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1207호의 사정

1207호의 사정

김애정 (지은이)
동아
9,8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알라딘 로딩중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11st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G마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서점 유형 등록개수 최저가 구매하기
알라딘 판매자 배송 13개 500원 >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1207호의 사정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1207호의 사정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4056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15-07-21

책 소개

김애정의 로맨스 소설. 엄마의 죽음 이후 착한 딸 콤플렉스에 빠진 여자, 장서연. 자신만 바라보는 아버지의 바람이라면 뭐든지 들어주고 만다. 하지만 결혼까지 그래야 하는 걸까? 정말 그렇게 살면 행복해지는 걸까. 진짜 나는, 착한 딸이 맞는 걸까. 그 혼란의 끝에서 만나는 한 남자.

저자소개

김애정 (지은이)    정보 더보기
작가연합 커들리 http://cafe.naver.com/cuddly5 소속. [출간작] 「근사해」 「어게인」 「터치 미」 「그 비서의 사정」 「미스테이크」 [출간 예정작] 「사장님의 사정(가제)」 「돈 터치 미」
펼치기

책속에서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내 방은 1207호예요!”
깜짝 놀라 소리치자 프런트로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서연은 이 황당한 소식에 도무지 진정을 할 수가 없었다. 예약한 방을 두고 왜 다른 방을 쓰라는 건지. 이것은 너무도 일방적인 통보였다. 직원이 황망히 고개를 숙여 보였지만, 납득할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나는 분명 보름 전에 예약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대신 디럭스룸으로 변경해 드리겠습니다.”
“당일에 이러는 법이 대체 어디 있어요?”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하려는 서연에게 여직원이 갑작스레 다른 방을 권했다. 이유도 말하지 않고 더 좋은 방으로 바꿔 줄 테니 그 방으로 가 달라고. 다른 사람이라면 기꺼이 방을 바꿀지 몰라도 서연이 원하는 건 1207호였다. 더 좋은 방 따위가 아니라 오로지 그 방.
본래는 이리 융통성 없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이것만은 도무지 양보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호텔 측의 실수였다. 차라리 미리 말해 줬더라면 오늘 부산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그 방을 쓸 수 있는 다른 날을 골랐을 거다.
서연은 강경하게 항의했다.
“이봐요. 나는 5월 19일부터 슈페리어룸, 1207호 장서연으로 똑똑히 예약했어요.”
“룸을 업그레이드해 드릴 테니…….”
“아니, 제가 왜 다른 방을 써야 하느냐고요. 이유가 대체 뭐예요?”
왜 보름 전부터 예약을 했는데. 다 그 방을 잡기 위해서였다. 남들에게는 특별할 게 없겠지만 서연에게는 아주 의미 있는 그 1207호. 이 호텔을 이용하는 이유는 오로지 그 방을 쓰기 위해서였다. 몇 번이나 이 호텔을 이용했고 1207호 외에 다른 방에는 묵어 본 적이 없었다. 다른 방은 서연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으니까.
“그게…… 저희, 전산…… 착오로…….”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뒤룩뒤룩 굴리며 말하는 여직원의 태도는 그게 거짓말이거나 적당히 둘러대는 핑계일 확률이 높아 보였다. 숙제를 안 해 온 아이들이 서연에게 거짓말할 궁리를 할 때 꼭 저런 기색이었다.
“지금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예약이 중복으로 되어서……. 그래서…….”
“미안한데, 여기가 무슨 여관이에요? 아니면 지금이 성수기라도 돼요?”
여긴 호텔이다. 5성급의 대단한 호텔은 못 되어도, 리조트 개념에 가까운 저렴한 호텔이어도. 분명 호텔이었다. 그런데 그런 실수를 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무슨 내부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말이다.
서연은 아무리 봐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 프런트 여직원에게 자신이 상냥하게 굴어야 할 이유를 더는 찾을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오션뷰 디럭스룸으로…….”
“더 좋은 방 같은 거 필요 없어요.”
“그러시면?”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몰라도, 나는 무조건 그 방을 써야겠어요.”
“……죄송합니다. 그건 어렵습니다.”
이 여직원이 할 줄 아는 말이라고는 되지 않는 핑계 아니면 죄송하다는 말뿐이었다. 이래서야 자신이 억지를 부리는 것 같지 않은가. 마치 제가 진상이라 갑질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이 말이다.
본래 점잖은 편인 서연은 이를 악물기에 이르렀다. 비수기에 보름 전부터 방을 호수까지 콕 집어 예약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그만큼 그 방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그쯤이야 자신의 회원 정보만 봐도 알 수 있을 텐데. 그 방에만 묵는다는 거.
“좋아요. 중복 예약이 됐다고 쳐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누가 부산 해운대에 온다고 하면 항상 이 호텔을 추천했다. 저렴하지만 깨끗하고 서비스 좋은 곳이라고. 물론 자신도 애용했고.
