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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조상 탓 8

끝내주는 조상 탓 8

고인돌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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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조상 탓 8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끝내주는 조상 탓 8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31262979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5-02-06

책 소개

고인돌 현대판타지 장편소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인생 자체가 무너져 내린 최악의 순간! 운명처럼 하나의 손길이 다가왔다. 고준범! 그 이름을 걸고 다시는 밑바닥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겠다. 그가 어제를 잊고 내일을 향해 뛴다.

목차

1장 주먹을 들어야 할 땐 확실하게 … 007
2장 진작 이렇게 할걸 … 035
3장 파리로 … 061
4장 꼭 훼방꾼은 있다 … 091
5장 갑과 을 … 121
6장 함정을 파고 기다린다 … 153
7장 이번에는 러시아 … 183
8장 배신은 죽음으로 … 211
9장 별게 다 말썽 … 241
10장 닫고 좀 쉬자 … 271

저자소개

고인돌 (지은이)    정보 더보기
우직하게 글만 쓰다가 소통하는 데 욕심이 생겨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이름처럼 기억에서 오래 남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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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부채를 소리 나게 접은 노인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쯧쯧. 세상이 요지경이니…….”
노인이 혀를 차며 잠시 사색에 잠겨 있을 때였다.
크르릉.
500킬로그램은 족히 나갈 듯한 거구의 북극곰이 다가오고 있었다.
순록을 보며 침을 뚝뚝 흘리더니 노인까지도 노리는지 눈빛이 흉포했다.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모르는지 노인은 계속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다.
누가 곰을 미련하다 했는가.
북극곰은 최대한 소리를 죽여 접근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그리고 사정거리에 다가서자 눈빛을 번뜩이며 노인을 덮쳤다.
그런데.
퍽!
“크엉!”
별안간 일어난 충격에 눈앞이 번쩍인 북극곰이 고통을 호소했다.
그때 노인의 자그마한 목소리가 우렁찬 북극곰의 비명을 뚫고 울려 퍼졌다.
“버릇없는 놈.”
근엄한 꾸짖음과 동시에 노인에게서 거대한 아우라가 풍겨 나왔다.
본능으로 살아가는 북극곰의 눈빛이 휘둥그레 커졌다.
더 접근하면 죽는다.
뇌리 속을 강하게 울리는 생존 본능이 식욕을 깡그리 날려 버렸다.
터덕.
뒷걸음질 치던 북극곰은 노인이 움직이지 않자 기회를 틈타 빠르게 몸을 돌렸다.
그 흉포하다는 북극곰이 꽁지 빠지게 도망치던 순간.
픽!
북극곰은 순록처럼 머리에 구멍이 뚫린 채 숨을 거뒀다.
눈빛은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느낌이 가득했다.
하지만 노인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조용히 뇌까렸다.
“어디 건방을 떨어 죽음을 재촉하나.”
차르륵!
다시 부채를 펼치고 살랑살랑 바람을 일으킨 노인은 곧 북극곰에게서 시선을 뗐다.
그리고 이내 노인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신경한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하늘에서 어떠한 흐름을 읽었는지 노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때가 됐는가?”
묵직한 말을 마지막으로 노인은 그 자리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무릎을 꿇은 콴콴을 내려다보며 준범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 자세 마음에 드네.”
“어디서!”
“아직 주둥이가 살았나?”
준범은 쓴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연속적으로 튕겼다.
퍼버버벅!
무형의 기운에 온몸을 두들겨 맞은 콴콴이 비명을 토했다.
“커윽! 악!”
잠시 후 준범은 손을 멈췄다.
콴콴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두 눈이 퉁퉁 붓고 온몸에는 보랏빛 멍으로 가득했다.
그런 그를 향해 준범이 조용히 물었다.
“좀 더 할까?”
절레절레.
“내가 주둥이는 피한 거 같은데, 아예 뭉개 줄까?”
“아, 아닙니다.”
콴콴이 그나마 멀쩡한 입술을 움직이자 그제야 준범이 미소 지었다.
“이제 대화를 할 준비가 된 거 같네.”
그릉.
준범은 콴콴이 앉았던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준범의 작은 몸짓에도 식겁한 콴콴이 다급하게 빌었다.
“원하시는 건 전부, 전부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그럼 첫째, 부서진 카메라 배상.”
“드리겠습니다.”
콴콴은 얼른 꼬리를 말았다. 그런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면서도 눈을 굴리며 이 상황을 뒤집을 수를 생각했다.
준범은 그의 잔머리를 알았지만 모르는 척 다음 말을 꺼냈다.
“둘째, 정신적 피해 보상.”
“그것도 드리겠습니다.”
콴콴의 승낙이 끝나자 준범은 바로 손을 내밀었다. 의미를 단번에 파악한 콴콴이 품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그때 콴콴의 두 눈이 번뜩였다.
철컥!
품속에서 꺼낸 건 다름 아닌 권총이었다.
총구를 정확하게 준범에게 겨냥한 콴콴이 득의만면한 미소를 지었다.
“죽어 줘야겠어.”
준범의 눈빛이 예리한 빛을 뿜었다.
- 3권


