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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내 남편을 팝니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24185018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5-12-15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24185018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5-12-15
책 소개
2022년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고요한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내 남편을 팝니다』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이 죽음의 의미와 아름다운 애도, 청춘의 방황과 성장을 담담하게 그렸다면 이번 신작은 그 결을 완전히 달리한다.
“당신을 팔아서 그 돈의 절반을 위자료로 줄게!”
숲속 전원주택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남편 경매
금기를 깨는 스릴과 폐부를 찌르는 여운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고요한이 선사하는 코믹잔혹극
2022년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고요한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내 남편을 팝니다』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이 죽음의 의미와 아름다운 애도, 청춘의 방황과 성장을 담담하게 그렸다면 이번 신작은 그 결을 완전히 달리한다. 뉴요커 할머니와 불법체류자 한국 청년의 파격적인 결혼을 그린 첫 장편소설 『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파격과 반전을 보여주는 코믹잔혹극이다.
『내 남편을 팝니다』는 남편을 팔고 싶은 아내와 그 남편을 사고 싶은 여자들간의 눈치게임과 경쟁을 코믹하게 풀어낸다. 팔려는 이유는 하나지만 사려는 이유와 사연은 제각각이다. 그 사연이라는 것이 평범함에서부터 기괴함까지, 롤러코스터를 타고 달리듯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코믹함도 단지 가벼운 웃음에 그치지 않는다. 『내 남편을 팝니다』는 풍자와 블랙유머로 가득한 블랙코미디 장르에 가깝다. 그 속에서 작가는 저마다의 인간이 가진 내밀한 욕망과, 복잡 미묘한 부부의 세계 혹은 사랑의 여러 모양을 거침없이 녹여낸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는 식으면 갈아타는 것이 사랑이고, 누군가는 사랑하다 체념하고, 또 누군가는 그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 새로운 사랑을 찾고, 또 다른 누군가는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함부로 드러낼 수 없지만 결코 포기할 수도 없는 저마다의 욕망은 그런 사랑에서 기인한 것이다. 작가의 능청스러운 필설과 서늘한 여운이 돋보이는 『내 남편을 팝니다』는, 외피는 따갑고 알맹이는 더 따가운 소설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가. 이 소설에서 작가가 던지는 여러 물음 중 하나다.
‘남 주기 아깝지만’
남편을 팔고 싶은 여자들의 비밀 클럽
이혼을 앞둔 해리와 마틴. 해리는 반신반의하며 백화점에서 우연히 입수한 명함에 적힌 알파벳을 주소창에 넣어본다. 그러자 ‘남 주기 아깝지만’이란 타이틀을 단 사이트가 해리의 눈앞에 펼쳐진다. 남편을 파는 비밀 클럽이 진짜 있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클럽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거래 제안을 받은 것이다. 망설임도 잠시, 해리는 마틴의 사진을 찍어 보내고 상대는 즉각 마틴을 보러 오겠다며 집 주소를 묻는다.
해리가 남편을 팔려는 것은 돈 때문이다.
“결혼 후 지금까지 내가 들인 돈이 얼만데. 이렇게 이혼하면 위자료 한 푼 못 받고 개털 되는 거니까 당신을 팔아서라도 본전을 뽑아야겠어.” (12쪽)
집안일을 하고 김치를 담그고 철마다 계절 밥상을 차려내는 마틴은 일명 살림남이다. 결혼 10년 동안 아내인 해리가 벌어다 주는 돈으로 먹고살았다. 거기다 아파트 사려고 모아둔 돈을 사기당해 모두 날렸다. 월세를 벗어나기는커녕 땡전 한 푼 없는 개털 신세가 되었다. “죽이고 싶을 만큼 원망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진짜 죽일 순 없어” 해리는 “결혼 10년 만에 이혼장을” 내민다. 하지만 그대로 이혼하기엔 뭔가 억울하다. 백화점에서 우연히 들은 한마디, “니 남편도 팔아버려”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차에 남편 매매 비밀 사이트까지 발견한 해리는 마침내 결심한다. 남편을 팔기로.
“오늘의 경매품을 소개합니다.
출품 번호 1번 김마틴 씨입니다.”