나름 이 호텔의 단골이라고 자부했던 터라 배신감이 들 정도였지만 서연은 일부러 웃어 보였다. 양보하는 줄 알았는지 여직원의 얼굴에 얼핏 화색이 돌았다.
“아! 감사하…….”
“그럼 그 사람에게 디럭스룸을 줘요. 그럼 되겠네요.”
“네?”
“어려워요? 중복 예약됐다는 다른 사람한테 더 좋은 방 주고 나는 내 방을 달라고요! 나는 죽어도 1207호를 써야겠으니까.”
약이 꽤나 올라서 울컥 화를 내놓고는 명쾌한 해답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거짓말일 테지만 이 여직원의 말대로 중복 예약이 된 거라면 굳이 자신이 옮길 이유는 없을 테니까.
호텔에 도착했을 때야 이런 얘기를 하는 걸로 보아 먼저 방을 예약한 건 분명 자신이었다. 자신처럼 그 방에 뭔가 애착이 있는 사람이 중간에 가로챈 게 분명했다. 아마도 그 사람은 이 호텔에 꽤나 입김이 있는 모양…….
“죽으면 못 쓸 텐데.”
프런트 가까이 다가서서 항의하던 서연은 머리 위로 지는 검은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다. 확 높은 그림자에 조금 주춤하며 뒤돌아서자 대한민국 여자 평균 키인 자신보다 한 뼘은 더 키가 큰 남자가 빳빳하게 서서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비켜 주지 그래?”
그를 보고 첫눈에 드는 생각은, 이렇게 잘생겨서야 한 성격 하겠구나 싶은 것이었다.
건방진 눈매에 잘난 콧대에 오만한 입술. 그는 자신이 쟁쟁한 인물이라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훤칠한 키가 주는 묘한 위압감까지 더 해서 저도 모르게 밀리는 기분이었다. 다부진 몸이 제법 눈에 띄었다.
손짓만으로 프런트 직원에게 카드 키를 받아 드는 남자는 무언가 비웃는 얼굴이었다. 천천히 스치는 남자의 눈길에 서연은 싸한 기분을 느꼈다.
혹시, 설마 싶어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뭐예요. 당신?”
“1207호 주인이지.”
서연은 어느 쪽이냐면 머리가 좋은 편이었다. 단번에 눈치챘다. 그의 손에 들린 카드 키가 제 것임을 말이다. 이게 뭔가 아주 부조리한 사태라는 것도.
절로 적대적인 어투가 되었다.
“……호텔 방에 주인이 어디 있어요?”
“방금 당신도 그 방이 내 방이라며?”
“내가 예약했으니까요!”
“난 그 방만 쓰거든.”
“나도 그 방에서만 묵거든요?”
지금 보니 이 남자 초면부터 반말이었다. 척 봐도 서연보다 네다섯 살은 많아 보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자는 제대로 된 직업을 가졌는지 말끔한 슈트 차림이었고, 고급스러운 서류가방을 옆구리에 끼고는 콧대 높게 웃고 있었다. 모든 게 건방진데 동시에 견고했다. 자신만만하니 소용없겠지만 덤빌 테면 덤비라는 태도였다. 제가 얼마나 잘났는지 아는 그런 웃음을 지으며.
서연은 치열하게 그의 눈을 노려봤다. 따질 상대는 다름 아닌 그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자신과 같은 목적을 가진 남자에게 새치기 당했다는 걸.
“그 방은 분명 내가 먼저예요. 나는 보름 전에 예약했다고요.”
“그건 내가 알 바 아니지.”
절대 전산 착오 같은 게 아니었다. 키 차이 때문에 더 거만하게 느껴지는 남자의 시선 속에서 서연은 자신했다. 이 남자가 그 방을 원함으로써 자신이 떠밀렸다는 것. 룸을 업그레이드해 준다고 만족할 줄 알았다면 큰 착각이었다.
“이봐요? 난 그 방이 아니면 안 돼요!”
“오, 꼭 이 방이 아니면 안 되는 사정이라도 있나 보지?”
“그래요!”
남자가 서연의 눈앞에서 유유히 1207호의 카드 키를 흔들어 보였다. 마치 건네줄 것처럼 가볍고, 우아하게. 그러나 거만하게. 그 목소리 그대로였다.
“어쩌지? 그런 건 나도 있는데.”
느긋하게 말해 보인 남자는 그대로 웃으며 돌아섰다. 물론 카드 키는 주지 않았다.
“……뭐 그런……!”
“억울하면 성공하든가.”
한마디 툭 던지더니 휘적휘적 큰 걸음으로 사라져 버리는 남자를 서연은 너무 기가 찬 나머지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살다 살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슈트를 쭉 늘씬하게 차려입고는 그 긴 다리로. 너무 잘생겨서 재수까지 없는 얼굴로 뒤도 안 돌아보고 가 버렸다. 뭐? 억울하면 성공하라고? 뭐 저런 재수 없는 남자가 다 있는지!
서연은 속으로 온갖 욕을 씹어 삼키며 이를 바득바득 갈아야 했다. 치가 떨릴 정도로 울화가 치밀었다. 로비 한가운데서 악을 쓰고 싶은 걸 겨우 참고, 계속 실랑이하던 직원에게 물었다.
“솔직히 말해 봐요.”
“네?”
“저 남자 때문이죠? 저 남자가 뭔가 중요한 손님이라 날 젖히고 1207호를 가져간 거잖아요?”
그렇죠?! 눈으로 따지며 윽박자 영 기가 약해 보이는 여직원은 차마 서연과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녀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리라.
“죄, 죄송합니다.”
그게 대답이었다. 세상 정말 더럽다. 새삼 그 사실을 깨우치며 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 여직원을 더 괴롭혀서 해결될 건 없어 보였다. 그렇다고 지배인을 불러 따진다고 될 것 같지도 않았다. 자신만 진상이 될 뿐이었다. 더 좋은 방을 준다는데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몹쓸 어른.
이 호텔의 그 누구도 저 남자와 자신 중 자신의 편을 들어 줄 리 없다는 걸 알았다. 세상은 항상 성공한 자의 편이었다. 억울하지만 그 남자의 말 그대로.
서연은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 남은 선택지는 한 가지뿐이었다.
“……더 좋은 방 필요 없어요.”
“죄송하지만 그 방은…….”
“1207호의 옆방으로 줘요. 전망도 구조도 될 수 있는 한 똑같은 방.”
이를 갈고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남자는 이미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빼앗긴 기분이었다.

- 본문 중에서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커미션을 지급 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