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지 못한 편지

“5분 주겠소.”

디미트리의 말투는 안나가 기억하던 것보다 거칠고 퉁명스러웠다. 그녀는 넋을 놓고 있던 자신을 저주하면서 다시 정신을 수습했다.
“뭘 말인가요?”
몇 년 만에 만나 대화를 처음 시작하기에는 굉장히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물었다.

“작별할 시간.”

“작별이라니 누구에게 말이에요?”

“내 딸에게.”

본능적으로 안나는 아말리아를 단단히 가슴에 끌어안았다.
“난 내 딸과 작별할 이유가 없어요!”

“가련한 엄마인 척 연기하지 말아요.”
디미트리가 그녀에게 한 발짝 다가섰다.
“당신은… 바로 이틀 전에 아이를 무기 삼아 날 협박했소. 요구한 돈은 입금했지만 그것으로 얘기가 다 끝난 건 아니지. 내 아이를 알코올 중독에다 빚에 허덕이고 거짓말을 일삼는 사기꾼에게 맡길 수는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