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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푸른 초원 위에 세트 - 전2권

저 푸른 초원 위에 세트 - 전2권

길가온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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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푸른 초원 위에 세트 - 전2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저 푸른 초원 위에 세트 - 전2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31566114
· 쪽수 : 1008쪽
· 출판일 : 2015-07-22

책 소개

길가온의 로맨스 소설. 버스도, 택시도 보기 드문 시골 고등학교에 첫 부임한 햇병아리 선생 백오윤. 학교 찾아 헤매다 만난 학생 하나. 그런데 이놈, 뭔가 이상하다. 뻔뻔한 동거남 제자와 착한 선생의 풋풋한 밀당 연애기.

목차

1권
1. 개학 전
2. 개학
3. 우리 아이가 가출했어요
4.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는 아이
5. 탐색전, 그리고 직구
6. 폭풍전야

2권
7. 혼란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8. 그 남자의 사정
9. 그날, 체육대회
10. 저 푸른 초원 위에
외전 1. 어린 시절
외전 2. 또라이
외전 3. 사랑하는 우리 님과
작가 후기

저자소개

길가온 (지은이)    정보 더보기
7월 16일 생 미대생인데 그림보다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뭔가 정체성의 혼란을 간직한 여자. 새벽에 불 꺼 놓고 모니터의 댓글 보고 웃다가 거울을 보고 식겁하는 여자. 감기와 백년해로를 약속한 여자. 친구들은 나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친구야, 사랑해. 근데 다가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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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헉, 헉, 헉. 턱 끝까지 숨이 차올랐고, 캐리어를 끄는 팔이 무감각해졌다. 추워 죽을 것 같은 날씨임이 분명한데도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흘렀다. 오윤은 눈앞에 펼쳐진 경사에 정신이 다 혼미했다. 대체...... 어디까지 가야 하는 거야, 진짜!
"헉, 헉...... 저기...... 헉, 허억......."
오윤이 애타게 손을 뻗어 앞서 걷던 청년의 목도리 끝을 붙잡았다. 윽, 하고 신음을 흘리며 뒤를 돌아본 청년이 짜증스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 아직...... 허억, 헉...... 아직 멀었어요? 헉, 헉......."
"......거의 다 왔어요."
"지, 진짜?!"
"5분만 더 가면 돼."
"......."
그냥...... 그냥 산이네서 신세 진다고 할걸.......
청년의 집으로 향하는 길은 더럽게 멀었다. 멀 뿐만 아니라 경사가 심한 산비탈길이 여태껏 쌓인 눈으로 얼음길이 되어 걷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만도 일곱 번은 미끄러졌다. 그런데도 아직 5분이나 더 가야 한다고? 원래 욕 잘 하는 입이 아닌데, 지금만큼은 욕을 입에 담고 싶었다. 이런 씨......!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오윤만 힘든 것이 아니란 거였다. 제 집 가는 길이니 많이 다녀 익숙해졌을 청년도 아까부터 호흡이 거칠어진 것이, 발갛게 상기된 얼굴과 함께 나도 힘들다, 라는 티를 내 주고 있었다. 오윤은 그것이 참 고마웠다. 적어도 내 체력이 부진하단 소리는 아닐 거 아냐. 괜히 청년에게 혼자서만 친근해진 오윤이 땀을 줄줄 흘리며 배실배실 웃었다.
"헉, 헉...... 저기, 계속 저기라고 부를 순 없으니까...... 헉, 허억...... 이름이 뭐예요......? 헉."
오윤의 질문에 청년은 한숨 비스무리한 것을 내뱉더니 짤막하게 답했다.
"......성지해."
"성지혜?"
"지해."
"지혜......?"
팍- 자신을 지해라고 소개한 청년이 몸을 홱 돌려 오윤을 쳐다보며 짜증스럽게 외쳤다.
"지해라고, 씨발. ‘혜’ 말고 ‘해’! 하늘에 떠 있는 해! 발음 안 돼?!"
"미, 미안."
음머, 깜짝아. 지해의 고함에 화들짝 놀란 오윤이 주춤거렸다. 아니...... 못 알아들을 수도 있는 거지, 왜 화를 내고 그래?! 솔직히 ‘지해’라는 이름보단 ‘지혜’라는 이름이 더 많으니까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 친절하게 눈 위에 손가락으로 써서 보여 주진 못할망정 왜 짜증이야? 그래도 스스로가 잘못 알아들은 거니 대놓고 핀잔은 줄 수 없었고, 오윤은 꿍얼거리며 앞서가는 지해의 등을 있는 힘껏 노려보았다.
