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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88997870561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1-09-23
책 소개
목차
추천사
프롤로그
PARTⅠ 누가 ‘용’이 되는가?
1장 바다의 용
로스쿨 자기소개서의 배신 | 돈도 실력이야! | 미국판 바다의 용
2장 개천의 용
시험능력주의 사회 | 인재 선발권은 누구에게 | 바뀌어가는 인재관
3장 새로운 교육의 미래 : 고교학점제
고교학점제의 의미와 미래 | 고교학점제 운영 사례
4장 개천의 용을 위한 사회적 대학입시제도
진로(進路) | 사회적 대학입시제도
PART Ⅱ 교육정책의 경험적 단상
5장 대학 정책
대학 입학금을 폐지하라 | 학사제도 개혁과 대학 혁신 | 대학 재정지원은 콩나물시루에 물주기?
6장 교육복지정책
고교 무상교육은 공교육의 기본이다 | 대안교육의 대안
PART Ⅲ 개천의 용과 국가
7장 구한말 학부
학부의 출발
8장 해방 이후 교육부(문교부)
대한민국의 교육 이념
9장 미국 연방 교육부와 교육자치
국가주의 교육의 억제: 연방 교육부 | 주민들이 운영하는 공립학교
10장 개천의 용을 위한 사회적 교육정책
미래를 위한 제언
PART Ⅳ 공정한 교육은 가능한가
사회적으로 공정한 교육
에필로그
부록 : 아일랜드 전환학년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니 ‘개천의 용’이니 하는 말들이 교육에 대한 사회적 쟁점을 논의할 때 사용되곤 합니다. ‘개천의 용’이라는 말은 어려운 사회경제적 배경에도 계층 상승을 위한 통로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바다의 용’은 탁월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바탕으로 엘리트 반열에 들게 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니 ‘행복한 가붕개’라는 말도 있습니다.
가재든 용이든 각자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갖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제도이고, 이를 위해 공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일 것입니다. 이러한 국가의 책무를 미력하나마 담당해온 교육부 공무원으로서 정책 현장에서 부딪히고 고민해온 몇 가지 주제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직 공부가 부족하여 교육에 대한 사회철학적 담론을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막연하게나마 ‘사회적 교육정책’이라는 주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교육정책은 ‘경쟁은 인정하되 그 경쟁이 유의미한 지적인 경쟁이 되어야 하고, 그 결과가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경쟁을 유도하고 관리하는 교육정책’으로 정의하고자 합니다. 교육경쟁을 통해 국가 경쟁력이 향상되고 사회적 형평성이 촉진되며 개개인의 민주적·사회적 품성이 함양된다면 우리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는 좋은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런 탐색 과정의 첫발이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교육부 학생복지정책과장, 진로교육과장, 학술장학정책관, 국립대학교 사무국장, 해외 직무연수 동안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로스쿨제도의 도입은 법조인뿐 아니라 미래 지도자 후보들을 선발하는 방식의 큰 변화이며 중대한 사회적 결단이었다. 그러나 로스쿨의 자기소개서는 이런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다. 아무리 선진국과 같은 명예 준칙(honor code)에 대한 신뢰가 약하다고 해도 ‘지원서에 대놓고 집안 자랑을 할 정도의 의식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정의로운 법조인이 되고 미래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굳이 어린 시절부터의 성장 배경을 알고자 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의 대학 시절의 열정과 활동을 보면 충분했을 것이다. 어이없게도 한 로스쿨은 지원 서류에 보호자 이름과 직장명을 적도록 했다. 이 대학의 한 지원자는 보호자 란에 관계가 ‘장인’이라고 표시하고 그 이름과 법률사무소 명칭을 보란 듯이 기재했다. 부모·형제가 있다면 기가 찰 노릇이다.
대학은 묵시적으로 또는 명시적으로 법조 배경을 가진 지원자에 대한 기대가 있었거나 적어도 중산층 이상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대한 잠재적 선호를 갖고 있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분별을 가능케 한 것이 어릴 적부터 성장 배경을 적도록 한 자기소개서였다.
로스쿨 재학생의 국가장학금 신청 현황을 분석한 <국민일보> 기사(2016. 11. 24.)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소득순위가 9분위 이상이거나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고소득층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비싼 등록금과 3년간의 매몰 비용으로 인한 경제적 장벽이 높은 결과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로스쿨이 선발 과정에서 중상류층을 선호한 결과일 수도 있다. 고소득층이 아니면 지원에 엄두를 내지도 못할 뿐 아니라 로스쿨이 저소득층을 선호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모 대학은 지원서에 장학금 지원이 필요한지 여부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이는 저소득층을 식별하기 위한 장치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로스쿨이 누려왔던 자율성은 우리 국민이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이기 때문에 강력한 규제가 뒤따랐다. 매 3년마다 로스쿨은 선발을 공정하게 하고 있는지 점검받게 되었다. 로스쿨뿐 아니라 정성적인 서류전형 절차가 있는 약대 편입, 의전원이나 의대 편입, 그리고 특목고 선발 등에서도 부모 신상 기재를 금지하는 제도개선이 이루어졌다. 사법시험이 ‘개천의 용’에 대한 상징으로 사회적 신뢰를 받았던 것처럼 로스쿨이 이러한 사회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본문 <배신의 결과로> 중에서
2017년 기준으로 국립대학 전체의 등록금 수입액은 1조 4천억 원 정도다. 국가장학금 등 공적인 지원액이 이미 8천3백억 원이다. 여기에 5천7백억 원만 추가하면 국립대학 등록금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 사회적인 필요성만 인정되면 공적 재정 투자도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고등교육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사회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공적 교육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고등교육의 혜택은 우리 사회 전체가 누리게 되는 것이다. 지난 산업화 동안에 우수한 대학 졸업자들이 선진 산업국을 따라잡는 핵심 인력으로 큰 기여를 했다. 성큼 다가온 AI 시대에도 고등교육 인력의 경쟁력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 대학교육의 혜택은 우리 사회 전체가 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립대학만이라도 이런 공공성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의 계층적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무상화는 필요하다. 중간 계층의 완전한 학비 부담 경감은 고등교육의 계층 격차를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방 국립대학의 국가장학금 수혜율은 50% 정도로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두 배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방 국립대학이 고등교육 기회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국립대학 무상화는 중간 계층 이하에 대한 사회복지정책이다.
국립대학이 등록금에서 자유로워지면 교육의 질적 차원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있게 된다. 대학 재정이 학생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대학교육의 내용과 평가 그리고 졸업생의 질 관리에 획기적인 변화가 올 것이다.
엄격한 학사관리와 수월성 추구가 가능해질 것이다. 유럽의 대학은 들어가기는 쉬워도 졸업이 어렵다. 프랑스를 예로 들면 바칼로레아 합격자는 프랑스 전역의 85개 국립대학에 모두 입학할 수 있지만, 1학년 학생 중 40% 정도만 2학년에 진급을 하고 3년을 마치는 비율은 27% 정도에 불과하다. 대학 재정이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국립대학은 서울대학교를 제외하면 모두 지방에 있다. 지방대학 육성과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 국립대의 육성은 국가적 과제다. 국립대학의 무상화는 지역대학 성장의 가장 기초가 되는 우수 인재의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가 전액을 지원하는 국립대학으로서의 위상 강화는 지방 국립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백약이 무효’인 지방대학 육성 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본문 <미래를 위한 제언-국립대학 무상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