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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무협소설 > 한국 무협소설
· ISBN : 979113158456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7-11-28
책 소개
목차
제43장 출정전야(出征前夜) (一)
제44장 무당산에 부는 피바람
제45장 출정전야(出征前夜) (二)
제46장 마구니의 여동생
제47장 폭혈도, 그리고 남궁소소
저자소개
책속에서
무당산 천주봉(天柱峰) 정상에 세워진 금전(金殿)의 지붕에 저녁노을이 내려앉았다. 금전의 금빛 기와에 붉은 노을이 겹치면서 신묘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빛바랜 득라 차림의 대춧빛 안색을 가진 노인은 금전의 지붕을 한참 바라보다가 사위가 어두워지는 것을 느끼며 뒤돌아섰다.
천주봉 아래로 펼쳐진 전각들뿐만 아니라 숲 여기저기에서 화톳불이 켜졌다. 그 불빛은 산 아래까지 이어지며 점점 번져 나갔다.
밤을 준비하는 시간.
이만여 명이 모여 있는 무당산의 밤은 늘어가는 불빛들로 변신을 거듭했다. 노인은 그런 모습이 괴물과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둠이란 몸을 가진 괴물이 무수한 눈을 뜨는 것처럼 생각된 것이다.
“후우우, 심신이 피곤하니 사념이 스며드는가?”
혼잣말을 하며 쓴웃음을 머금은 그는 시야를 더 멀리 두었다.
산 아래 펼쳐진 평야로 땅거미가 짙어져 있었다.
평야 중간중간에 자리한 야산들이 홀로, 혹은 서로 겹쳐지며 섬처럼 보였다. 노인의 시선이 계속 나아가 먼 곳까지 이르자, 이곳 무당산처럼 일렁이는 불빛들로 가득한 곳이 있었다.
바로 마교의 진영.
마교도들이 저 멀리 자리 잡을 때만 해도 전투가 코앞이라 여겼다. 그러나 보름이 지나고 달포가 되어 가는데도 저들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자신뿐만 아니라 정파인들의 심신을 지치게 만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해야 할까.
식량을 지원하던 천하상회의 발길이 열흘 전에 끊겼다. 공급과 수요가 꼬인 일시적인 문제로 곧 지원을 재개한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깜깜무소식이었다.
아직 식량 상황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뭔가 흘러가는 상황이 자꾸 꼬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