정확히 5분 후, 오윤은 그제야 허리를 펴고 쉴 수 있었다. 산속, 우거진 나무 사이에 숨어 있는 집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오윤은 그 집을 보자마자 감탄했다.
"와, 집 되게 예쁘다......!"
그것은 빈말이 아니었다. 지해의 집은 굉장히 예뻤다. 하얀색 울타리 안으로 넓은 정원이 있었고, 정원 안 나무들은 그루마다 가로등 같은 조명을 달고 있었다. 집은 2층 집으로, 벽 한 면이 전체 다 유리로 이루어진 1층과 창문이 많고 흰색 벽돌 사이에 조금씩 어우러진 갈색 벽돌이 예쁜 2층, 그리고 작게 솟은 다락방까지 굉장히 예뻤다. 집과 마당 사이의 테라스에는 지붕이 있는 흔들의자도 있었다.
"안 들어올 겁니까?"
"어?! 아."
삐딱한 투가 역력한 지해의 말에 오윤이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그를 따라 마당에 들어섰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마당 위에 소복이 쌓인 눈 위에 다른 이들의 발자국이 없었다. 앞서가는 지해가 흰 눈 위에 첫 발자국을 찍는 사람이었다. 가족들이 집 안에 꼼짝 않고 있나? 내가 도착하기 전에 눈이 왔었나 보지?
달칵- 지해가 도어락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자, 싸한 내부 공기가 두 사람을 반겼다. 그 공기에 오윤은 살짝 당황했다. 너무도 익숙한 그 차가운 공기.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집. 오윤은 눈을 껌뻑이며 멍하니 지해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큰 집에...... 이 청년 혼자?
"뭐요?"
신발 벗고 들어올 생각은 않고 자신만 빤히 쳐다보는 오윤에 지해가 묻는다. 오윤은 그에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혼자 살아요?"
"그런데?"
성의 없는 되묻는 지해의 모습에 어떻게 알았느냔 질문이 보였지만, 오윤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에 인상을 찌푸리던 지해가 쯧, 하고 혀를 차며 짤막하게 말했다.
"어설프게 존댓말 쓰지 말고 반말하시죠? 듣기 부담스러운데."
"아, 그, 그럴까?"
"......아무 방이나 쓰세요. 밥은 그냥 부엌 뒤져서 드시고."
"응? 그쪽은 안 먹어? 아까 밥 못 얻어먹게 됐다고 나한테."
스윽. 지해는 오윤의 뒷말을 무시하고 2층 계단을 올라가 버렸다. 아씨, 뻘쭘하게. 혼자 남겨진 민망함에 얼굴을 붉히던 오윤이 흠흠, 헛기침을 하며 정말 아무 방이나 문을 열었다. 침대 하나, 책상 하나, 의자 하나, 시계 하나. 정말 간소하게도 있을 것만 있는 그 메마른 방에 슬쩍 제 짐을 가져다 놓았다. 방 안을 둘러보니 옅은 먼지가 쌓여 있었다. 청소를 하지 않은 지 꽤 된 것 같았다.
"......정말로 아무도 없나 보네."
혼자 산다는 지해의 말이 마음에 걸렸다. 아직 공부에 힘써야 할 고등학생인데, 혼자 자기 앞가림을 잘 할 수 있으려나. 밥 안 준다는 산의 협박도 떠오르고, 그 협박에 분한 듯 넘어가 버린 지해도 떠올랐다. 그렇다는 건 이 집에서 밥도 혼자 잘 못 해 먹는다는 건데.......
부엌으로 가 보니 사람 냄새, 사람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더 확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원래 부엌이란 집에서 가장 활발한 곳이기 마련이다. 싱크대에 남아 있는 물기, 먹을 것이 가득한 냉장고, 그 공간에 스며들듯 남아 있는 음식 냄새까지. 그 모든 것이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부엌에 발을 들인 오윤은 싸하게 밀려드는 새 집 냄새에 마음이 편치 못했다. 자신의 제자가 될지도 모르는 청년이-아무리 얄밉긴 하더라도- 이런 온기 없는 집에서 살고 있다는 것도 안쓰러웠고, 어렸을 적 자신이 겹쳐 보여 절로 한숨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제길, 댁 때문에 밥 못 얻어먹잖아!
지해의 그 말이 다시 되풀이되면서, 오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괜히 미안해지네.
"냉장고에 뭐 없나. 재료라도 있으면 밥 해 줄 수 있는데......."
냉장고 문을 열어 보니 더 한숨이 나왔다. 상한 것은 없었지만 마른 반찬 몇 개, 김치 한 통 덜렁 있으면 한숨 나오는 게 당연했다. 성장기의 고등학생이 얼마나 이런 것을 먹기 싫었으면 친구 집 가서 밥을 얻어먹을꼬. 김치통의 뚜껑을 여니 김치의 쉰 냄새가 확 올라왔다. 묵은지라.
"한국인이라면 역시 김치찌개지!"
