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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8096540
· 쪽수 : 116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피타고라스의 달
헤라클레이토스의 빈집
케르겔렌 군도
까뮈 병실 301호
점묘법으로 듣기
정사(情死)
페르소나
두고 나온 집
성탄 전야
중환자실의 까뮈
수족관 속 미아보호소
고양이 눈
지하철 1호선에서의 웅변
물고기 집
제2부
선(禪)으로의 초대
발치에 대한 연역적 사고
물활론에 관한 퍼포먼스
싸락눈
공중전화 부스에 갇히다
비단조개 이별법
첫사랑
쑤시미 낚시
케르겔렌 군도 2
엄마 엄마 이리와
끝난 겨울
풍선
공(空)의 인상
소나무 재선충
제3부
회향(回向)
새들의 처방전
먼지 존재론
도로 연수법
청소하는 여자
비누여자
불청객
철학동화
주점, 노인과 바다
스테인드글라스에 비친 저녁
뙤약볕
앉은뱅이 의자
낯선 영화와의 조우
어느 가방의 죽음
제4부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
까뮈 병실 302호
페르소나 2
페르소나 3
오, 저기
다람쥐들은 또 어디로 갔을까
즐거운 점심
이상한 상자
백목련
새들의 여인숙
가을
사각사각
소나기
고양이가 구르는 이유는
해설 까뮈의 투쟁기
강경희(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책을 읽어주다가
환자의 호흡을 더듬어본다
들이마시고 내쉬어진 글씨들이
병실 공기를 채우고 있다
잠깐 멈춰진 그의 무호흡이
페이지를 와르르 넘긴다
그가 접어둔 곳, 알제……
그는 반으로 접힌 자리를
이제는 펼쳐놓고 싶어 한다
페스트가 휩쓸고 지나간
장례미사 문장이 쓰여 있는 곳
그는 끝까지 쉬지 않고 넘겨져
그곳에서 완전히 평온해진
쉼표를 찍고 싶어 한다
―「중환자실의 까뮈」 부분
달이 숫자 모양으로 떠오르는 시간, 경리과 K 과장은 버스 차창에 비친 자신의 몰골을 무심히 본다 어둠 속에 고여 있던 눈알이 희미하게 유리 위로 튀어나온다 눈동자 속으로 빌딩 창문들이 금전출납부 잔고란 넘겨지듯 휙휙 지나간다 종일 자신이 들여다보던 아라비아 숫자들 123456789 눈알 속으로 파고들 듯 일제히 각을 뒤튼다 완전한 수로 끝나지 못해 버석거리는 숫자들, 그의 후줄근한 오늘 뒤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피타고라스의 달」 부분
손바닥만 한 실그물 하나로
물속 전체를 붙들고 싶었던
서툴게 빛나던 그때,
―「첫사랑」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