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5458460
· 쪽수 : 496쪽
책 소개
목차
외전1. 레슬리 슈야 셀바토르
·꽃의 이름은
·숨바꼭질
·뱃놀이
·사냥 대회
·마델 이야기
·성인식
외전2. 아셀라 벤칸 셀바토르
외전3. 결혼식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까부터 찾고 있던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그러는 사이 음악이 바뀌었다. 최근 수도에서 유행하는 곡으로 레슬리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추고 싶은 곡이기도 했다.
“슈야.”
누군가가 레슬리의 팔을 잡았다. 콘라드였다. 오늘은 테센트루아 성기사단복이 아닌 검은 정복에 붉은 망토를 두른 상태였다. 이제 어릴 적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성장한 콘라드.
“제 약혼녀께 춤을 신청하고 싶은데요.”
콘라드는 눈을 휘며 레슬리의 손끝에 작게 키스했다. 어쩐지 웃음이 새어 나왔다. 예전에는 손끝만 닿아도 부끄러워서 붉어지던 그였는데, 언제 이렇게 된 걸까.
“네, 좋아요.”
레슬리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콘라드가 자연스레 허리를 팔을 감고 홀 중앙으로 걸었다. 이미 춤을 추는 사람들 사이에 두 사람은 자리를 잡고 천천히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음악 소리와 함께 시선들이 두 사람에게 모였다.
“라드.”
콘라드의 손을 꼭 잡은 레슬리가 웃었다. 무슨 말을 들을지 모르면서도, 레슬리가 웃으니 그녀를 따라 콘라드의 입술이 자연스레 호선을 그렸다.
“시선이 따갑지 않으신가요?”
사람들 사이에는 셀바토르 공작과 베스라온, 루엔티 그리고 사이레인도 섞여 있었다. 거기다 셀바토르 사용인들과 기사들까지. 레슬리의 장난기 섞인 웃음에 콘라드가 작게 끙, 소리를 내며 난감한 미소를 지었다.
“조금요? 하지만 이젠 버틸 만합니다.”
춤에 맞춰 가볍게 레슬리를 들어 빙글 돌리면서 콘라드가 말을 이었다.
“이런 것도 버티지 못한다면 슈야 옆에 있지 못하잖아요.”
엉겁결에 조금 더 거리가 좁혀졌다. 레슬리는 바로 코앞에서 콘라드가 눈을 휘며 웃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미소를 머금고 반짝이는 눈동자가 어쩐지 부끄러워 레슬리는 고개를 숙였다. 머리 위에서 콘라드가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콘라드의 품에 안긴 채 레슬리가 입을 열었다.
“아까 루엔티 오라버니와 첫 춤을 춰서 기분 나쁘지는 않으셨나요?”
“아니요.”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레슬리가 고개를 들어 콘라드를 바라보자, 그의 미소에는 거짓이 없었다.
“앞으로는 제가 슈야의 첫 번째가 될 테니까요.”
콘라드의 황금색 눈동자가 행복한 미래를 보는 듯 반짝이며 빛이 났다.
“앞으로는 춤을 추는 것도, 새로 열린 연극을 보는 것도, 낯선 곳에 가는 것도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것도.”
콘라드의 한쪽 손이 레슬리의 뺨을 쓸었다. 그 손길에는, 그리고 레슬리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사랑스러움만이 가득 담겨 있었다.
“전부 저랑 처음으로 하실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