차가 베를린 시내를 관통하여 저 멀리 호텔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쾅!
어디선가 큰 소리가 들리자 아인리히가 급정거했다.
“뭐야?”
놀란 그가 두리번거리는 사이 준범의 시선이 한쪽에 고정됐다.
“저기입니다.”
“음.”
시선을 옮겨 바라본 아인리히의 표정이 무겁게 변했다. 가로수를 정통으로 들이받은 차량 탓이다.
화르륵!
엔진 부분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이대로 놔두면 위험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행인 건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휴대폰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여기저기서 신고하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바라보는 아인리히의 얼굴이 씁쓸했다.
“어떻게 할까요?”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뭐, 사람 많으니까 잘 처리하겠죠.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끄덕.
준범이 고갯짓을 하자 아인리히가 서서히 차를 출발시켰다.
그때 준범의 귀에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엄마!”
놀라고 당황한 아이의 울먹이는 소리가 준범의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빠르게 고개를 돌려 어디서 난 소리인지 확인해 봤다.
“엄마.”
다시금 들려오는 아이의 목소리.
그 소리를 추적해 들어가자 방금 사고가 난 그 차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분명했다.
동시에 떠오르는 어릴 적 사고의 기억.
그건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잊히지 않은 일이었다. 표정이 급속도로 가라앉은 준범이 거의 끊어질 듯한 음성으로 말했다.
“스톱.”
“네?”
“멈추세요.”
준범의 스산한 억양에 아인리히가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익!
차가 멈춰 선 순간 준범은 그대로 뛰쳐나갔다.
“준범 씨!”
뒤에서 아인리히의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들렸지만 준범은 아랑곳하지 않고 달렸다.
타다닥!
사고 현장에 도착하자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거기서 얼마나 멀다고 10분이나 기다리래?”
“어째, 저걸 어째.”
개중에 몇몇 사람들은 차 문을 열려고 시도하고, 불길을 잡느라 분주했다.
“끙! 좀!”
안간힘을 쓰며 문짝을 떼어 내려 하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발화점인 엔진 부분도 불길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
팡! 팡!
“제발! 좀 꺼져라!”
“공업용 소화기 좀 찾아와요!”
기름으로 붙은 불이라 옷가지로 내리쳐 봐야 소용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불만 더 키우는 꼴이었다.
펑!
두 번째 폭발음이 들리더니 불이 더욱 솟구쳤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식겁하며 뒤로 몸을 뺐다.
“피, 피해!”
타다닥!
사람들이 자리를 피하자 화마가 더욱 기승을 부렸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사람들의 낯빛이 어둠으로 물들어 갔다.
“구조대 오려면 멀었어?”
“제발.”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꼭 모으고 눈을 감는 사람들이었다.
그때 그 요란한 아우성 사이로 끊어질 듯 또다시 가녀린 목소리가 준범의 귀에 스며들었다.
“엄마, 아빠, 무서워요.”
순간 준범의 눈빛이 예리한 빛을 뿜으며 자동차 속을 살폈다. 뒷좌석에 다섯 살 정도 되는 여자아이가 꼼짝도 못한 채 있었다.
이마에 흐르는 핏물, 두려움으로 가득한 눈망울, 그리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앞좌석에 앉은 엄마의 옷깃을 잡은 모습까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도 준범은 낱낱이 파악했다.
뚜벅. 뚜벅.
준범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저절로 차를 향해 걸어갔다. 옆에 있던 피부가 하얀 중년인이 준범의 어깨를 잡아챘다.
턱!
“이봐요! 위험해요!”
“놓으세요.”
“위험하다니까!”
“놓으라고!”
준범의 험악한 기세에 그가 움찔했다. 준범은 개의치 않고 그의 손을 뿌리치고 재빨리 사고가 난 차량으로 향했다.
-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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