마틴을 보기 위해 집 앞까지 찾아온 구매자가 남자라는 사실에 마틴은 물론 해리까지 경악한다. 닉네임은 도로시. 여성 전용인 비밀 클럽에 아내의 주민번호로 위장 가입한 이유는 살아 있는 사람의 각막이 필요해서다. 3억이라는 거액에 해리는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양심상 차마 도로시에게는 마틴을 팔 수가 없다. 해리의 목적은 남편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지 죽이는 것이 아니다. 끝내 도로시의 제안을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온 해리는 고민 끝에 <내 남편을 팝니다>라는 글을 비밀 클럽에 올린다.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뜨겁다. 경쟁하듯 가격을 제시하는 쪽지가 해리의 품으로 날아든다. 그 순간 해리는 깨닫는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공개적으로 경쟁을 시켜 가격을 올리는 방법, 바로 경매다. 회원들의 경매 찬성 댓글이 속속 올라오는 가운데 닉네임 카미유는 자신의 숲속 전원주택을 경매 장소로 제공하겠다고 말한다.
경매 당일, 해리와 마틴이 숲속 전원주택에 도착하자 카미유가 나와 맞이한다. 집 안 거실에는 경매에 참여할 회원들이 이미 모여 있다. 압구정에서 60년을 살다 와 닉네임도 그렇게 지었다는 올해 일흔 살의 압구정, 클럽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30대 중반의 선글라스, 놀란 얼굴로 유독 마틴을 빤히 쳐다보던 루비통. 여기에 클럽을 만든 유 회장과 사람까지 팔아본 첫 경매사가 될 예정인 20년 경력의 경매사, 연변에서 온 주방 도우미 천설화까지.
마틴을 아파트에 비유해 소개하는 경매사의 화려한 언변으로 경매가 시작된다. 가격 경쟁을 주도하는 것은 압구정과 루비통 그리고 카미유다. 그러나 루비통은 곧 나가떨어지고 압구정과 카미유 둘의 불꽃 튀는 경쟁으로 좁혀진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 핑퐁 게임을 하듯, 아니 서로 칼침을 주고받듯 상대의 호가에 더 높은 호가로 맞선다. 1억으로 시작한 마틴의 몸값이 순식간에 2억이 된다. 최종 승리자는 압구정이다. 카미유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가던 그 순간,
탕! 하고 귀청을 찢는 총소리가 울린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걷잡을 수 없는 욕망
“제가 마틴 씨를 만난 건 운명 같아요.”
카미유는 자신을 만나러 오다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한다. 화려한 도시를 좋아하면서도 깊은 숲속 전원주택으로 이사한 것도 조각가인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서였다. 집 앞에 3천 평이 넘는 감자밭을 일군 것도 감자꽃이 밤에 보면 아름답다고 한 남편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남편의 예술가로서의 능력과 2프로 부족한 감성을 채워주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그런데 그 노력의 열매가 무르익기도 전에 남편이 죽어버렸다. 그 허망함에 처참히 무너져 내리던 카미유 앞에 어느 날 기적처럼 마틴이 나타났다. 남편을 꼭 닮은 마틴. 아니, 남편 그 자체인 마틴. 남편의 빈자리를 채워줄, 아니 남편 그 자체가 될 마틴. 첫 경매에서는 돈이 부족해 압구정에게 질 수밖에 없었다. 마틴을 뺏겨야 하는 현실에 눈앞이 캄캄해지는데 다행히 압구정이 마틴의 구매를 일주일 뒤로 미뤘고, 해리의 반대로 결국 경매는 유찰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급매로 내놓은 아파트가 팔렸다. 이젠 몸값이 얼마가 되더라도 마틴을 살 수 있다.
압구정은 남편을 차에 태워 2차 경매가 열릴 숲속 전원주택으로 달린다. 생각할수록 지난번 경매에서 낙찰받아놓고도 마틴을 구매하지 못한 게 아까워 미칠 지경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남편과 원만히 합의를 보았다. 경매를 통해 남편은 젊은 여자에게 팔아주고 자신은 마틴을 사는 것으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압구정이 마틴을 사려는 것은 늙어가는 자신을 케어해줄 요양사 겸 연하남의 생기 넘치는 기운이 필요해서다. 미래에 자신을 번쩍 들어 안아 휠체어에 앉혀줄 수 있는 사람, 그러면서도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젊은 남자.
