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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5582564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4-11-13
책 소개
목차
Start Voyage
다시 혼자가 되었다
우리에게 내리는 비
너의 마음을 산책하다
가끔 미치도록, 네가 그리울 때
허상의 모습
기억 속을 걷다
Broken Compass
하얀 구름을 걷다
end a voyage
여행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재인이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려세우는데, 길은 어느새 사람들이 걸어 다녀 빙판이 된 모양이었다. 다리가 휘청인다 싶었고 곧 아픔이 몰려오겠다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그녀가 넘어질 때 재희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던지듯 버리고 팔을 뻗어 감싸 안았기 때문이었다. 슬쩍 눈을 떠 보니 재인의 눈에 들어온 건 잔뜩 새하얀 땅과 재희의 얼굴이었다.
텅 빈 거리에 길가 양옆으로는 치워진 높은 눈 더미들이 있었다. 도로에서도, 건너편에서도 길가에 누운 두 사람을 볼 수 없었다. 그의 왼쪽 손이 그녀의 뒤통수를 잡아 보호하고, 오른팔은 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다.
빨리 재희의 몸 위에서 내려가야겠다 생각한 순간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있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점점 얼굴이 가까워지고 재인은 다시 눈을 감고 말았다.
입술이, 닿았다.
29살에 하게 된 첫 키스에선 향긋한 유자 향이 났다. 순간 멈춘 것처럼 느껴졌던 심장은 이내 입술을 벌리고 파고드는 혀끝에 마치 전력 질주를 하고 난 것처럼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뛰었다.
눈이 다시 쏟아지듯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쌓이는 소리가 그렇게 크다는 것을 재인은 처음 알았다. 두 사람이 입술이 스치면서 나는 소리보다 눈이 쌓이는 소리가 훨씬 커서 재인은 자신이 지금 어디에 어떤 자세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지할 수가 없었다.
입술이 떨어지고 재희는 마치 소중한 물건을 대하듯 그녀를 끌어안았다. 숨이 가쁜 듯 재희의 가슴은 그 위에 올라가 있는 재인이 들썩일 정도로 크게 움직였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재인은 서둘러 재희의 몸 위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그리고 눈을 떴는데 여전히 누워 있는 재희와 시선이 공중에서 얽혔다. 재희 역시 방금 자신이 한 일을 믿기 힘든 것인지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