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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성차별/성폭력문제
· ISBN : 9791155310571
· 쪽수 : 334쪽
· 출판일 : 2014-10-15
책 소개
목차
추천사|진실한 증언은 마음을 울린다 최영애
책을 펴내며|열림터, 뜨거운 20년의 기록 백미순, 문숙영
프롤로그|말하기의 힘을 믿는다
1장|열림터 ―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곳
‘떠돌이 개’의 익숙하고 편안한 집 ― 정윤이 이야기|스스로 찾아낸 내면의 힘 ― 원미 이야기|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 여운이 이야기|성폭력 피해자와 이웃이 함께 사는 사회
2장|아버지를 고소하는 딸 ― 법에도 마음의 자리가 있어야 하는 이유
잘 견뎠다, 수고했다, 멋지다 ― 유림이 이야기|나를 살리기 위한 고소 ― 진아 이야기|기쁨과 슬픔은 반반으로 온다 ― 소라 이야기|법이여, 마음을 열어라
3장|내비 없어도 내비두기 ― 가족 없이 나 홀로 흔들리는 자립
잘 살고 있다, 나는 ― 민아 이야기|그래도 말 못하는 비밀 ― 승자 이야기|같이 방황할 사람이 필요하다 ― 옥지 이야기|자립이 필요한 사람, 자립에 필요한 시간
4장|후유증 ― 피해 ‘이후’를 살아내기
피해자라는 포근한 옷 ― 유림이 이야기|“삶이 개판 같은 느낌이 만성이 됐어요” ― 수희 이야기|보통의 존재가 되기 ― 현주 이야기|우리들의 삶은 동사다
5장|그때……엄마 어디 있었어? ―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
“그럼 우리는 뭐 먹고 사니?” ― 다혜 이야기|엄마라면 그럴 수 없다 ― 민아 이야기|“왜 그러고 살았어, 엄마” ― 향기 이야기|‘어머니다움’의 낙인을 지우고 귀 기울이기
6장|체념과 화해 사이 ― ‘괴물’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또 다른 선택
평범한 아빠라는 괴물의 그늘 ― 영애 이야기|이제는……그리운 아빠 ― 수아 이야기|“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 지민이 이야기|가해자를 비켜나, 피해 경험을 다시 바라보기
에필로그|살아남아 말하는 우리가 치유자
책속에서
열림터는 여성주의 쉼터를 지향한다. 입소자들을 나약하고 무력한 피해자가 아니라 주체적인 힘을 지닌 ‘생존자’로 보며, 각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원한다는 운영 철학을 갖고 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열림터는 ‘보호’와 ‘지원’이라는 이름 아래 피해자들의 자발적인 역량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지 늘 점검한다. 주로 10대인 생활인들과 성인인 활동가들이 만나면서 발생하는 권력관계를 끊임없이 성찰한다. …… 피해자는 단 한 명도 똑같지 않다. 피해 유형이 비슷해도 조건과 성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활동가들은 그때그때 회의를 하며 피해자에게 어떤 지원이 알맞을지 논의를 거듭한다. …… 열림터의 24시는 매일 숨 가쁘게 돌아간다.
우리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생존자들의 ‘말하기’를 세상에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피해를 인정받으려고 삭제하거나 과장해야 하는 말하기가 아니라 피해를 입을 때도, 그리고 피해 이후에도 삶을 지속해가는 ‘생존자’의 말하기를. 그리고 이 생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한 문장 한 문장 꾹꾹 눌러 적고 싶었다. 피해자들의 ‘말하기’와 우리의 ‘기록’이 친족 성폭력에 관한 통념에 작은 틈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열림터는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지내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 피해자는 어둡고 우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모여 사는 쉼터의 모습도 그렇다고 짐작할지도 모르겠다. …… 성격과 나이가 제각각인 사람들이 함께 북적거리며 일상을 살아간다. 특히 10대와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많이 모여 사는 열림터는 에너지가 넘치고 떠들썩할 때가 많다.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공통점이 있기는 했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지내다보니 갈등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 열림터는 늘 바람 잘 날이 없다.