루비통은 첫 경매에서 마틴을 본 뒤로 일주일 동안 앓아누웠다.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가운데 마틴의 얼굴만 눈앞에 어른거렸다. 자신의 첫사랑을 꼭 닮았다. 처음 마틴을 본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몸을 떨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자기가 떠나도 괜찮겠냐고 거듭 묻던 첫사랑은, 그의 성공을 위해 루비통 스스로 다른 여자에게 보내주었다. 돈 많고 백 좋고 명망 높은 집안의 여자였다. 그 후 자신은 그림자가 되었다. 그런데 첫사랑을 꼭 닮은 마틴이 나타난 것이다. 이상하게도 이번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다. 양보는 한 번이면 족하다. 사는 집의 전세보증금을 빼고, 3차 경매가 열릴 전원주택으로 달린다. 오늘은 경매에 앞서 감자를 캔다는 공지에 따라 작업복도 꼼꼼하게 챙겼다. 감자 캐기 경력자로서 자신이 얼마나 감자를 잘 캐는지, 얼마나 생활력 강한지 마틴에게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다.
리트머스처럼 변화난측한 사랑이라는 세계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랑을 한다. 혹은 저마다의 사랑을 했다. 카미유는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 화려한 도시 생활을 포기하고 산속으로 들어갔다. 압구정은 남편이 좋아하는 민어를 사러 수산시장에 갔다가 미끄러져 다쳤다. 루비통은 사랑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 보내주고 그 스스로 그림자가 되었다. 그리고 현재 그들은 마틴이라는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그것 역시 그들에게는 사랑에 다름 아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그들에게는 결코 웃을 수 없는 잔혹한 현실이다. 그 기이하고 절실한 사랑의 끝은 어떤 모양일까.
숲속 전원주택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남편 경매
금기를 깨는 스릴과 폐부를 찌르는 여운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고요한이 선사하는 코믹잔혹극
2022년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고요한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내 남편을 팝니다』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이 죽음의 의미와 아름다운 애도, 청춘의 방황과 성장을 담담하게 그렸다면 이번 신작은 그 결을 완전히 달리한다. 뉴요커 할머니와 불법체류자 한국 청년의 파격적인 결혼을 그린 첫 장편소설 『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파격과 반전을 보여주는 코믹잔혹극이다.
『내 남편을 팝니다』는 남편을 팔고 싶은 아내와 그 남편을 사고 싶은 여자들간의 눈치게임과 경쟁을 코믹하게 풀어낸다. 팔려는 이유는 하나지만 사려는 이유와 사연은 제각각이다. 그 사연이라는 것이 평범함에서부터 기괴함까지, 롤러코스터를 타고 달리듯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코믹함도 단지 가벼운 웃음에 그치지 않는다. 『내 남편을 팝니다』는 풍자와 블랙유머로 가득한 블랙코미디 장르에 가깝다. 그 속에서 작가는 저마다의 인간이 가진 내밀한 욕망과, 복잡 미묘한 부부의 세계 혹은 사랑의 여러 모양을 거침없이 녹여낸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는 식으면 갈아타는 것이 사랑이고, 누군가는 사랑하다 체념하고, 또 누군가는 그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 새로운 사랑을 찾고, 또 다른 누군가는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함부로 드러낼 수 없지만 결코 포기할 수도 없는 저마다의 욕망은 그런 사랑에서 기인한 것이다. 작가의 능청스러운 필설과 서늘한 여운이 돋보이는 『내 남편을 팝니다』는, 외피는 따갑고 알맹이는 더 따가운 소설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가. 이 소설에서 작가가 던지는 여러 물음 중 하나다.
‘남 주기 아깝지만’
남편을 팔고 싶은 여자들의 비밀 클럽
이혼을 앞둔 해리와 마틴. 해리는 반신반의하며 백화점에서 우연히 입수한 명함에 적힌 알파벳을 주소창에 넣어본다. 그러자 ‘남 주기 아깝지만’이란 타이틀을 단 사이트가 해리의 눈앞에 펼쳐진다. 남편을 파는 비밀 클럽이 진짜 있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클럽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거래 제안을 받은 것이다. 망설임도 잠시, 해리는 마틴의 사진을 찍어 보내고 상대는 즉각 마틴을 보러 오겠다며 집 주소를 묻는다.
