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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5421129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9-04-04
책 소개
목차
2. 어느새 이토록 깊게
3. 체하지 않게 꼭꼭 씹어 말해 주는 사랑
4. 어둠이 우리의 행복을 갉아먹으려 해
5. 진심이 닿은 부부
에필로그 1. 정, 사랑으로 짜인 둥지
에필로그 2. 그들의 봄날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뭐 좀 먹어야 할 텐데.”
“입맛 없어. 지금 뭐 먹으면 그대로 게워 낼 거야.”
과음한 사람처럼 골이 울리고 속도 울렁거린다. 어제 술이라곤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는데, 이런 증상을 보이다니 너무 억울하다.
연두는 가만히 저의 식은땀을 닦아 주고 있는 라일을 바라봤다. 그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은 게 있었다.
“오빠, 요즘 나한테 지나치게 잘해 주는 거 알아?”
수건을 쥔 라일의 손이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더니 그가 말했다.
“……알아.”
라일의 목소리가 거칠고 낮았다. 상당히 피곤해 보였다.
그런데도 저의 간호를 멈추지 않고 있는 그를 다소 흥분된 마음으로 뚫어져라 응시했다.
“왜 이렇게 잘해 줘…….”
심하게 잘해 주니까 이상하잖아.
송라일이 아닌 것 같잖아.
자꾸 설레고, 착각하게 되잖아.
도대체 내 마음을 왜 이렇게 꽉 쥐고 안 놔주는 거야.
“……좋아해서.”
너무 아프면 환청도 들리고 그러는 건가?
연두는 청각을 부드럽게 감싸 안은 라일의 고백에 대한 의심을 가졌다. 이건 필시 잘못 들은 걸 거라고.
그가 ‘좋아해서’라고 말했을 리 없다고 믿었다.
“오빠…… 방금 뭐라고…….”
환청이라고 생각했는데 심장은 폭주기관차처럼 몰아치는지. 가슴 안에서 지진이라도 난 듯 엄청난 격동이 일고 있었다.
“널 좋아하니까, 잘해 주는 거라고.”
두 번이나 들었으니 이건 환청이 아닌 거야. 실제 상황인가 봐.
연두는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라일만을 빤히 쳐다봤다.
송라일에게서 좋아한다는 고백을 들었다. 혹시나 좋아해서 잘해 주는 건 아닐까? 그런 기대감이 차올랐다가도 혼자만의 착각이라며 부푼 가슴을 다스리곤 했다.
그런데 착각이 아니었단다. 라일이 저를 좋아한단다. 그래서 잘해 주는 거라고.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온몸에 퍼진다. 아픈 와중에도 웃음이 나온다.
좀 바보 같다는 걸 알지만 제동을 걸 수 없는 환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