메뉴를 선정한 오윤은 냉장고를 더 뒤져 말라비틀어지기 직전인 파와 냉동실에서 꽁꽁 얼어 있는 돼지고기를 찾아냈다. 두부랑 멸치가 없는 게 아쉽지만 이 정도라도 김치찌개는 끓일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지해네 집은 사람도, 식재료도 없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갖추어 놓은 집이었다. 찬장을 열어 보니 수많은 접시와 컵이 있었고, 냄비와 프라이팬도 크기별로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들기름, 참기름, 국 간장, 진간장, 후추, 고춧가루도 다 있었다. 뭐, 있으면 좋은 거지. 부엌 옆 작은 창고에서 쌀을 찾아 전기밥솥에 안친 오윤은 들기름에 고기와 함께 먹기 좋게 썰어 둔 김치를 볶고, 곧바로 냄비에 물을 부어 팔팔 끓였다. 국 간장 조금 넣고, 고춧가루 팍팍 넣고 마지막으로 파 송송 넣어 지글지글 끓을 때쯤엔 깨끗하기만 했던 집 전체에 먹음직스런 김치찌개 냄새가 널리 퍼져 있었다.
흥, 흥~ 오윤은 전기밥솥에서 피어나는 고소한 밥 냄새에 흐뭇하게 콧노래를 부르며 주걱을 들었다. 일단 밥 퍼 놓고 2층에서 지해 불러와야겠다. 사양하진 않겠지? 주걱으로 밥 꽉꽉 눌러 담아 두 공기를 채운 뒤, 그것들을 식탁 위에 옮겨 놓으려고 몸을 돌린 오윤은 화들짝 놀랐다.
"으엄마야아!"
부엌문에 기대어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던 집 주인과 눈이 마주쳤다.
"너 왜, 왜 그러고 있어?!"
"......밥."
"어? 밥? 아...... 응. 대충 있는 걸로 김치찌개 끓였거든."
"......."
......착각일까. 왠지 날 보는 저 청년의 시선이 살짝 고와진 것 같은데.
침묵의 3초. 오윤은 벌렁거리는 심장을 다독이지도 못하고 우두커니 선 채로 지해와 대치하고 있었다. 침을 꿀꺽 삼키며 애써 긴장을 누른 오윤이 밥 한 공기를 슬쩍 내밀었다. 네, 네 건데...... 머, 먹을래? 그 제안에 지해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찌개 언제 돼?"
"......다 됐어."
밥그릇 받아 들고 자리에 앉은 지해가 곧바로 찌개의 행방을 물어 온다. 오윤은 어색하게 웃으며 그 앞에 찌개를 내려놓았는데, 곧바로 숟가락으로 맛을 본 지해가 정신없이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자신의 숟가락을 뜰 생각조차 못하고 멍하니 구경하던 오윤이 뻘쭘하게 물었다.
"맛있어?"
끄덕끄덕. 고갯짓으로 대답하고 정신없이 찌개, 밥, 찌개, 밥, 찌개, 밥 순서로 숟가락을 바삐 움직이는 지해. 오윤은 그에 어허허 웃었다. 왜인지, 야생동물을 길들인 기분이 들었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요."
"어? 아냐, 신세 지는 건 난데, 그냥 내가 할게."
"그럼 그러시든가."
"......."
저 싸가지. 빈말이라도 세 번은 자기가 한다 나서야 예의인 것도 모르나.
찌개는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혈기왕성한 청소년은 제대로 된 밥을 처음 먹는 사람처럼 허겁지겁 다 먹어 치웠다. 요리한 사람 입장에서 보면 참 고마운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잘 먹는 모습에 오윤은 더 마음이 찡해졌고. 비록 그 마음은 설거지 때문에 도로 아미타불이 되긴 했지만.
지해는 설거지하는 오윤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여전히 식탁 앞에 앉아 오윤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 오윤은 등이 따끔따끔했지만, 애써 그것을 무시하며 설거지에 집중했다. 하지만 밥 두 그릇, 수저 두 쌍, 냄비 하나가 전부인 설거지가 오래 걸릴 리 없었다. 싱크대의 물기까지 행주로 닦아 내고 나서야 뒤를 돌아본 오윤은 그때까지도 자신에게 시선이 고정된 지해를 향해 외쳤다.
"대체 왜 그렇게 봐? 과일 깎아 줘?"
"......."
"왜, 왜."
"당신......."
지해가 턱을 괸 채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요리 잘하네?"
"그, 그야 뭐...... 혼자 오래 살았으니까."
부모님이 자식 뒷바라지는 체질에 안 맞는다고 일찌감치 바깥으로 나돌아 다니셨기 때문에 오윤은 거의 혼자 컸다. 혼자 요리하고, 밥 먹고, 청소하고. 쉽게 말해 주부경력 14년차. 12살 때부터 손에 물 묻히고 살았으니 이 정도면 요리 못하는 게 더 이상하다.
"......대체 왜 그렇게 보는데?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오윤은 지해의 부담스런 시선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에 지해가 빙긋 웃는다.
"아니, 그냥. 요리 잘한다고."
"......?"
요리 잘하는 게 뭐라고? 오윤은 괜히 오돌토돌 돋아난 닭살에 팔을 문지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때 오윤은 몰랐다. 지해가 자신의 집에서 오윤의 집까지의 거리와 산의 집까지의 거리를 비교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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