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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8268824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12-12-18
목차
1권
별 하나_ 창 너머에 저 사연들이
별 둘_ 손휘영 불어 선생님
별 셋_ 꽃들의 행진
별 넷_ 조용한 파동, 그 결의 무늬
별 다섯_ 하얀 목 십자가
별 여섯_ 눈 뜨는 그림자
별 일곱_ 어떤 파행
별 여덟_ 하늘과 구름과 호수
2권
별 아홉_ 너와 나의 지적도
별 열_ 그 가을의 미궁
별 열하나_ 흐느끼는 성좌
별 열둘_ 산 속에서의 몇 날
별 열셋 _ 회복기의 병상 노트
별 열넷_ 아리사, 너를 위하여
별 열다섯_ 내 안의 툰드라 일기
별 열여섯_ 잘 가거라, 우리들 겨울
저자소개
책속에서
“준아. 너그 엄마가 널 낳을 때 꿈을 꾸었단다. 무슨 허연 박 덩어리 같은 훤한 달덩이가 막 떠오르는 걸 너그 어미가 치마로 담쑥 받아 안는 꿈이었더래. 그러고 널 낳았단다.”
그러고 보면 내가 달이었던가. 달과는 뗄 수 없는 인연설의 무엇이기라도 한단 말인가. 어쨌든 나는 이 숙명적인 설화를 깊이 남몰래 지니고 살았다.
달은 호반, 저기 서편 호숫가에서 둥실 떠올랐다. 나는 그 달이 동편 호숫가로 서서히 모습을 감춘다는 신비한 사실도 알아냈다. 어느 사이 나는 달이 뜨고 지는 호숫가를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 버렸다.
죽은 엄마가 달나라로 가서 준이 나를 보고 있을 거라는 기쁜 생각을 결코 버리지 않았다. 왜 이다지도 요즈음 더욱 엄마 생각이 나는지 모를 일이었다.
나는 학교가 일찍 끝난 토요일 오후, 전에 하숙했던 명산동, 아리사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길가 제과점에 들러 케이크를 사 들었다. 미리 문구점에서 사 두었던 예쁜 크리스마스카드 한 장을 케이크 상자에 잘 담아 넣었다. 카드에는 빨간 모자를 쓴 산타 할아버지가 순록이 이끄는 썰매에 선물 꾸러미를 잔뜩 싣고 하얀 눈이 쌓인 언덕길을 내려오는 그림과 또 아기 예수 탄생을 축복하는 글귀가 금분을 입힌 영어 글자로 ‘Merry Christmas’라고 박혀 있었다. 나는 아리사의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려다 잠시 망설였다.
웬 까닭인지 내 심장이 마구 두 방망이질을 해왔다. 나는 한사코 뛰노는 심장의 박동을 가라앉히느라 한동안 서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