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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외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196338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7-08-17
책 소개
목차
목차가 없는 도서입니다.
책속에서
바싹 마른 목을 조금이라도 축이기 위해 꿀꺽 침을 삼켰다.
미히로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일본을 대표하는 거대 그룹의 자제들.
“……놔…… 주세요…….”
눈물을 글썽거리며 겁에 질린 목소리로 애원했다. 미히로의 몸을 등 뒤에서 붙잡고 있는 청년이 온화한 목소리로 거절했다.
“안 돼. 우리가 기껏 시간을 줬는데 선택하지 않은 건 당신이잖아.”
브라운 계열의 편안한 복장을 한 청년은 다정한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는 위압감을 풍기며 그녀를 나무랐다. 그리고 미히로의 부드러운 가슴을 더듬었다.
“으응……. ……싫……어. 싫어.”
필사적으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뿌리칠 수 없었다.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자기보다 훨씬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남자의 팔에서 도망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무리예요……. 선택할 수 없어요…….”
미히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훌쩍거리며 호소했다. 그러자 남자치고는 긴 머리를 한 중성적인 청년이 옆에서 살며시 몸을 기댔다. 미히로의 머리에 손을 얹고 토닥토닥 달래듯이 쓰다듬어준 후 청년은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움켜잡았다.
“심한 짓을 해서 미안해. ……날 선택해주면 지금 당장에라도 구해줄 텐데. 그렇게 해. 소중하게 아껴줄게.”
그의 말대로 그에게 매달리면 이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을까…….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심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엷게 웃으며 구애하듯 손등에 입을 맞췄다. 그 부드러운 감촉에 미히로는 숨을 삼켰다.
멍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그가 또다시 혀를 뻗어 손가락 사이를 핥기 시작했다.
“이 피부의 감촉, 참을 수 없어. 오싹오싹해. 온몸을 구석구석 핥아주고 싶어.”
끈적끈적하고 미지근하고 축축한 혀의 감촉에 몸 안쪽에서 오싹오싹 달콤하고 야릇한 감각이 피어올랐다.
“싫어……. ……놔, 놔줘……요!”
역시 틀렸다. 그가 구해주더라도 어차피 음란한 짓을 당하게 될 것이다.
미히로가 또다시 저항을 시작하자 이번에는 정면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날아왔다.
“멋대로 남의 여자를 소유하려고 하지 마라.”
검은 테 안경을 쓴 인텔리 타입의 남자가 미간에 주름을 새기며 미히로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반사적으로 시선을 피하려고 했지만 그는 길고 마디가 굵은 손가락으로 턱을 움켜잡고 강제로 그녀의 얼굴을 치켜들었다.
“이 내가 결혼해주겠다는데 거절하려고 하다니, 배짱 한번 좋군. 이렇게 된 이상 강제로라도 나를 선택하게 만들어주마.”
희미하게 풍기는 달콤하고 관능적인 향기에 몸이 파르르 떨렸다. 세련된 성인 남자의 향기였다.
무서웠다. 그런데도 심장이 참을 수 없이 세차게 뛰어서 더욱 괴로웠다.
미히로는 그들 세 형제로부터 거의 동시에 청혼을 받았다. 하지만 어린 시절 변태에게 몹쓸 짓을 당할 뻔한 후로 미히로는 남자가 너무나도 무서웠다. 어른이 된 지금도 도저히 공포심을 극복할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프러포즈를 받았다.
굳이 미히로처럼 촌스럽고 평범한 여자를 유혹하지 않아도 결코 상대가 부족하지 않을 사람들이다. 신기해서 흥미를 가진 것뿐 곧 질릴 것이 분명하다. 그런 생각에 모두 거절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셋 중 한 사람과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선택을 강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