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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안주 삼아 봄비를 마시다

추억을 안주 삼아 봄비를 마시다

김현정 (지은이)
  |  
로코코
2015-05-29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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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안주 삼아 봄비를 마시다

책 정보

· 제목 : 추억을 안주 삼아 봄비를 마시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5589006
· 쪽수 : 496쪽

책 소개

마이클럽 연재 시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 로맨스 <추억을 안주 삼아 봄비를 마시다>의 개정판. 이번 개정판에는 이재욱의 오빠이자 인조인간 이강욱이 사람으로 진화를 시작하는 외전 '내가 사는 이야기'가 수록되었다.

목차

프롤로그
봄밤, 비에 홀리다
인연이 사람을 잡는다
설마는 사람을 잡고 봄바람은 그들을 잡는다
그와 나의 인연에 콘크리트를 바르다
비밀은 없고 죗값은 반드시 치른다
After shaving
알고 싶어요
당신의 외로운 등짝, 나의 서러운 심장
당신이 부르신다면
나와 같다면
연애의 걸음마
태클에 걸리다
말해 줘요
주물럭 배틀
Oh, my brother
기회는 예고 없이 온다
괜찮아, 괜찮아
잘할게요
준비, 손잡고 출발
발목을 잡아도 나는 간다
에필로그
Side Story -내가 사는 이야기
추억을 안주 삼아 봄비에 취해

