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91130805252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5-08-20
책 소개
목차
제1장 소설비평의 다원적 층위
제2장 작품 층위의 비평
김동인 소설의 ‘일원묘사’
1. 머리말
2. ‘일원묘사’의 개념
3. ‘반영적 일원묘사’에 의한 참사랑 추구
4. ‘보고적 일원묘사’를 통한 운명에의 도전
5. 맺음말
김말봉 『밀림』의 대중 소통 전략
1. 머리말
2. ‘주석적 서술자’의 적극적 개입
3. ‘보고적 서술’의 우위
4. 맺음말
최명익 소설의 ‘초점화’ 양상
1. 머리말
2. ‘내적 초점화’를 통한 지식인의 자기 성찰
3. ‘제로 초점화’를 통한 민중 여성의 비애 폭로
4. 외적 초점화를 통한 민중 여성의 생존 의지 부각
5. 맺음말
제3장 작가 층위의 비평
김동인의 욕망 중개자
1. 머리말
2. ‘독립자존’에의 욕망과 중개자 김대윤
3. 일탈적 영웅에의 욕망과 중개자 이광수
4. 맺음말
최서해 소설의 ‘모성 고착’
1. 머리말
2. 유년기의 성장 환경과 모성 고착
3. 모성에의 집착
4. 부성의 거부
5. 가학적 반항
6. 맺음말
이상, 다중 주체의 ‘정사’ 욕망
1. 머리말
2. 주체의 해체 양상
3. 다중 주체의 ‘정사’ 욕망을 통한 예술 지향
4. 맺음말
제4장 역사 층위의 비평
이인직 소설의 ‘문명개화론’
1. 문제 제기
2. 봉건 권위의 실추에 따른 금력의 위세
3. 외국 유학을 통한 국민 계몽
4. 계몽 의식의 변질에 따른 전망의 중단
5. 결어
홍명희 『임꺽정』의 ‘양가성’
1. 머리말
2. 신분의 양가성
3. 성격의 양가성
4. 홍명희의 양가적 시각
5. 맺음말
역사소설의 발생 동인별 세 양상
1. 머리말
2. 연의적 동인의 역사소설
3. 상업적 동인의 역사소설
4. 민중 자각적 동인의 역사소설
5. 맺음말
제5장 신화 층위의 비평
『원형의 전설』의 죽음과 재생
1. 머리말
2. 이장의 남북한 편력과 희생 제의
3. 근친상간에 의거한 낙원 지향 의식
4. 동굴 체험을 통한 죽음과 재생
5. 맺음말
『광장』의 낙원 회귀
1. 머리말
2. 접신적 존재의 낙원 회귀
3. 재생한 두 갈매기의 낙원 인도
4. 낙원 회귀 지향의 이유
5. 맺음말
「오발탄」의 귀향 욕망
1. 문제 제기
2. 실향 세계의 비정함 폭로
3. 상징적 죽음을 통한 귀향 욕망의 실현
4. 맺음말
제6장 여성 층위의 비평
신여성 작가의 ‘신정조론’
1. 머리말
2. 김명순의 이상적 연애 추구
3. 나혜석의 회계적 연애 지향
4. 맺음말
여성 소설의 ‘이중성’
1. 머리말
2. 「인맥」의 반어적 가정 복귀
3. 「연지」의 희화적 해결 보류
4. 「혼명에서」의 양가적 사회 진출
5. 맺음말
백신애 소설의 ‘집 떠남’
1. 문제 제기
2. 짧은 집 떠남을 통한 사회 진출의 모색
3. 오랜 집 떠남을 위한 신념의 확인
4. 집 떠남에 따른 백신애 소설의 위상
5. 맺음말
· 참고문헌
·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 머리말 중에서
어떤 가난한 나무꾼이 깊은 산속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실수로 쇠도끼를 큰 못에 빠트렸다. 나무꾼은 자신의 도끼를 찾을 방법이 없어 울고 있는데, 갑자기 산신령이 못 속에서 나타나서 나무꾼이 울고 있는 까닭을 들은 뒤에 못 속으로 들어가 금도끼를 들고 나와 그것이 그의 도끼인가를 물으니 나무꾼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자 산신령은 다시 못 속으로 들어가 이번에는 은도끼를 들고 나와 그것이 그의 도끼인가를 묻지만 나무꾼은 재차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산신령이 못 속에서 쇠도끼를 들고 나오자 이번에야 나무꾼이 그것을 자신의 도끼라고 한다. 이에 산신령이 나무꾼의 정직함을 칭찬하고 쇠도끼뿐만 아니라 금도끼와 은도끼도 함께 주었다는 옛날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가난에도 불구하고 금과 은이란 재물을 욕심내지 않은 나무꾼의 정직함이 보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 이야기의 의미를 달리 생각해볼 수도 있을 듯하다. 산신령이 나무꾼에게 금도끼와 은도끼를 덧붙여 준 이유를 다른 데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산신령은 쇠도끼로 단순히 나무만 베고 있다가는 나무꾼이 결코 가난에서 벗어날 길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여겨서 이번 기회에 그의 고정관념을 바꾸어주기 위해 그에게 다양한 도끼를 마련해주었다는 것이다. 나무꾼이 쇠도끼로 벤 나무를 은도끼로 다듬고 금도끼로 마무리하여 하나의 목제품을 만들 때에 부가가치를 더욱 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무꾼이 다양한 도끼를 제대로 활용하는 작업을 새롭게 시도해볼 수 있도록 산신령이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이에 필자는 소설비평에도 쇠도끼뿐만 아니라 금도끼와 은도끼 같은 다양한 도끼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무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루기 위해 다양한 도끼들이 필요하듯이, 우리가 문학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하고자 할 때에도 형식주의· 구조주의·심리주의·역사주의·신화주의·여성주의 등 다양한 비평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서야 기왕에 존재하는 비평 방법들은 각자 그것대로의 장점과 단점이 있고, 그러한 방법을 내세우게 된 이유와 발생 기반이 따로 있듯이, 최선의 방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즉 비평가의 비평 목적, 비평 시기, 비평 대상에 부응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평가가 충실하게 작업한다면 어떤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유효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하겠다. 물론 비평가에 따라 특히 선호하거나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비평 방법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특정한 하나의 방법이 언제 어디서나 최선의 방법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품은 작가의 한 부분이고, 작가는 역사의 한 부분이고, 역사는 신화의 한 부분이란 점에서 작품, 작가, 역사, 신화란 네 가지 층위가 위계적으로 존재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여성주의 비평은 이러한 기왕의 비평 방법을 남성 위주의 것이라고 비판하며 대체 작업을 하려 한다는 점에서 여성 층위를 따로 설정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는 작품·작가·역사·신화·여성의 다섯 층위를 설정하고 각각의 층위에 해당하는 소설비평을 세 편씩 선택하여 배열하고 있다. 심리주의 비평에 의거한 「최서해 소설의 ‘모성 고착’」처럼 1980년대 초반에 쓴 글도 있고, 신화주의 비평에 의거한 「『광장』의 낙원 회귀」처럼 2010년대 초반에 쓴 글도 있다. 두 글의 시간적 거리는 무려 30년이나 된다. 물론 이 기간 사이에 역사주의, 사회문화주의, 구조주의, 여성주의 비평 방법에 의한 소설비평을 다양하게 시도해보았던 것이다. 소설비평에서 쇠도끼뿐만 아니라 금도끼와 은도끼도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하나에 고정되지 않는 열린 시야로 소설비평을 체계화해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