해리가 남편을 팔려는 것은 돈 때문이다.
“결혼 후 지금까지 내가 들인 돈이 얼만데. 이렇게 이혼하면 위자료 한 푼 못 받고 개털 되는 거니까 당신을 팔아서라도 본전을 뽑아야겠어.” (12쪽)
집안일을 하고 김치를 담그고 철마다 계절 밥상을 차려내는 마틴은 일명 살림남이다. 결혼 10년 동안 아내인 해리가 벌어다 주는 돈으로 먹고살았다. 거기다 아파트 사려고 모아둔 돈을 사기당해 모두 날렸다. 월세를 벗어나기는커녕 땡전 한 푼 없는 개털 신세가 되었다. “죽이고 싶을 만큼 원망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진짜 죽일 순 없어” 해리는 “결혼 10년 만에 이혼장을” 내민다. 하지만 그대로 이혼하기엔 뭔가 억울하다. 백화점에서 우연히 들은 한마디, “니 남편도 팔아버려”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차에 남편 매매 비밀 사이트까지 발견한 해리는 마침내 결심한다. 남편을 팔기로.
“오늘의 경매품을 소개합니다.
출품 번호 1번 김마틴 씨입니다.”
마틴을 보기 위해 집 앞까지 찾아온 구매자가 남자라는 사실에 마틴은 물론 해리까지 경악한다. 닉네임은 도로시. 여성 전용인 비밀 클럽에 아내의 주민번호로 위장 가입한 이유는 살아 있는 사람의 각막이 필요해서다. 3억이라는 거액에 해리는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양심상 차마 도로시에게는 마틴을 팔 수가 없다. 해리의 목적은 남편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지 죽이는 것이 아니다. 끝내 도로시의 제안을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온 해리는 고민 끝에 <내 남편을 팝니다>라는 글을 비밀 클럽에 올린다.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뜨겁다. 경쟁하듯 가격을 제시하는 쪽지가 해리의 품으로 날아든다. 그 순간 해리는 깨닫는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공개적으로 경쟁을 시켜 가격을 올리는 방법, 바로 경매다. 회원들의 경매 찬성 댓글이 속속 올라오는 가운데 닉네임 카미유는 자신의 숲속 전원주택을 경매 장소로 제공하겠다고 말한다.
경매 당일, 해리와 마틴이 숲속 전원주택에 도착하자 카미유가 나와 맞이한다. 집 안 거실에는 경매에 참여할 회원들이 이미 모여 있다. 압구정에서 60년을 살다 와 닉네임도 그렇게 지었다는 올해 일흔 살의 압구정, 클럽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30대 중반의 선글라스, 놀란 얼굴로 유독 마틴을 빤히 쳐다보던 루비통. 여기에 클럽을 만든 유 회장과 사람까지 팔아본 첫 경매사가 될 예정인 20년 경력의 경매사, 연변에서 온 주방 도우미 천설화까지.
마틴을 아파트에 비유해 소개하는 경매사의 화려한 언변으로 경매가 시작된다. 가격 경쟁을 주도하는 것은 압구정과 루비통 그리고 카미유다. 그러나 루비통은 곧 나가떨어지고 압구정과 카미유 둘의 불꽃 튀는 경쟁으로 좁혀진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 핑퐁 게임을 하듯, 아니 서로 칼침을 주고받듯 상대의 호가에 더 높은 호가로 맞선다. 1억으로 시작한 마틴의 몸값이 순식간에 2억이 된다. 최종 승리자는 압구정이다. 카미유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가던 그 순간,
탕! 하고 귀청을 찢는 총소리가 울린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걷잡을 수 없는 욕망
“제가 마틴 씨를 만난 건 운명 같아요.”