저자소개

김현정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출간작] ≪사내 연애 성공기≫, ≪추억을 안주 삼아 봄비를 마시다≫,≪엑스 피앙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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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뭔데요?”
재욱이는 그야말로 벌컥 들어왔다.
여전히 어울리지 않는 고운 정장을 입고 뭔가 구워 먹은 냄새를 강하게 풍기면서 그녀는 거실로 들이닥쳤다. 예전에 내가 사채사업을 할 때 내 손으로 안 했다고 발뺌하지만 사실 나쁜 짓 많이 했다. 그 벌을 이렇게 받는다.
나는 저 여자를 좋아한다. 낚였다.
그게 내 과거의 원죄에 대한 벌이다.
“왜 오라고 한 건데요?”
그녀가 재차 물어봤지만 나는 내내 벙어리처럼,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당황했고 쩔쩔맸다.
“뭐 하냐니까요?”
드디어 그녀가 버럭했다.
“그러게.”
나는 비굴하게 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그녀의 고함에 쫓겨 주절거렸다. 내 대답이 어이없는지 재욱이는 잠시 나를 노려보다가, 또 한참 생각하다가 저벅저벅 부엌으로 들어가 버렸다. 무엇을 하는지 달가닥거리다 나온 재욱이의 손에는 술병과 술잔 그리고 김치 접시가 들려 있었다.
“이게 뭐냐?”
“술병 첨 봐요?”
언제 벗어 버렸는지 스타킹은 간데없고 재욱이는 평소처럼 맨발이었다. 아까의 단정했던 머리는 분명히 행주로 기억되는 천으로 질끈 묶여 있었다.
“왜 그런 건데요?”
“뭘?”
“뭘? 주인님 뭐 잘못 먹었어요? 지금 이 상황이 주인님이 나한테 질문을 할 상황이냐고요. 질문의 주도권은 나한테 있어요.”
“남북 회담 하냐? 주도권은 무슨.”
“도대체 뭐 그리 숨넘어갈 일이 있다고 나 맞선 보는데 전화해서 이렇게 초를 치냐고요?”
“근데 왜 왔냐?”
“오라매요?”
“오란다고 와?”
“본론이 이게 아니잖아요. 왜 불렀냐구요?”
한숨이 나왔다.
뭐라고 한단 말인가. 네가 맞선 보는 게 싫어서 그랬다고 했다가는 어떤 사달이 날지 모른다. 아니, 사실 나도 인정 못 하는 내 마음을 정리도 안 된 상태에서 그녀에게 어떻게 보인다는 말인가. 나는 멀뚱히 앉아 있다가 그녀에게서 술병을 빼앗아 병째 한 모금 마셨다.
“그거 맥주 아니에요. 소주예요.”
“어쩐지 쓰더라.”
“주인님 낮술 마셨어요?”
“아니.”
“근데 왜 전화한 건데요?”
집요하게 캐묻는다. 죽고 싶다.
나를 바라보는 재욱이의 눈이 느껴지지만 나는 차마 마주칠 수가 없다. 그래서 계속 술병만 째려보고 있었다. 식은땀이 이마에 배어 나오는 게 느껴진다.
재욱이도 이내 시선을 술병으로 돌리고 한참 있더니만 내가 잡고 있던 술병을 잡아채서는 한 모금 들이켰다. 저 병으로 날 치려나 싶어서 움찔했다.
멀쩡히 술잔 앞에 두고 우리는 병나발을 불었다. 참으로 한심하고 뻘쭘한 작태가 아닌가 싶다. 나도, 재욱이도 꽤 긴 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각자의 생각에 빠져 무의식적으로 술을 들이켰다.
재욱이는 어떤 생각을 하는 걸까?
36년을 살면서 내가 한 행동 중에 가장 충동적인 것이 오늘 그녀에게 건 전화였다.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아무런 말도 없이 앉아 있지만 거실의 공기는 뜨거운 열로 팽창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기구 속의 공기 같다. 땀도 나고, 숨도 차고, 이러다 죽을 것 같다.
“주인님.”
재욱이가 말간 얼굴로 나를 부른다. 헉 하고 비명이 나올 것만 같다.
“응?”
“지난 일은 다 똑 부러지고 확실하게 그렇다, 아니다를 말할 수 있는데 말이에요.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닥친 일들은 다 혼란스럽고 안개 같고, 지나고 나면 쪽팔리고 그러는 거죠?”
“그렇지. 지나고 나면 다 아차 싶고 하나같이 쪽팔리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돌아 버리게 쪽팔릴 거 알면서도 일을 저지르는 거 보면 무슨 조화 속인지 몰라요.”
나는 정말 그녀의 듬직한 어깨를 붙잡고 말하고 싶었다. 선 같은 거 보지 말라고. 그리고 어디 가지 말고 내 옆에서 계속 날 좀 괴롭혀 달라고. 그렇지만 그 말들이 내 심장에서 나와 기도를 타고 성대를 거쳐 혀에 이르면 꿀꿀이죽처럼 뒤범벅이 되어 버린 채 바깥으로 분출이 안 된다.
사람이 어떻게 미치나 했는데, 이런 거구나 싶다. 나는 제대로 미치고 있는 거다.
재욱이가 술병을 테이블에 탁 놓고 허리를 바로 편 후 자세를 잡았다.
“내가 지금부터 일을 하나 저지를 거예요.”
혹시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걸까? 그녀의 목소리는 비장하다.
“뭐? 어떻게?”
“주인님. 주인님이 뜬금없이 나한테 전화해서 왜 오라고 했는지 이제 안 궁금해할 거예요.”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대로 잊어 주기를.
“알았어.”
“난 내 갈 길을 갈 거예요.”
그녀의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해서 가슴이 벌렁거린다. 단두대에 머리를 내밀고 떨어지는 칼날을 기다리는 심정이 이럴까.
나의 비굴은 이제 갈 때까지 갔다. 목소리가 쩍 갈라진 주제에 잔뜩 쉬기까지 했다.
내 캐릭터가 이렇게 보잘것없었나.
“그러니까 나 막 비웃고 도망가고 그러지 마요.”
“네 길이 뭔데 그렇게 장황하냐. 서론이 좀 길어서 겁나는데.”
“내가요, 주인님이 막 좋아졌어요. 얼마나 좋아졌는지, 언제부터 좋아졌는지 물어보지 마요. 암튼 내 심장이 튀어나올 만큼 난 주인님이 좋아요.”
강원도 대포항에서 생선회를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생선을 바닥에 패대기치고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사정없이 대가리를 내리친다. 나는 지금 그 대포항의 생선처럼 입이 쩍 벌어지면서 뒤통수가 아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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