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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24185094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6-02-25
책 소개
목차
1장 설혹 (그렇다 하더라도)
2장 기필코
3장 그도 그럴 것이
4장 불현듯
5장 홀연히
6장 의심할 여지 없이
7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8장 시나브로
9장 어쩌다가
10장 그렇다면
11장 그제야 비로소
12장 오롯이
13장 마침내
14장 그런데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실은 제가 저기 안락정원에 대해서 좀 이상한 얘기를 들어서요.”
“무슨 얘기인데요?”
“일단 놀라지 마세요. 안락정원은 자살에 실패했던 사람들이 어떻게든 죽고 싶어서 입주하는 곳이라는 소문이 있어요.”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두호에게 이런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듣게 될지는 몰랐다. 당황한 테오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자, 두호는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반면에 테오는 두호를 잘 구슬리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다시 질문을 던졌다.
“안락정원에서 조력자살을 해준단 말인가요?”
“조력자살? 맞는 거 같아요. 그거 안락사 같은 거잖아요.”
“우리나라에선 불법일 텐데요.”
“그러니까 기괴하다는 거죠.”
“어떤 도움이 필요하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테오는 대답 대신 수복이 건네준 명함을 내밀었다. 익선은 명함을 보더니 조금 놀라는 눈치였다. 테오 역시 놀랐다. 익선의 표정과 행동에는 무언가를 감추려는 의도가 전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테오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자, 익선은 안경을 고쳐 쓰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걸 언제 받으셨나요?”
“이틀 전이요.”
“그런데 오늘 오셨다고요?”
“네. 왜 그러시죠?”
“자살을 결심하셨던 분들은 대개 이런 걸 건네도 이렇게 빨리 찾아오지는 않으시거든요.”
테오는 방심하고 있다가 역습을 당한 기분이었다. 어쩌면 테오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게 아닌지 떠보는 중일지도 몰랐다. 허술하게 보였지만, 익선은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테오는 태연한 척 말했다.
“저를 구해주셨던 경찰관이 왜 이런 병원 홍보를 하고 다니는지 궁금해서요.”
“아, 궁금하셨다고요? 그거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네요.”
“왜죠?”
“여기 오시는 분들은 대개 마음의 병이 깊어져서 죽고 싶은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한테 호기심이 있다는 건 아주 좋은 징조거든요.”
“사실 저는 소문을 듣고 왔어요.”
“무슨 소문이요?”
“여기서 죽고 싶은 사람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던데, 맞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