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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
· ISBN : 9791155250815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17-03-13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아프다는 것’에 질문을 던지다 4
01 생명과 아픔
생명, 그 불완전함에 대하여
몸, 얽혀 있는 하나의 세계
우리는 시간 여행자
다른 환경, 다른 질병
02 몸과 아픔
세균, 보이지 않는 적의 출현
미생물과 문명
증상의 두 얼굴
미생물은 미생물일 뿐이다
03 사회와 아픔
역사가 만든 질병, 질병이 만든 역사
위생의 시대 그 후
만들어진 질병
정상성과 비정상성
04 마음과 아픔
감정, 삶을 말해 주는 신호
고통 없는 고통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다
중독된 마음
05 어떻게 아플 것인가
한스 가다머, 고통이라는 질문
안젤리나 졸리, 고통 그리고 두려움
마사오카 시키, 아픈 것은 아픈 것이고 예쁜 것은 예쁜 것이다
이반 일리치, 고통조차 삶이 되는 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인간은 자연 선택을 통해 이어져 온 기나긴 진화의 시간을 자기 안에 가지고 있습니다. 바꿔 말해, 생존에 적합한 것들은 남기고, 해로운 것들은 털어 내는 과정을 겪어 온 것이죠. 그 결과 우리는 지금의 이 경이로운 몸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만약 인간이 이런 적응 시간을 거쳐 왔다면, 왜 우리 몸은 아직도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걸까요? 어떻게 질병이란 것이 생존에 적합하지 않는 것들을 걸러 내는 자연 선택이라는 시험대를 통과해 여전히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일까요? 혹 우리의 진화가 덜 이루어진 탓에 아직 질병이 남아 있는 것일까요? 적응을 더 하게 되면 질병에서 벗어나게 될까요? 그러면 아픔이 끝나는 날이 올까요?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1995년 도쿄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에 관해 책 한 권을 썼습니다. 옴진리교라는 한 사이비 종교 단체가 출근길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해 12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가스에 중독된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키가 이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만난 사람들은 그 사이비 종교 집단의 사람들이 아니라, 이 사건과 연루된 피해자들이었습니다. 그는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이 끔직한 사건의 열쇠를 진 것은 그쪽이 아니라 이쪽일지 모른다고.
치명적인 유행성 전염병 문제에서도 하루키의 이런 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병을 유발하는 병원체들의 정체를 밝히고 이에 대항할 백신을 만들어 내는 일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들여다봐야 할 것은 현미경 아래 그 미생물들만은 아닐 겁니다. 우리에게는 또 다른 눈이 필요합니다. 현미경 아래 보이지 않는 ‘그쪽’ 세계가 아닌, ‘이쪽’ 세계를 볼 눈 말입니다. 이쪽,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문명이라는 세계는 최첨단의 현미경 없이도 언제든 볼 수 있는 그런 세계입니다. 하지만 그 세계는 우리가 외면하는 한 어떤 최고의 기술력으로도 다가갈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세계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