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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고전문학론
· ISBN : 9791130811994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7-06-27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장 억울하게 죽은 여인들, 원귀로 돌아오다
1. 어떤 존재를 원귀라고 부르는가?
2. 왜 원귀는 여성이 많은가?
3. 원귀는 반드시 누군가에게 나타난다
4. 원귀, 현실의 모순을 드러내는 존재
제2장 원귀, 유교 이념에 대해 묻다
1. 여성의 정절은 무엇인가?:「만복사저포기」와 「이생규장전」의 원귀
2. 유교 이념은 어떻게 실천되어야 하는가? : 「하생기우전」
3. 왜 운영은 자살해야만 했는가?:「운영전」
제3장 가부장제에 희생된 여인들, 명예 회복과 복수를 꿈꾸다
1. 악독한 계모와 무능한 아버지:「장화홍련전」과 「김인향전」의 전처 딸들
2. 남편의 판단에 달린 목숨:「정을선전」의 유추연
3. 무능한 시아버지로 인해 죽은 며느리:「숙영낭자전」의 숙영 낭자
제4장 목소리를 되찾은 여인들, 세상의 모순을 고발하다
1. 원귀, 여성의 문제를 보여주는 창(窓)
2. 원귀, 적극적으로 말하고 행동하기
3. 세상의 모순을 고발하는 목소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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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귀신 하면 흔히 떠오르는 것은 원한이 맺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처녀들, 즉 원귀이다. 이 원귀들은 소복을 입고 긴 생머리를 흩트리고 입가에 피를 흘리며 한밤중에 나타나 원님을 놀라 죽게 하는 공포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래서 여름밤이면 늘 납량특집으로 편성된 <전설의 고향>이나 <여고괴담>과 같은 영화에서 만나곤 했다. 귀신하면 이 억울하게 죽은 처녀들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귀신에 대한 관념일 것이다.
그러나 고전 문헌을 읽으면서 다양한 이계의 존재들과 만나게 되자, 귀신에 대해 막연하게 갖고 있던 생각이 얼마나 좁은 범위인지 알게 되었다. 도깨비나 저승사자, 여우 따위의 이물이나 요괴들은 밀쳐두더라도, 귀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들 가운데 더러는 남자 귀신들도 만나게 되었고, 실체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귀신으로 인식되는 것들의 존재도 알게 되었다. 또한 뱀으로 변해 자신을 속인 남자를 해코지하는 비구니의 이야기가 꽤 많이 유포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막연하게 처녀귀신을 떠올렸던 무지를 반성하게 되었다.
귀신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었건만, 고작 소복을 입은 원귀가 전부였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것은 특정한 시대의 특정한 인식으로 인해 만들어진 특수한 산물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사실을 깨닫게 되자 원귀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등장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의 시작은 바로 이 치기 어린 모험심에서 시작되었다.
착안은 아주 단순했다. 원귀들이란 존재들은 시대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다른가를 살펴보게 되자, 그다음에는 그것들은 왜 변화했는지가 궁금해졌다. 또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의문들은 일단 공부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고전소설에서부터 차근차근 탐색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원귀는 그 자체로 사회의 부조리를 품고 있다. 억울한 죽음은 원귀를 잉태한 사회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니, 원귀의 존재 자체가 사회의 부조리를 증언한다. 그리고 이 부조리함을 당하는 존재들은 대개 여성이다.
원귀는 목소리를 되찾은 존재들이다. 살아 있던 시절의 원귀들은 말하지 못한 존재였다. 그러므로 억울한 죽음은 묻히고 은폐되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런데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으로 돌아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나는 억울하게 죽었노라고, 그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본다면, 고전소설 속에 등장하는 원귀에 대한 추적은 억울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이며, 이 억울한 여성들의 이야기 속에서 조선 사회가 감추고 싶었던 부조리를 읽어내는 작업이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원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수록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의 모순이 무엇인지 더 잘 보이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 억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내내 마음 한편이 불편했다. 그것은 이 여성들의 이야기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 형태가 약간 바뀌었을 뿐, 수백 년 전에 당했던 여성들의 억울함은 지금을 사는 여성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모두 정절이라는 가치를 지켜낸 여성들이다. 「운영전」만이 다소 예외적이라 할 만하겠지만, 그래서 운영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 사회는 여성들에게 정절이라는 불합리한 가치를 내면화시켰다. 여성들을 그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정절을 지키지 못했다는 의심이라도 받는 날에는 아버지에 의해 살해당하였다. 여성은 약자라면서도 보호받지 못하였다. 그들의 죽음은 미화되거나 은폐되었다.
여기 등장하는 여성들은 이 억울한 죽음에 굴하지 않고 원귀가 되어서라도 자신의 욕망을 찾고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원귀가 되어서야 가능했다는 것은 살아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여전히 오늘을 사는 여성들에게도 인간다운 삶은 TV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평등한 세상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희생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차고 넘친다.
그런 점에서 조선시대의 원귀 이야기는 지금을 사는 여성들의 이야기와도 상당 부분이 겹친다고 생각된다. 이것이 고전소설에서 원귀의 이야기를 꺼내어놓는 한 이유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과거의 원귀의 억울함에서 오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아울러 목소리를 낸다는 것의 힘을 확인해주길 바란다. 억울하게 죽은 여성들이 억울함을 품은 채 저승으로 가버렸다면 진실은 결코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이 이승을 떠돌며 자신의 억울함을 만천하에 드러내자 완전한 해결은 아닐지라도 비로소 문제가 풀릴 실마리를 얻게 되지 않았던가?
책머리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