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관계 1

“제가 뭐라고 그렇게까지 하세요?”
그래 봤자 지혜가 느끼는 건 거부감뿐이었다. 자신에게 목적이 있어서, 어떻게 해 보려고, 관심이란 빌미로. 온갖 불순한 생각들이 머리를 지배했다. 진원은 그런 지혜를 가만히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명품의 가치가 소비자로 인해 결정된다는 걸 아는지 모르겠는데.”
“네?”
“그룹에서 고가 제품으로 최상위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을 VIP 마케팅이라고 해. 부를 가진 20%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거든.”
“…….”
“아무리 많은 이들이 소비를 한다 해도 상위 20%로 인해 그 그룹의 매출이 결정된다는 소리야.”
“그래서요?”
“나는 지금 네게 소비를 하고 있고.”
뚫어지게 진원이 지혜를 응시했다.
“내가 그 20%야.”
진원이 창문을 천천히 올렸다. 반쯤 고개를 돌린 진원의 얼굴이 점차 검게 코팅된 창문으로 가려졌다.
“기죽지 마. 내가 관심 가진 여자니까.”
불순하지만 솔직한 진심으로.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