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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철학적 하루

동물의 철학적 하루

(마음을 뒤흔드는 동물 우화 21편)

두리안 스케가와 (지은이), 미조카미 이쿠코 (그림), 홍성민 (옮긴이)
공명
19,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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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철학적 하루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동물의 철학적 하루 (마음을 뒤흔드는 동물 우화 21편)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97870981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6-01-10

책 소개

동물의 생태에 철학을 더한 21가지 우화. 두리안 스케가와는 숲속 동물들의 하루를 통해 스피노자부터 노자까지의 사유를 풀어내며, 우리가 왜 여기 있는지를 따뜻하게 묻는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1화 곰 소년과 시선| 2화 누나 여우| 3화 확실한 다람쥐의 불확실성| 4화 엄마 고래| 5화 두더지의 한계상황| 6화 보스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7화 외뿔의 선택| 8화 박쥐 도치| 9화 새끼 멧돼지의 수치| 10화 멸종위기종| 11화 슬로한 미소| 12화 마지막 기억| 13장 맥의 어마어마한 꿈| 14화 굴러다니는 작은 승려| 15화 날름 군의 진화| 16화 아저씨가 할 수 있는 일| 17화 비쿠냐와 콘도르| 18화 이구아나 회의| 19화 코끼리거북의 시간| 20화 날지 못하는 이유| 21화 대화하는 새(후기를 대신하여)

저자소개

두리안 스케가와 (지은이)    정보 더보기
메이지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1962년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제1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했다. 소설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22개국 언어로 번역되었고, 프랑스에서는 ‘DOMITYS 문학상’, ‘독자가 고른 문고본 대상’ 등 4관왕에 올랐다. 그 외 쓴 책으로는 『선량계와 오쿠로 가는 좁은 길』(일본에세이스트 클럽상 수상), 『신주쿠의 고양이』, 『물가의 부처』, 『외로움으로부터 290엔을 버는 방법』 등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개, 고양이, 구관조, 비둘기, 잉꼬, 페럿, 다람쥐, 햄스터, 거북, 영원, 참개구리, 게, 사슴벌레, 호랑나비, 미꾸라지 등을 키우면서 친구처럼 지냈다. 밴드 ‘외치는 시인의 모임’의 보컬로 〈이구아나〉, 〈코끼리거북〉 등의 곡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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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안 스케가와의 다른 책 >
홍성민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교토 국제외국어센터에서 일본어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행복하게 늙고 싶다, 아프지 않게』 『물은 답을 알고 있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 『차이와 사이』 『예민함 내려놓기』 『앞으로도 살아갈 당신에게』 『잠자기 전 30분』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세계사를 바꾼 28가지 암살사건』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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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카미 이쿠코 (그림)    정보 더보기
동판화가. 2022년 『아사히신문』에 연재된 다와다 요코의 『백학량시』 삽화 · 표지, 2023년 두리안 스케가와의 『외로움으로부터 290엔을 버는 방법』 표지를 담당했다. 작품에는 그림책 『늑대현(縣)』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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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엄마 고래가 항구에 갇힌 지 닷새째 되던 해 질 녘이었다. 만조로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졌지만 움직이지 않는 엄마 고래를 보고 이제 끝일지 모른다고 안벽에 있던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을 때다. 소년은 아득히 먼 대지의 바닥에서 “지금이야.” 하는 속삭임을 들었다. 소년은 입을 벌렸다. 고여 있던 이 별의 기분이 인간은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가 되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양손으로 귀를 막고 무너지듯 이 무릎을 꿇었다. 강렬하게 울리는, 엄청난 음량의 노래였다.
어두운 안개 속에 떨어져 있었던 엄마 고래는 그 순간 잠이 깼다. 자신의 배와 닿아 있는 얕은 여울의, 더 훨씬 아래쪽에서 엄청난 힘이 솟구쳤다. 그 힘이 무한하다는 것을 엄마 고래는 순식간에 깨달았다.
“오오, 묭! 나는 헤엄쳐야 해….”
엄마 고래의 꼬리지느러미가 크게 수면을 때렸다. 거대한 몸이 서서히 움직인다. 엄마 고래는 가슴지느러미로 정박해 있는 배를 밀어서 몸의 방향을 바꿨다. 소년도 무한한 힘에 의지해 계속 노래 불렀다.

본문 <엄마 고래> 중에서


파롤은 그때 인간이 어떤 생물인지 이해했다. 저들은 적을 만들어 살아가는 동물이 아닐까. 하늘에서 보면 어디에도 선 같은 것은 그어져 있지 않은데 서로 나누는 것을 모른다. 높은 탑을 세우고 싶어 하는 것도 인간들끼리 경쟁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적에게 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인간들은 도시를 만들고, 무기를 만들고 서로 죽였다.
총에 맞은 엄마와 아이는 황무지에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했다. 그 위를 또 미사일이 날아간다. 폭음과 섬광으로부터 도망치면서 파롤의 머리에는 불에 휩싸인 하나의 별이 떠올랐다. 직감적으로 파롤은 이렇게 생각했다. 만일 인간들이 계속 적을 만들고 경쟁을 멈추지 않는다면 이 별은 언젠가 최후를 맞을 것이다. 파롤은 폭연이 길게 깔리는 하늘을 날면서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바보는 너희다! 진짜 멸종을 부르는 동물이여!”
물론 적을 갖지 않는 얌전한 새를 업신여긴 인간에게는 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본문 <멸종위기종> 중에서


“나는 정말 이상한 동물이에요. 걷기 불편한 거대한 갈고리발톱, 길고 오므라든 입, 지렁이도마뱀으로 착각할 혀….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
풀이 죽은 날름 군의 머리 위에서 생쥐가 속삭였다.
“생긴 모습은 어쩔 수 없어. 38억 년 전 원시 생명이 생겨난 이래 모두 각자의 길을 걸어왔어. 너의 선조들은 수십만 년에 걸쳐 개미탑에 얼굴을 쑤셔 넣었잖아. 그래서 주둥이가 뾰족하고 혀가 길어진 거야. 진화론적으로는 그래.”
날름 군은 오므라진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놀랐다.
“그런데 당신들 생쥐나 우리 개미핥기는 어디를 향해 진화하는 거죠?”
“어디라니?”
“마음은 진화하지 않나요?”
날름 군의 질문을 받은 생쥐는 잠시 아무 말 하지 않다가, “할 수도 있지.” 하고 팔짱을 꼈다.
“네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시작하고, 자손도 그런 일을 계속하면 1만 년쯤 후에는 개미핥기가 모두에게 존경받는 존재가 될지도 몰라.”
“그렇다면 나, 내일부터 도움이 되는 개미핥기가 되어볼래요.”
본문 <날름 군의 진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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