤따라가지 못하는 것일까요? 자꾸 바뀌는 교육정책 탓인가요? 학부모로 산다는 것은 이런 문제를 고민하며, 자식에 대한 기대와 불안을 갖고 12년의 세월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갑니다.
본문 <학부모로 산다는 것> 중에서
아이가 꿈이 없다고요? 뭐라도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같이 고민을 하겠는데 아무런 꿈도 없이 멍하니 있어 보일 때는 부모는 마음이 답답합니다. 그렇죠? 청소년기 때는 명확한 꿈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꿈이 없다’는 것을 문제로 볼 수는 없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자기의 미래를 명확하게 정하지 못하는 경우는 흔한 일입니다. 이런 경우는 아이에게 아직 뭔가가 크게 다가오는 것이 없어서입니다. 또는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아직 이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좀 더 많이 생각하도록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합니다. 서구에서는 청소년기에 자신과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아일랜드), 갭이어(Gap year, 영국 등) 등입니다. 전환학년제는 중학교 단계를 마친 후에, 갭이어는 대학에 진학하기 전 1년 정도 통상적인 학업 대신에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유롭게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도록 시간을 갖는 제도입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여유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치열한 대학 입시 경쟁 때문에 고등학교가 아닌 중학교 과정 중에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진로 변경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요즘은 전과제도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고, 다른 대학으로 편입도 과거에 비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통해 좀 더 깊이 있게 전문 분야를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아주 경쟁이 심한 대학이 아니면 나중에라도 각성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넓어지고 있습니다.
전(前)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Obama)는 고등학교 때 술과 약물에 빠져서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던 문제아였습니다. LA의 한 이름 없는 대학에 진학한 후 대오각성해서 뉴욕의 명문 컬럼비아대학교에 편입을 하게 되고 이후 하버드대학교 로스쿨까지 진학을 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에 조금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자기 자신의 자존감, 자아정체성을 갖고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사회적 품성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품성과 건강한 정신, 튼튼한 신체를 가꾸어 간다면 언젠가 뜻이 정해질 때 공부는 저절로 하게 되고, 그렇게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본문 <꿈이 없는 아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