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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박석준 (지은이)
푸른사상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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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20194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3-03-20

책 소개

푸른사상 시선 173권. 박석준 시집. 한국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갖은 고통을 겪었던 한 개인의 가족사를 비롯해 음울한 도시의 풍경과 소시민의 삶이 형상화되어 있다. 시대적 수난 속에서 온몸에 새긴 삶의 감각과 절망의 노래에서 시인의 강인한 삶의 의지와 응전 의식을 느낄 수 있다.

목차

제1부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기억의 지속
콧수염 난 꼬마 청년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1 / 우산과 양복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2 / 옷과 시간과 시력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3 / 기억의 지속 / 十자가 목걸이를 찬 / 언덕의 말 / 객지 / 발을 다쳐서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4 / 유동 거리의 유월 밤비를 맞고 / 광주 유동 박제방(光州 柳洞 朴弟方) / 시와 의식

제2부 청산청산별곡
청산청산별곡(淸算靑山別曲) ― 감시(監視) / 네 사람과 없어져버린 나 / 하동포구 ― 일어나자 곧 시(「하동포구」)를 읽고, 사(思) 문병란 / 축제 ― 대인예술야시장에서 / 밤과 나와 담배가 멈춘 시간, 어느 날 / 주의해야 할 인물의 명단 / 떠나야 할 사람은 빨리 떠나야 / 기대한 까닭에 앞에 있는 사람에게 / 택시 안에서 / 네 사람과 없어져버린 나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5 / 동행(同行) / 핸드폰과 나와 쐐기가 걸어간 오솔길

제3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산책을 하다 비가 내려 / 밤과 더 깊어진 밤 / 조제(調劑) / 세상은 나만 존재하는 게 아니어서 / 슬픔 / 변신 ― 통증 /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 거리, 카페, 가난한 비에 움직이는 사람들 / 길가 커피와 담배와 겨울 아침 / 사(思) 시간을 남긴 아름다운 청년 / 아포리아(Aporia) / 인생을 패러디한 예술 ― 원본 패러디 인생 / 소라 껍질과, 두 사람과 나 / 목련꽃

제4부 무비즘
오후에 내리는 봄비 / 얼굴 책 / 깁스 상률 / 아침 10시 무렵 못생긴 개하고 산책하는 여자 /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도 / 간월도(看月島) / 인생과, 비 내리는 시간에 만든 알리바이 / 무비즘(movieism) / 라 코뮌(La Commune) ― 역사외 개인의 의식 1 / 푸른 오후의 길을 지나간 까닭에 / 2022년에 온 월상석영도 / 서시 ― 역사외 개인의 의식 2 / 추풍오장원(秋風五丈原) ― 역사외 개인의 의식 3 / 그리운 시간

발문 : 자서(自敍)한 회고의 비망록 - 조성국

저자소개

박석준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8년 광주 계림동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 때 집안의 파산, 대학교 1학년 때 남민전 사건에 관련된 형들의 수감, 너무 가볍고 허약한 몸으로 돈을 벌어야 했다. 형들 사건 때문에 1983년에 안기부에게 각서를 쓰고 교사가 되었는데, 1989년 전교조 결성을 위해 해직을 선택했다. 1994년 복직하고 인생을 생각하다 쓴 「카페, 가난한 비」로 2008년 등단했다. 빚을 다 갚고 60세에 명예퇴직했다. 자서전 『내 시절 속에 살아 있는 사람들』과 시집 『카페, 가난한 비』 『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를 발간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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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유동 거리의 유월 밤비를 맞고

신 살구 같은 유동의 유월 밤비 속을 49살인
나는 걷고 있다. 불빛 흘리는 상점들이 비에 젖는데

돈도 사랑해줄 사람도 없어서,
나는 은행 앞 우체통 앞에서
떠오른 전당포 같은 어두운 곳 슬픈 눈의 형상을,
케이크를 떠올려 가려버린다.

나는 은행 현금지급기에서 돈 5만 원을 찾고는,
제과점 속에서
떠오른 전당포 같은 어두운 곳 슬픈 눈의 형상을,
쇼윈도 속 케이크를 돈 주고 사면서 가려버린다.

그럼에도 나는, 가난하여
나의 결여로 인해 조직에서 소외되어
전망이 흐릿한데도, 살아가려고 한다.
나는 퇴근하면, 순천 터미널에서 광주행 버스를 탔고
도착하면 시내버스를 탔고 유동에서 내렸다.

그런데 오늘 나는 유동에 오자 유월 밤비를 맞고 걸었다.
사람들이 흘러가고 2층 카페 스토리가 흘러가고
불빛 흘리며 상점들과 돈과 차들이 흘러가는데.
전당포 같은 어두운 방 슬픈 눈이 다시 떠올라서,
방 안에서 어머니가 아파서 곧 세상을 떠날 것 같아서,
나는 결여가 있어서 괴로워서, 어리석어서,
신 살구 같은 유동 거리의 유월 밤비를 맞고 걷고 있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산다고 마음먹어라. 내일 새벽에 수술을 할 거다.”
서 의사가 말하고 간 후,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라앉아 침대 뒤 유리창으로 눈길을 주는데,
창틀에 파란색 표지의 작은 성경책이 놓여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까?
나는 왜 지금에야 이 책을 삶과 관련하여 생각하는가?
나는 얼마 살지도 않았으면서 삶이 저지른 죄가 있다.
병실에선 사람의 소리가 삶을 생각게 하는데’.
그 성경책을 집어 넘겨보는데
‘없어져버린 삶!’이라고 생각이 일어난다.
‘너는 수술을 하지 않으면 2, 3개월밖에 살 수 없어!
수술 성공할 확률은 1프로다.’
마른나무 가지들이 공간에 선을 그은 12월 말인데
살아 있다, 움직이는 말소리, 사람 발소리,
사람 소리를 담고 시공간이 흐른다.
사람의 소리는 사람의 형상을 공간에 그려낸다.
유리창을 본 지 며칠이나 되었을까?
나의 귀가 병실의 다른 침대들이 있어서 내가 20살임을,
보호자 간호원 환자의 말하는 소리를, 살아 있는 소리들을
그리고 내 어머니의 소리들을 뚜렷하게 감지한다.
어머니는 내가 50살인 12월 말에 입원했는데
다음 날부터 15개월 넘도록 의식이 없었다.
사망하기 하루 전에야 의식이 돌아와
“밥 거르지 말고 잘 먹어라. ”
말소리를 너무 약한 목소리로 마지막으로 전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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