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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유리알 눈](/img_thumb2/9791130418247.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91130418247
· 쪽수 : 130쪽
· 출판일 : 2014-06-15
책 소개
목차
<유리알 눈>의 2011년 서울 공연을 축하하며····9
해설······················11
지은이에 대해··················28
나오는 사람들··················39
1부······················41
2부······················89
3부·····················115
옮긴이에 대해··················127
책속에서
1
난 내 눈이 변하고, 홍채가 딱딱해지는 걸 봤어. 내 눈빛이 꺼져 가는 걸 봤어. 그건 인형의 눈, 유리알 눈이었어. 난 내 얼굴에 남아 있는 가족의 흔적을 메스로 도려내 내 얼굴에서 당신들을 사라지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했어. 하물며 당신들이 결혼 30주년을 행복하게 축하하려고 준비 중이고, 브리지트 언니는 성숙한 여자가 되었을 거라고 상상하기도 했어. 여기를 다신 오지 않으려고 온갖 일들을 상상해 보려고 애썼지. 하지만 엄마, 난 바로 이곳에서 내 상상력을 잃어버렸어. (엄마 귀에다 속삭이면서) 아니, 엄만 모든 걸 깨끗하게 치우지 못했어.
2
곤경에 빠졌을 때, 도움이 필요하면 아빠를 불러 도움을 요청하는 거라고 난 배웠는데. 날 도와줘야 할 그 유일한 사람한테 당했어.
3
“펠로피아”라는 이름 마음에 들어? 옛날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어린 소녀의 이름이야. 아버지가 강간하는 바람에 소녀는 자살하고 말지. 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 어린 소녀들이 자살하는 걸 멈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말이야. 살아서 그 소녀들이 어떤 행동을 한다면 그건 어떨까?
4.
그래요, 생각나는 게 하나 있어요. 저녁 식사 직전이었는데, 우리 두 딸애가 우리 가족을 그린 거라고 하면서 그림을 우리한테 보여 줬어요. 그림마다 태양도 있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굴뚝이 있는 집도 있고, 담장도 있고 정원도 있었어요. 집 앞에는 아빠, 엄마, 두 딸애가 있었죠. 우리 가족이 아름답게 손에 손을 잡고 있었어요. 아니! 에스텔, 그 애 그림에는, 그 애가 손을 뒤로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우리가 애들 그림을 주의 깊게 보지 않았는지 참 이상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