카미유는 자신을 만나러 오다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한다. 화려한 도시를 좋아하면서도 깊은 숲속 전원주택으로 이사한 것도 조각가인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서였다. 집 앞에 3천 평이 넘는 감자밭을 일군 것도 감자꽃이 밤에 보면 아름답다고 한 남편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남편의 예술가로서의 능력과 2프로 부족한 감성을 채워주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그런데 그 노력의 열매가 무르익기도 전에 남편이 죽어버렸다. 그 허망함에 처참히 무너져 내리던 카미유 앞에 어느 날 기적처럼 마틴이 나타났다. 남편을 꼭 닮은 마틴. 아니, 남편 그 자체인 마틴. 남편의 빈자리를 채워줄, 아니 남편 그 자체가 될 마틴. 첫 경매에서는 돈이 부족해 압구정에게 질 수밖에 없었다. 마틴을 뺏겨야 하는 현실에 눈앞이 캄캄해지는데 다행히 압구정이 마틴의 구매를 일주일 뒤로 미뤘고, 해리의 반대로 결국 경매는 유찰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급매로 내놓은 아파트가 팔렸다. 이젠 몸값이 얼마가 되더라도 마틴을 살 수 있다.
압구정은 남편을 차에 태워 2차 경매가 열릴 숲속 전원주택으로 달린다. 생각할수록 지난번 경매에서 낙찰받아놓고도 마틴을 구매하지 못한 게 아까워 미칠 지경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남편과 원만히 합의를 보았다. 경매를 통해 남편은 젊은 여자에게 팔아주고 자신은 마틴을 사는 것으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압구정이 마틴을 사려는 것은 늙어가는 자신을 케어해줄 요양사 겸 연하남의 생기 넘치는 기운이 필요해서다. 미래에 자신을 번쩍 들어 안아 휠체어에 앉혀줄 수 있는 사람, 그러면서도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젊은 남자.
루비통은 첫 경매에서 마틴을 본 뒤로 일주일 동안 앓아누웠다.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가운데 마틴의 얼굴만 눈앞에 어른거렸다. 자신의 첫사랑을 꼭 닮았다. 처음 마틴을 본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몸을 떨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자기가 떠나도 괜찮겠냐고 거듭 묻던 첫사랑은, 그의 성공을 위해 루비통 스스로 다른 여자에게 보내주었다. 돈 많고 백 좋고 명망 높은 집안의 여자였다. 그 후 자신은 그림자가 되었다. 그런데 첫사랑을 꼭 닮은 마틴이 나타난 것이다. 이상하게도 이번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다. 양보는 한 번이면 족하다. 사는 집의 전세보증금을 빼고, 3차 경매가 열릴 전원주택으로 달린다. 오늘은 경매에 앞서 감자를 캔다는 공지에 따라 작업복도 꼼꼼하게 챙겼다. 감자 캐기 경력자로서 자신이 얼마나 감자를 잘 캐는지, 얼마나 생활력 강한지 마틴에게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다.
리트머스처럼 변화난측한 사랑이라는 세계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랑을 한다. 혹은 저마다의 사랑을 했다. 카미유는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 화려한 도시 생활을 포기하고 산속으로 들어갔다. 압구정은 남편이 좋아하는 민어를 사러 수산시장에 갔다가 미끄러져 다쳤다. 루비통은 사랑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 보내주고 그 스스로 그림자가 되었다. 그리고 현재 그들은 마틴이라는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그것 역시 그들에게는 사랑에 다름 아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그들에게는 결코 웃을 수 없는 잔혹한 현실이다. 그 기이하고 절실한 사랑의 끝은 어떤 모양일까.
목차
1. 윤해리
2. 김마틴
3. 카미유
4. 압구정
5. 김마틴
6. 루비통
7. 천설화
8. 윤해리
9. 김마틴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무리 찾아도 남편 파는 곳이 나오지 않아 포기할 때쯤 반신반의하며 검정색 명함에 적힌 알파벳을 주소창에 넣어보았다. 그러자 화면이 바뀌더니 ‘남 주기 아깝지만’이란 타이틀 아래 멤버십 온리, 라는 영어 메시지와 함께 가입 버튼이 깜빡였다. 남편을 파는 비밀 클럽이 진짜 있었다.
―음…… 사진은 어디에 쓰려고?
―당신을 팔려고.
―당근마켓에다?
―아니.
―그럼 어디에 날 팔아? 허! 그래 팔아라. 이왕이면 아주 비싸게 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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